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출신 한인 최초로 메이저리거의 꿈을 향해 도전하고 있는 젊은 청년이 있다. 애보츠포드 출신의 심현석(영어명 에릭∙22세∙포수)선수다. 185센티미터의 키, 몸무게 97kg이라는 좋은 체격조건을 갖고 있는 그는 작년 6월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지난해 우승팀이기도 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 뽑혀 샌프란시스코 산하 루키 리그 팀 소속 포수로 프로 야구선수로서의 걸음마를 지난 시즌부터 시작했다. 시즌이 없는 이번 겨울에는 애보츠포드 집에 머물며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단 하루도 빠짐없이 구슬땀이 날 정도로 열심히 운동을 했다는 심선수.
매일매일 운동하느라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전혀 안 힘들어요. 야구가 너무 좋아요. 정말 최고에요” 라고 말하며 개구쟁이처럼 짓는 웃음과 겸손한 말투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그와 인터뷰를 나누었다. 다음은 심현석 선수와 나눈 일문일답.

<▲ 샌프란시스코 산하 루키 리그 팀 소속 심현석 선수는 애보츠포드 출신이다.>
야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야구의 도시’인 부산의 꼬마 아이답게 어려서부터 야구를 좋아했었다. 야구의 열렬한 팬이신 아버지의 권유로 초등학교 4학년 때 ‘마린스’라는 리틀 야구 팀에서 처음으로 본격적인 야구를 시작했다. 당시 롯데 자이언츠 우용득 감독의 추천과 타고난 체격 덕분에 야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포수를 맡았다.
그 이후에도 야구를 계속 하려고 야구 명문 중학교인 경남중학교에 입학했지만 1학년 때인 2002년에 미션(Mission)으로 가족과 함께 이민을 왔다. 여기서도 야구를 계속하고 싶어 안되는 영어로 엄마와 함께 수소문해 동네 야구팀에 들어갔고 지금까지 야구를 하고 있다.
야구 선수로서 자신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홈런을 칠 때보다 도루하는 주자를 저지하는 것이 더 기분이 좋은 수비형 포수이다. 학창시절 럭비선수로 두각을 나타냈던 경험도 있어 홈으로 뛰어드는 주자를 막아내고 강한 어깨 덕분에 주자가 도루하는 것을 저지하는 것에 자신감을 갖고있다.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운동신경, 타고난 체격과 큰 손도 좋은 신체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인 심동주씨도 매주 축구를 즐겨 하고, 캐나다 사관학교(RMC)에 재학 중인 동생 우석군은 럭비 BC주 대표로 뽑히기도 했을 정도로 삼부자가 모두 운동신경이 뛰어나다.)
샌프란시스코에 드래프트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나?
BC주 프리미어 야구리그(BCPBL) 애보츠포드 카디너스라는 팀에서 선수생활을 계속하다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가 되니 UBC를 포함, 많은 캐나다 내 대학교로부터 러브콜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거의 꿈을 위해서는 메이저리그의 본토인 미국으로 가겠다는 생각을 했고 부모님과 상의 끝에 캔사스주의 작은 학교인 콜비(Colby) 커뮤니티 칼리지로 장학금을 받고 진학하게 되었다.
그 곳에서 2년 동안 열심히 선수생활을 하니 큰 학교 여러 곳으로부터 입학제의가 들어왔다. 그 중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USF)에 초청을 받아 갔더니 너무 맘에 들어서 그 학교와 계약을 하고 3학년 시즌을 그 곳에서 보냈다.
그 이후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샌프란시스코에게 27라운드에서 뽑혔지만 처음에는 샌프란시스코와 계약을 할지, 아니면 계약을 하지 않고 4학년을 마저 다닌 뒤에 다음 해에 더 높은 순위로 드래프트 되길 기다릴지 고민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이왕 온 기회를 놓치지 않기로 결정하고 샌프란시스코와 결국 계약을 하게 되었다.
첫 마이너리그 시즌 생활은 어떠했나?
예전부터 많은 선배 선수들로부터 마이너리그 생활은 상당히 힘들다는 이야기를 워낙 많이 들어왔던터라 가기 전부터 겁이 많이 났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캐나다의 ‘시골야구’도 경험했고 미국 캔사스 주의 작은 학교에서 힘든 생활도 경험해서 그런지, 나의 첫 마이너리그 시즌은 마치 왕 대접을 받고 있는 것 같았다(웃음). 특히 캔사스주에서 버스를 14시간 넘게 타고 다니며 시합을 갖고 경기가 끝나면 단돈 5달러로 끼니를 채워야 했던 힘든 생활과 많은 곳을 지나치며 얻은 친화력∙적응력도 마이너리그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샌프란시스코에 드래프트 되고 나서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가 있었나?
메이저리그 시즌이 끝난 후, 샌프란시스코로 초대를 받아 1주일을 보냈던 경험이 기억에 남는다. 샌프란시스코의 홈 구장인 AT&T파크(가장 아름다운 메이저리그 경기장으로 꼽히는 경기장)를 사용할 수 있었고 많은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특히 명예의 전당에 오른 전설적인 타자 윌리 메이스와 이야기를 나누고 유니폼에 사인을 받은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좋아하는 팀과 선수가 있다면?
부산소년이라서 롯데 자이언츠를 좋아하고 메이저리그팀 중에서는 지금은 물론 샌프란시스코를 좋아하지만 예전엔 박찬호 선수가 뛰었던 LA다저스에 대한 호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소속팀인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는 대단한 앙숙이기 때문에 지금은 전혀 아니다(웃음). 좋아하는 선수는 추신수 선수다. 같은 한국인으로써 너무 자랑스럽고 언젠가는 추신수 선배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 닮고 싶은 선수로는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수비형 포수인 야디에르 몰리나이다.
샌프란시스코에는 젊은 스타 포수인 버스터 포지라는 선수가 버티고 있다. 심선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결국 포지와 같은 쟁쟁한 선수들과 끊임없는 경쟁을 해야 할 텐데 자신 있나?
포지가 아니라 누구와 경쟁해서도 항상 자신이 있다. 어떠한 상황에도 겁먹지 않고 나는 그냥 내가 해야 할 일에 충실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목표는?
집에서 머무는 동안 연습과 몸 관리를 상당히 열심히 해온 만큼, 3월에 다가오는 스프링 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루키리그에서 벗어나 상위레벨로 가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이다. 또 무엇보다 건강한 시즌을 보냈으면 한다.
메이저리거의 꿈은 언제쯤 이룰 수 있겠는가?
빨리 가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단계별로 다져놓지 않으면 메이저리그로 올라갔다가도 마이너리그로 금방 내려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서두르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무조건, 언젠가는 메이저리거가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나의 꿈이기에.
메이저리그, 한국∙일본 야구리그를 모두 경험해보고 싶다. 그리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WBC와 같은 대회에서 한국대표로 서보는 것도 이루고 싶은 꿈 중 하나이다.

<▲ 심현석 선수의 부친 심동주씨도 매주 축구를 즐겨하는 등 운동하기를 좋아한다.>
심선수와 인터뷰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야구를 정말 사랑하는 청년이라는 것이 단번에 느껴졌다. 만화보기가 취미라고 해서 어떤 만화를 좋아하냐고 물으니 “만화도 야구만화 밖에 안 봐요.”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심선수의 아버지인 심동주씨도 웃으며 “가끔은 고지식해 보일 정도로 야구 밖에 모르는 아이”라며 거든다. 밴쿠버에 한인 야구리그에는 훗날 심판으로라도 참여해 한인 야구리그 발전에 꼭 기여를 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야구와 사랑에 빠진 청년, 심현석 선수의 메이저리그를 향한 앞으로의 질주가 기대가 된다.
손상호 인턴기자 dsonline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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