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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春斷想 2017.03.11 (토)
  밴쿠버에 이민을 와 16년을 넘게 사는 동안 금년 겨울처럼 많은 눈을 보긴 처음인 것 같다. 그것도 공교롭게 주말을 끼고 폭설이 내린 날이 많아, 매 주일마다 작은 교회에서는 심지어 예배인원을 걱정해야 한다는 말까지 들릴 정도로 이상 폭설이 지속되었다. 시절은 어느새 3월로 접어들어 우수, 경칩을 지나 바야흐로 새순과 어린 싹이 고울 시절에 그야말로 ‘춘래 불사춘’인 셈이다    이번 겨울이 일기(日氣)만 그러했던가?...
민완기
인간은 누구나 자연의 상태를 동경한다. ‘자연스럽다’라는 표현은 어느 한 분야의 가장 정점(頂點)에 있는 ‘기’(技)와 ‘예’(藝)에 주어지는 최상의 찬사라고 받아들여도 큰 무리는 없을 듯싶다. 그만큼 우리는 인위적이고 잔뜩 힘이 들어가 있는 어색함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물 흐르는 듯한 편안함을 더 선호하는 성향을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실제를 들여다보면 너무나 많은 차이점을 발견하게 된다.   우선은...
민완기
묘지석 앞에서... 2015.11.13 (금)
한동안 쉬다가 새롭게 시작한 사업체에 출근하기 위해서는 랭리 브룩스우드 공원묘지를 지나치게 된다. 인근에 레크레이션센타와 주택가 한복판에 그야말로 정원과도 같이 조성된 묘지 앞을 지나치노라면 그야말로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평소엔 그렇게도 갖추기 어려운 겸손이 저절로 생겨난다. 13,4년여쯤 전, 아직 혈기가 왕성하고 필부필부(匹夫匹婦)의 삶보다는 이민을 선택한 개척자로서 가슴속에 야망이 불타오르던 시절, 이 세상에...
민완기
우리말의 빛 2014.11.28 (금)
지난 주 금요일 오후, 아보츠포드 소재 한글학교 수업을 위해 No.1 하이웨이를 달리고 있는데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그만 폭우가 쏟아져 내렸다. 윈도우 와이퍼의 작동속도를 최대로 하고도 차량의 속도와 빗줄기의 속도가 합쳐져 시야를 확보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조심조심 EXIT 73을 지나 고갯길을 막 내려갈 쯤, 거짓말처럼 비가 그치면서 구름사이 사이 햇살이 비추며, 건너편 눈 덮인 산자락 위로 무지개가 찬연히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민완기
카톡 有感 2014.07.26 (토)
스마트폰의 세계로 입문을 한 후, 이 세상은 정확하게 두 개의 진영으로 나뉘어졌다. 카톡질을 하는 쪽과 안하는 쪽으로... 좀 더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카톡을 하는 쪽도 나와 친구가 된 부류와 친구대기 중인 부류로 나눌 수 있으니, 엄밀하게는 세 개의 진영이 되는 셈이다. 카톡이 내 교우, 인간 관계를 여실히 나타내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된 상황속에서 오늘도 나는 열심히 카톡질을 하고 있다.  초등학교 동창과 안부를 주고받으며 1:1로 시작했던...
민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