강은소 / 캐나다 한국문협 자문위원
아침마다 피던 꽃 무더기
잎새 푸른 칠월 꽃 피어나면
서늘바람 불어올 때까지 수천 송이
피고 지고 또 피는 무한 꽃 차례
올해도 변함이 없을 줄 알았다
몰랐다, 내내 기다려 보아도
봄 날에 눈이 나고 잎이 피는
그런 찬란한 시간 오지 않고
무겁고 어두운 기운만이 온몸을
휘감아 버릴 줄 진정 몰랐다
팔월이 마루에 다 오르도록
이파리 하나 없이 텅 빈 그 자리
지난 겨울 답치기로 쳐내 버렸던
얼기설기 얼크러졌던 가지는
가시 못 되어 점점 박여오는데
마침내 움싹 하나 돋아 나왔다
해마다 피었던 그 꽃 무더기
그저 당연한 일이 아니란 것을
당연히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이제 알겠다 너를 지탱해 주는
너를 살아있게 하는, 그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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