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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바람 솔솔 뿌린 '삼순이네 우동'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7-06 00:00

화가 박광진 씨(메이플릿지) 도자기에 산들 바람 솔솔뿌린 화가의 심플 레서피

◇ “흐~ 드디어 나도 매스컴 탄다!!” 개구짖은 표정으로 아내 박광진씨 곁에 앉은 이연수씨.

자칭 ‘백수’ 삼순이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 “요즘 뭐하세요?” 물었더니 ‘주골야비(주간에 골프, 야간에 비디오)’ 그리고 ‘주골야무(주간 골프 야간 무협소설 독서)’ 로 바쁘단다. 어찌나 바쁜지 ‘백수가 과로사 할 지경’이라고 엄살을 떤다.

말만 백수인 삼순이 아빠 이연수씨는 아내를 위해 마구간을 싹 바꿔 2층 다락방이 딸린 널찍한 화실을 꾸며주고, 아내의 산책로에 올라오는 무성한 풀을 가차없이 잘라내는 가하면… 여기서 할 말이 있다.

“거~ 풀을 깎으려면 좀 다 깎던가 어째 그렇게 자로 잰 듯, 딱 자기 아내 보폭 넓이만큼만 깎아요? 살찐 사람 어디 한번 걸어가 보겠수?”

아무튼 아내의 불편함을 구석구석 잘도 찾아내어 필요한 가구 맞춰 넣고, 쓸모 없이 버려진 마구간 문짝 떼어다 콩기름 발라 반들반들한 응접테이블로 바꿔 놓는 등 벌써 몇 년 째 아낌없는 희생과 박애정신을 발휘하고 있으니 ‘과로사’ 이야기가 나올 만도 하다. 더구나 평생 못질이라고는 한번도 해보지 않고 컴퓨터와 같은 첨단기기만 친했던 사람의 어디에 그런 재주가 또 숨어 있었을까 싶다.

그가 뜨면 산천초목이 뒤집어 진다. 숨막히는 긴장감이 흐르는 판문점 남북협상 테이블에 앉혀 놓아도 금새 사람들의 웃음보를 터뜨려 남북통일을 시켜버릴지도 모를 막강한 유머실력은 메이플릿지 산속에서 무보수 아내의 전속 개그맨으로만 썩기엔 몹시 아깝다. 그의 집에 초대되는 ‘李모’기자는 야밤에 주인에게 쫒겨 날 때까지 버티고 버티다 돌아온다는…… 

오늘 남편의 레서피가 아닌데……본론으로 돌아가자. 처음 만난 사람과도 ‘필’만 꽂히면 바로 상대의 마음을 뚫고 들어가 웃음보를 간질여 유쾌하게 만드는 사람은 바로 ‘나만의 레서피’ 28번째 주인공 박광진씨의 남편 이연수씨다.

이 부부. 똑 똑 하고 정확한 발음으로 ‘화가 박광진씨 남편 이연수 입니다” 소개를 하고 돌아서면 사람들은 ‘화가 박광진씨 아내 이연수’로 기억해버리게 된다. 아, 굳이 사람들의 아이큐를 의심하거나 상대의 기억력에서 원인을 찾을 것도 없다. 또 아내의 이름이 남자 같아서라고 두둔 할 것도 없다.

그를 만나보면 추상화로 미국, 일본에서 명성이 드높은 화가인 아내보다 훨씬 ‘화가스러운’ 분위기에 예술적인 감각으로 소화해 낸 패션, 헤어스타일, 눈빛이 의심할 것도 없이 ‘화가’라고 점 찍어버리게 만드는, 그의 외도된 연출이다. 이 남편, 아내와 재미있게 사는 게 지상최대 목표이니까. 게다가 입만 열었다 하면 사람들 배꼽을 빼 놓으니, 숲 속 작은 실개천 물소리처럼 잔잔한 아내 박광진씨보다 강렬하게 꽂히는 것이 당연한 일.

만약 박광진씨를 만나서 그녀 눈가에 수없이 잡힌 잔주름이 있다면, 그건 평생 그녀 곁에서 즐겁게 해준 남편의 작품이다. 쉼 없이 아내를 위해 ‘뚝딱’거리며 무언가를 만들어 그걸 보고 즐거워하는 아내를 보며 기쁨에 겨워하는 남편. 그런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 박광진씨의 눈빛이 또 웃긴다. 마치 오랜만에 만나 재미있는 그간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처럼 그렇다.

“재미있어서 보는 거 아니구 ‘아고 저 양반이 또 ‘구라’를 치는 구나…’ 하면서, 오늘은 얼마나 더 세게 하나…… 보는 거죠.”

‘구라’는 그쪽이 아니라 이쪽인 듯 하다. 그냥 “언제 봐도 사랑스럽다” 한마디면 될걸 거짓말에 숙맥인 화가의 변명이 참 어설프기도 하여라.

부부는 목장을 개조해 만든 멋진 통나무 작업실이 부록으로 딸린 메이플릿지 숲 속에서, 가끔 정원에 불쑥 얼굴을 내미는 곰을 집 근처에 방목(?)해 두고 살고 있다. 봄이면 고사리를 꺾고, 여름이면 에어컨보다 시원한 바람을 거실로 불러 들여 번갈아 날아와 지저귀는 라이브 새소리를 들으며 지낸다.   

그 집에는 또 “삼순아~ 삼수나~ 쌈순아!” 애절하게 불러재껴야 아는 척 해주는 ‘건방진’ 딸도 있다. 아들만 삼형제인 부부에게 고명딸인 이 삼순이는 이 집에서 아내 박광진씨 다음으로 서열 2위다. 이연수씨가 써리에서 데리고 온 이 집 ‘x(똥)개’. 윽~ 개라고 하면 다시는 그 집 출입금지 당할지도 모른다. 쉿!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 재료
◇ 주재료: 우동 생면, 대하새우, 패주,홍합, 중국만두, 다시마 북어머리
◇ 야채재료: 치커리, 버섯, 당근, 애호박, 파
◇ 가루양념: 표고버섯, 북어, 다시마, 새우
◇ 겨자소스: 겨자가루 1ts, 식초3ts 설탕 3ts, 소금 또는 간장 1ts
◇ 부추새우 샐러드: 부추, 채 썬 양파, 익힌 새우살

■ 조리 포인트
① 가루 양념은 육수를 끓인 다음 다랑어와 함께 넣어 걸러내면 국물이 깔끔하다. ② 삶아 낸 면을 뚝배기에서 다시 끓여야 하므로 다시 끓여도 퍼지지 않을 정도만 적당히 삶을 것.

■ Cooking Tip
부추 샐러드와 동치미 무를 곁들이면 우동 맛이 한결 입맛이 돈다.

■ 만드는 법


① 다시마와 북어머리를 넣고 푹 끓여 국물을 만든 후, 다랑어와 가루 양념을 넣고 불을 끈다음 20분간 방치한다.
② 키친 타올이나 면 보자기를 깔아 육수를 걸러준다.
③ 육수에 간장 4/3컵과 맛 술을 한 숟갈 넣어 간을 맞춘다.
④ 우동 생면을 삶아 찬물에 씻어 건져 둔다.
⑤ 뚝배기에 면을 담아 대하 새우, 홍합, 패주, 중국만두를 올리고, 육수를 부어 불에 올린다.
⑥ 뚝배기에 면이 끓으면 상에 올리기 직전 파, 버섯, 당근, 애호박을 얹는다.
⑦ 부추와 작은 새우 살을 넣고 겨자소스를 끼 얹어 부추샐러드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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