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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송금 전표 2024.04.30 (화)
이영춘 / 캐나다 한국문협 수석고문
낡은 지갑 속에서낡은 쪽지 한 장을 발견 한다아버지 이름으로 입금된 송금 전표싸늘한 시체처럼 싸느랗게 떠오르는 이름 석 자이제 그 이름으로 입금 시킬 아버지가 없다적은 금액 속에 묻어 나는 까만 눈물풍수지탄風樹之嘆, 풍수지탄風樹之嘆내 얄팍했던...
[기고] 모래의 시간 2022.11.07 (월)
이영춘 / 캐나다 한국문협 고문
이 세상 끝에 와 있다는 느낌그 사이로 강물이 흘러가고발자국들이 지나가고슬픔 같은 이끼가 툭툭 걸음을 멈추게 하는데나는 건너갈 세상을 돌아본다어둠 저 끝에서 몰려오는 바람소리누군가 내 등 뒤에서 마음 한 끝을비수로 꽂고 달아난다이 세상 황량한...
[기고] 공터 2021.08.23 (월)
이영춘 / 캐나다 한국문협 고문무기력으로 떠오른 내가무기력으로 가라앉습니다천둥번개, 내 안의 내력으로가라앉습니다나는 내가 없는 존재를 찾아길을 떠납니다막다른 골목 끝에서천둥소리에 실려 오는 물방울 하나하얀 나비 날개로 날아오릅니다누가 앉았다...
[기고] 눈 내리는 집 2020.12.21 (월)
이영춘 / 캐나다 한국문협 고문 하늘이 내린다 적막이 내린다발 시린 들고양이 들창문에 몸 숨긴다어깨 시린 달, 발그레 눈 비비며처마 끝에 걸린다산모롱이 돌아 나간 우체부 발자국발자국마저 아득히 멀어진 집눈에 묻힌다 꽃 속에 묻힌다기침소리 고요로...
[기고] 떡보 / 우주 한 채 2018.07.04 (수)
김혜진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금요일 이른 아침 딸네미 등교시킨 후, 한인 상점에서 주간신문들 챙기고 간단한 장도 보고 돌아온 남편이 뭔가를 내 앞에 내민다. 밥 대신 떡을 즐겨 먹을 정도로 떡보인 나를 위해 “ 당신 떡 먹은 지 좀 됐지?”하며 모둠 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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