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입맛 없는 여름철, 손님 접대용으로 딱 좋아~”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7-14 00:00

박원숙씨(프레이저 밸리)의 퓨전 아롱사태 냉채

◇ 박원숙씨는 요리 좋아하는 주부들이 늘 그렇듯  예쁜 그릇을 보면 무조건 욕심을 낸다. 그래서 사서 모은 접시와 그릇들이 수납장 가득 하다. 주말마다  바비큐 가든파티를 하는 그녀를  이웃들까지 이구동성 밴쿠버 이민 성공시대’라고 할 만하다.

벨카라에서 열린 고려대학교 개교기념 체육대회에서 만난 박원숙씨. 동문회 총무를 맡고 있는 남편과 동반한 그녀. 한 쪽에서 축구를 하는 동안 한 쪽에서 벌어진 포틀락 파티에서 그녀가 만든 꽃게장은 단연 인기최고였다. 동작 느린 사람 게 다리 하나도 건졌을까? 뚜껑이 열리자 순식간에 바닥을 보였다. 그녀의 게장 담그는 솜씨가 부인들 사이에서 화제거리로 떠올랐고 고려대학교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지만 이쯤에서 그들 틈에 머리를 들이밀고 슬슬 작업을 걸어 몇 가지 사실을 더 알아냈다.

게장은 막간의 손장난 정도이며 갈비 양념, 양념치킨, 닭도리탕, 쿠키, 빵…… 요리에 쓰는 간장 하나도 정성껏 만든 ‘맛 간장’만 사용하는 요리 선수란 것. 그것도 뒤늦게 말문 트인 아이처럼 밴쿠버 이민 후 관심을 갖기 시작한 요리지만 맛만 보고도 단번에 ‘카피’해내는 탁월한 감각까지.  그런 요리실력 덕분에 그녀의 남편은 ‘밴쿠버 이민 성공시대’로 부른다는 것도 알았다.

“아유~~ 나 못해요!! 한국에서는 밥 한끼도 해 본적이 없었어요. 티스푼 이런 걸로 계량화 시킨 레서피도 없구요. 그냥 밥 숟가락으로 내 식대로 하는 거죠.”

바로 그거다. ‘내 식대로 하는 요리’ 그것이 ‘나만의 레서피’라는 걸 깜빡 잊은 그녀가 변명하느라 둘러댄 것이 오히려 스스로 올가미를 뒤집어 쓰는 통에 쉽게 그녀의 스케줄을 접수했다. 대부분 독자들의 오해처럼 정해진 레서피대로 요리사처럼, 혹은 ‘반 요리사’가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녀. 딱 걸렸다. 그렇게 발목 잡힌 주부가 어디 그녀뿐이랴.

바로 한국을 다녀올 예정인 그녀가 돌아온다는 날짜에 빨간 동그라미 치고 예쁘게 써두었다.
“KC월드아카데미 박원숙씨 레서피 하는 날”.
그러나 한국에서 막 돌아온 이틀 후 갑자기 시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받고 다시 한국으로 급히 나가야 했고, 돌아오길 기다리며 다시 2주를 보냈지만 분명 멋진 메뉴가 나올 것이기에 그쯤이야 뭐 넉넉히 기다려도 좋았다. 

시아버지 상을 치르고 밴쿠버로 돌아 온 그녀, 피곤할 테니 쉬운 메뉴로 가자고 권해도 ‘제철에 맞는 메뉴를 해야 한다’며 고집 한다. 고맙긴 한데 어째 쬐금 미안스럽다.

큰 키에 생머리 단발이 멋스러운 그녀. 한국에서 밥 한끼 해보지 않았다기에 그저 마사지에 매니큐어 패티큐어 하며 자기 관리에만 열 올리는 주부인 줄 알았더니, 직접 스크랩하고 만들어 본 요리들만 모아 둔 요리책이 몇 권이다. 소스는 소스대로 고기는 고기대로 정리해 둔 레서피 모서리가 나달나달 한 걸로 보아 ‘허구한날’ 해 본 모양. 프랑스 유학까지 다녀온 남편이 운영하는 유학원을 통해 조기유학 온 아이들의 가디언을 하면서, 주말마다 아이들에게 이것저것 바꿔가며 파티를 해주려다 그렇게 되었단다.

게다가 그 요리레서피가 몽땅 간단하고 쉬운 것들만 모아서 만든 것이라 언제 어느 때 손님이 들이닥쳐도 걱정 없다는 그녀. 역시 사람은 겪어봐야 알 수 있다는 말이 딱 이다. 그러고 보니 한국에서도 ‘밥’만 하지 않았을 뿐, 유명한 요리사가 하는 강좌는 몽땅 섭렵하고 하산한 사람 아닌가.
“요리학원가서 배우는 어려운 레서피는 다 소용없는 짓이에요. 요리가 무슨 고시공부도 아니고 공무원 시험도 아니고 누가 하겠어요? 배울 때 뿐이지 집에 와서 안 해 먹어요.”

결국 가장 쉬운 방법을 선택해서 ‘내 식’으로 만들어 먹게 된다는 것. 따라서 날마다 해 먹고, 무언가 끼니마다 다르게 차려내야 하는 주부입장에서는 ‘쉽게 만들 수 있고, 맛있으면 그만’이라는 것이 그녀가 내린 결론이다.

“우리 남편도 함께 사진 찍어야 하는데…… 우리 남편이 있으면 좋았을 걸……”

대학1학년 때 만나서 결혼하고 서로가 진력날 한 세월이 흘렀는데도 촬영 내내 남편 타령을 한다. 그 남편은 돌아가신 아버님의 일들을 처리하느라 아직 한국에 있어 자리를 함께 하지 못했다.

사랑하는 남편을 내조할 수 있는 최대한의 능력이 남편을 믿고 이곳으로 보낸 아이들에게,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주기 위해 맛있고 건강한 음식 잘 먹는 게 전부라며 환하게 웃는다. 이 여름이 끝나기 전, 그 아이들과 벌이는 즐거운 가든 파티 음식 레서피로 다시 한번 독자들을 찾을 예정.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 재료
◇ 주재료: 아롱사태, 양파, 풋고추(청양고추와 일반 고추 절반씩 준비), 오이, 깻잎, 미나리 
◇ 소스: 다마리 간장 혹은 일반 간장 3/4컵, 마늘3큰술, 식초 6큰술, 설탕 5큰술
◇ 고기 삶는 재료: 셀러리 두 줄기, 대파, 통후추(1ts), 마른 고추 3~4개, 통마늘

■ 다마리 간장 만드는 법
◇ 야채소스 재료: 생강 20g, 마늘 30g, 통후추 1T, 양파 200g, 물2컵
먼저 야채 재료를 넣은 후 뚜껑을 열고 재료의 절반, 1컵 분량이 될 때까지 졸인다.
◇ 다마리 재료: 간장 2리터, 야채 졸인 물 1컵, 설탕 500g~ 1kg(취향대로 꿀로 대체하거나 양을 조절하면 된다), 사과1개, 레몬1개

① 센 불에 다마리 재료를 모두 넣고 끓이다가 불을 끈다.
② 미림 1/2컵, 혹은 정종 1컵을 넣고 우르르 끓어 오르면 불을 끈다.
③ 사과 1개를 깍둑 썰기 해서 넣고, 레몬을 동글동글한 모양으로 썰어 넣어 두껑을 덮어 시원한 그늘에서 24시간 둔다.
④ 3의 간장을 체에 받쳐 냉장고에 보관해두고 요리할 때마다 사용한다.

■ 만드는 법

① 아롱사태를 30분 가량 찬물에 담궈 핏물을 뺀다.
② 핏물 빠진 고기를 면실로 꽁꽁 묶는다.
③ 냄비에 아롱사태가 잠길 정도의 물을 붓고 고기와 ‘고기 삶는 재료’를 넣어 40분 정도 삶는다.
④ 물을 절반 버리고 남은 물에 진간장을 넣고 색깔만 나게 중간 불에서 돌려가며 삶는다.
⑤ 꺼내서 식힌 후 냉장고에 넣어 완전히 식힌다.
⑥ 실을 풀고 예쁘게 썬다.
⑦ 접시에 깻잎, 양파, 매운 풋고추, 미나리, 오이 등 야채를 깔고 고기를 얹어 소스를 끼얹어 살살 버무린다.

■ 조리 포인트
① 고기를 실로 묶어 삶은 후 냉장고에 넣어 식혀야 고기가 예쁘게 썰어진다.
② 먹기 직전 소스를 뿌려 버무려 낸다.
③ 양파는 동글동글하게 썰어 물에 담궈 매운 맛을 빼준다.
④ 마늘을 즉석에서 갈아서 소스를 만들면 한결 맛이 좋다.

■ Cooking Tip
① 아롱사태 대신 새우 살, 부드러운 해물로 대체해도 산뜻하다.
② 야채와 함께 계절 과일을 섞어도 신선하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돈! 돈! 돈 되는 알뜰 생활 정보 - Bottle Depot
분리 수거가 법적으로 규제되고 분리 수거 전용 봉투가 있어 분리수거가 일상화 된 한국에서는 요즘, 노인들이 소일 삼아 폐 박스와 빈 병을 주워서 고물상에 파는 사람들이 있지만 별도의 공병수거매장은 없다. 그러나 예전 빈병, 폐휴지를 가지고 정육점에 가면...
‘Vanguard Animation’애니메이터 손영지 씨
2005년 밴쿠버 필름 스쿨을 졸업하고 애니메이션 제작기업 ‘Vanguard Animation’에 근무하고 있는 손영지씨. 직원의 90%가 미국의 경력자들로 구성된 ‘Vanguard’는 기업의 규모와 매출 면에서 캐나
시무어 강 계류낚시
88계단 풀(pool) 포인트 필자가 한국에서 가장 매력을 느꼈던 낚시는 계류에서의 루어, 플라이, 견지 낚시였다.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한 여러 낚시터 중 제일 마음에 들었던 곳은 물 맑고 경치 좋은 강원도 인제의 진동계곡이었는데, 이 진동계곡에 못지않은...
명품가구·식기전문점 ‘크리아트’
크리아트는 코퀴틀람과 버나비 사이에 놓인 노스로드에서 한인 업체로는 터줏대감 격인 업체다. 크리아트의 최원규 사장은 노스로드를 따라 한인상권이 형성되기 전인 92년 11월 현재 자리에 가구점을 시작했고 2년 전에는 가구뿐만 아니라 그릇과 주방용품으로...
통속작가 서머셋 모음(Maugham, William Somerset
도서관도 파업 예고…노스밴쿠버도 전면 파업
밴쿠버시청 소속 내외근직 공무원들과 노스밴쿠버 디스트릭...
BC주 대표적 휴양지 중의 하나인 해리슨 핫 스프링스 인근에 한인 개발사 뉴젠(Newgen)이 개발하는 해리슨 하이랜즈(Harrison Highlands)가 본격적인 분양에 들어간다. 해리슨 하이랜즈는 오는 28일부터 일반에 분양할 예정이며, 뉴젠에서는 단독주택 부지를 판매하고...
BC 아동부, BC주택공사와 양해각서 체결
BC 주정부가 부족한 보육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BC주택공사(BC Housing)과 손잡고 저소득층을 위한 탁아시설을 확충하기로 했다. 상호 양해각서를 체결한 BC 아동부와 BC주택공사는 19일, 앞으로 만들어지는 주택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보육시설의 자리를 확보하기로...
올 여름에 가보자(3) 콜롬비아 산맥의 끝 ‘글래시어 국립공원’
글래시어 국립공원 / 캐나다국립공원관리청 제공 BC주 남동쪽 끝에 콜롬비아 산맥 줄기가 록키 산맥 줄기와 만나 끝나는 곳에는 글래시어 국립공원이 있다. 해발 2600m에서 3390m 사이 10개 봉우리가 모인 글래시어 공원은 캐나다와 미국사이 남북으로...
통상적으로, 직원에게 급료를 지급할 때 고용주가 공제해야 할 항목은 3가지(캐나다 연금, 고용보험, 세금)이며, 고용주는 공제금액과 고용주가 부담해야 할 몫을 합쳐서 그 다음달 15일까지 정부에 납부해야 한다. 공제금액의 액수에 따라 납부시기가 다를 수...
장편 애니메이션 ‘라따뚜이’ ‘요리하는 쥐’ 통해 다양한 성찰 유도 일상 고민에서 철학적 주제까지 질문
유난히 흥미로운 영화로 빽빽한 올 여름이지만, 온 가족이 각각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영화를 하나만 고르라면 서슴없이 이 영화를 추천하겠다. 픽사(Pixar)의 여덟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라따뚜이’(Ratatouille). 단순히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가족 영화라는 뜻이...
진보적 성향의 일간지 토론토 스타가 다시 한번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토론토 스타는 17일, ‘Interest rates made in Alberta’란 제하의 사설을 통해 금리 인상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한두 차례의 금리인상만으로 알버타주의 경기를...
올 여름에 가보자(3) 콜롬비아 산맥의 끝 ‘글래시어 국립공원’
BC주 남동쪽 끝에 콜롬비아 산맥 줄기가 록키 산맥 줄기와 만나 끝나는 곳에는 글래시어 국립....
“BC주, 서부 태평양 지역 선도해야”
BC주정부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의 관계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리는 2007 퍼시픽 노스웨스트 경제지역 회담에 참석하는 고든 캠벨 BC주수상은 “퍼시픽 노스웨스트 경제지역은 기후변화, 통상협력,...
일부 공무원은 20일부터 ‘사실상 파업’
밴쿠버 시청과 노스 밴쿠버 시청이 23일부터 전면파업에...
6개 지역별 공원 위치·지도 등 담아 관광정보센터·주립공원에서 무료 배부
캐나다 공원의 날(7월 21일)을 맞아 BC 주정부가 BC주 공원의 지도 및 캠프 시설 등의 정보를 담은 안내책자<사진>를 새로 발행했다. 베리 페너 환경부 장관은 “이번에 발간된 공원 안내책자는 BC주 각 지역별로 구분된 공원 지도를 간편히 휴대할 수 있도록...
고장난 페리 수리 마치고 투입
지난 주 13일 기어박스 고장으로 운항이 중단됐던 ‘퀸 오브 오크베이’호가 호슈베이-나나이모 노선에 복귀했다. BC페리에 따르면 그동안 호슈베이-나나이모 노선에는 호슈베이-랭데일을 운행하고 있는 ‘퀸 오브 에스퀴말트’호가 투입되며 빈자리를 채워왔다....
‘보란 드시’ 카페
거짓말쟁이들이야! 밴쿠버는 뭐 한여름에도 25도를 넘지 않는다구?  지난 주 37도 폭염은 웬일이야? 10년 만에 처음 찾아 온 이상기후라고도 말 하지 마. 못 믿겠어. 근데……그렇게 숨막히는 더위가 괴롭히는 여름철에 생각나는 거 없어? 그래 그거! 팥빙수!!!...
윌리엄 & 캐시 부부의 '이탈리아 스타게티'
다운타운 잉글리쉬베이 바다가 훤히 보이는 전망 좋은 아파트. 아내의....
낚싯대 끝에서... 2007.07.19 (목)
낚싯대 끝에서 희망을 찾다
이 세상의 모든 취미 활동 중 좀 별난 취미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단연 낚시가 으뜸이다.
 1441  1442  1443  1444  1445  1446  1447  1448  1449  1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