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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는 살아 있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03-22 00:00

[2막인생 취업과창업] 구두수선15년 'Shoe Doctor’김건수씨

“정든 신발을 버리지 못하고 30년 된 구두를 수선해 달라고 찾아오는 마음을 이해하시겠습니까? 사람들이 구두를 신고 사는 한 이 사업은 죽지 않습니다.”

사진/ 김건수씨는 ‘구두박사’다. 올해로 15년째, 구두수선은 직업이기 이전에 자신을 연마하는 인생 수련의 도장(道場)이다. 그는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사업도 장인정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삼도물산 무역부에서 근무하다 1988년 독립이민으로 캐나다 땅을 밟은 김건수(사진,52세)씨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친다. 그가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각오로 시작한 인생 2막의 출발점은 ‘구두 수선(修繕)’이다.

 말이 좋아 ‘구두박사(Shoe Doctor)’지 직업의 귀천(貴賤)을 따지는 한국식 풍토로는 여전히 ‘하류인생’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먹고 살기 위해 하는 단순한 ‘일’을 넘어 작품을 만들 듯 정성을 기울이는 ‘장인정신’을 발휘했다. 올해로 15년째, 구두수선은 직업이기 이전에 자신을 연마하는 인생 수련의 도장(道場)이다.

 4년 전부터 시작한 지금의 가게(밴쿠버 다운타운 로얄센터)는 단골만 500명이 넘는다.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날에는 꽃과 카드로 감사의 말을 전하는 고객도 수두룩하다. 정성을 들인데다 싼 가격에 잘 고친다는 소문은 유명 브랜드 매장에서조차 수리를 의뢰해 올 정도.

 나름의 비결을 묻자 김씨는 “한번 찾은 고객은 반드시 기억한다”면서 “손님을 내 가족이라는 자세로 친절하게 대하다 보니 단골이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했다. 감동경영이 성공한 셈이다. 그는 “밴쿠버의 보도 블록 대부분이 시멘트로 포장 되어 있어서 아스팔트보다 구두 뒷굽의 마모가 빠른 탓도 있다”며 웃었다.

 김씨의 구두수선 가게는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영업하고 ‘빨간 날’인 공휴일은 모두 ‘지켜’ 쉰다. 회사원들의 출퇴근 시간에 모든 것을 맞추어야 하는 다운타운 비즈니스의 특징 때문이다. 하루 평균매출을 600달러 정도로 잡고 20일 영업기준 월 매출액은 1만2000달러, 순수익은 6500달러 이상이다.

 김건수씨는 “가족형 사업과는 달리 가장(家長)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고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최고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계가 많은데 한인들도 25명 이상은 될 것”이라면서 “사양산업이라는 말들이 있지만 구두를 신는 한 사업은 계속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조금이라도 값이 싸다면 새 구두를 마련하지 않고 ‘편안한 친구’ 같은 옛 구두를 수선해서 신는 캐나다인 특유의 근검절약 정신이 든든한 밑천이 된다.

 김씨는 “구두 수선의 기본은 여성용 구두 힐(heel)”이라면서 “3개월 정도면 기술을 익힐 수 있으나 1년은 경험해야 계절에 따른 수리 내용의 변화도 파악하고 충분히 숙달될 것”이라고 했다. 또, “약간의 손재주가 필요하며 손이 둔한 사람은 힘들고 기술적 감각도 상당히 중요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게 한쪽에 붙은 열쇠복사(Key Cutting) 기계를 만지며 김씨는 이렇게 반문했다. “밴쿠버 이민사회에서 일자리가 없다거나 먹고 살 일이 막막하다는 푸념들이 있지만 다른 사람 눈치보지 않고 살수 있는 이곳에서 가족을 위해 못할 일이 무엇입니까?”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

 

[취재후기] 중요한 것은 ‘서비스 정신’

 ‘구두박사’ 김건수씨에게도 실패는 있었다. 1990년 시작한 첫 구두 수선업은 기술 전수가 제대로 안돼 엉망이었다. 그래도 직접 부닥치고 느끼면서 문제점을 개선하고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구두 수선도 결국 내 물건을 다룬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하는 서비스업”이라고 했다. 인터뷰 중간 ‘KEN(김씨의 영어이름)’이라고 부르며 찾는 이들은 그의 남다른 정성을 말없이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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