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발표된 올해 ‘캐나다 총독 아트 어워드(Governor General’s arts awards)’ 시각·매체예술분야 수상에 한인의 이름이 올랐다. 그 주인공은 바로 금속공예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손계연(54세) 교수다.
캐나다 총독상은 문학상, 공연·예술상, 건축상 등 다양한 분야로 구분돼 있으며, 손 교수가 수상한 상은 공연·예술 상인 ‘세다이 브론프맨상(Saidye Bronfman Award)'이다. 손 교수는 이날 시상식에서 조폐공사가 특별 제작한 메달과 함께 2만5000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손 교수는 노바스코샤 미술대학(NSCAD)의 금속공예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녀의 캐나다와의 첫 인연은 남편을 만나면서 시작됐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석사과정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로 유학길을 떠났죠. 그곳에서 한국계 캐나다인인 지금의 남편을 처음 만났어요. 졸업 후 남편을 따라 캐나다로 왔고, 1984년 몬트리얼에 있는 콩코디아 대학교(Concordia University)에서 일하게 됐지요”
손 교수가 처음 금속공예를 시작한 데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었다. 사람들이 금속공예를 기피하는 이유와는 반대였다. “처음 금속공예를 접했을 때 재료를 다루는 과정이 쉽게 숙달되지 않다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금속공예를 시작하고 나서 자신감을 얻었죠. 집중력과 시간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취미생활을 맘껏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 단점이 있지만요”
손 교수의 작품들은 선의 아름다움을 극대화 해 자연을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바스코샤미술대의 산드라 알폴디(Alfoldy) 교수는 “손교수의 금속공예 작품 속에는 자연이 서정적으로 표현돼 있다”며 “손 교수만의 감정의 깊이가 작품에 꼼꼼함으로 드러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 손 교수의 금속 작품에는 그녀 인생의 애환이 녹아 들어가 있다. “금속공예를 하면서 자신의 감성에 충실하고 솔직한 것이 첫째이고 다루는 재료의 특성과 공정을 잘 이용하는 것은 두 번째라고 생각해요. 얼마 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을 때, 소중한 사람을 잃은 상실감을 무언가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기억, 붙잡고 싶은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이 시기 그녀가 만든 작품은 금속 와이어로 만든 그릇 모양의 작품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표면이 없는 ’빈 공간’을 표현한 독특한 그릇들이다. “생각, 상실감… 모든 것을 담아도 담아도 빠져나가는 느낌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죠. 특히 가장 기본적인 표현 요소 중 하나인 ‘선’을 와이어를 통해 그렸어요. 와이어로 통해 방향, 공간, 부피, 질감 등의 이동을 표현했죠”
이때부터 손 교수의 작품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 “인간이 언젠가 세상을 떠나게 되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 다는 점을 알게 됐죠. 이때부터 창밖에 보이는 사물을 주의 깊게 바라보게 된 것 같아요. 그러다 나뭇가지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매일 쉽게 보게 되는 나뭇가지지만 계절이나 날씨변화에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에 아름다움을 느꼈어요”
한편 손 교수는 현재 전시회 준비를 위해 한국에 방문한 상태다. 손 교수는 서울 히든스페이스에서 4월초 캐나다 작가인 팜 리치(Ritchie)와 2인전을, 6월에는 아원 공방에서 개인전을 할 계획이다. 모든 일정을 마친 뒤 캐나다로 돌아와 10월 핼리팩스에서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 Winter Scene(2006) 27x16x7.5cm, 11x11x7.5cm, 14x8x4cm / 사진=Munch Studio >
<▲ Loging(2005) 17x17x48cm / 사진=Perry Jackson >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최성호 기자의 다른 기사
(더보기.)
|
|
“아름다운 한국무용 공연 올해도 선보입니다”
2011.04.20 (수)
[공연 미리보기] 밴쿠버 한국무용단 정기 공연
밴쿠버 한국 무용단(단장 정혜승)이 창립 15주년을 맞아 정기 공연을 연다. 올해의 공연 제목은 ‘비상(Soaring)’이다. 정단장은 “밴쿠버에서 한국무용 알리기에 전념한지 15년이 됐다....
|
“하버드에서의 도전이 기대되요”
2011.04.14 (목)
[유망주] 하버드 대학교 합격한 이시현군
“하버드 대학교 합격 발표날에 마침 봄방학을 맞아 한국에 가 있었어요. 하버드는 이메일로 합격여부를 알려주기 때문에 그 날은 오전내내 가족 모두 밥도 못먹고 마음을 졸이며...
|
“한국과 캐나다 문화가 섞인 독특한 도자기”
2011.04.11 (월)
지난 9일 메이플리지 아트 갤러리에서 ‘프레이저 밸리 도예가 모임(Fraser Valley Potters Guild)’이 개최한 회원 작품 정기 전시회 ‘클레이 2011(Clay 2011)’의 오프닝 리셉션 겸 우수작품...
|
“식품업계의 최대 화두는 건강친화”
2011.04.07 (목)
[행사 미리보기] 그로서리 쇼케이스 웨스트 2011
캐나다 독립 그로서 연합(CFIG)이 주최하는 '그로서리 쇼케이스 웨스트(GSW)'가 10일과 11일 밴쿠버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다. GSW는 대형 식품 기업부터 밴쿠버 소규모 회사까지 다양한 업체가...
|
“BC주, 류마티즘 전문의 절실”
2011.03.31 (목)
전문의 되려는 의대생 적어 고심
BC주 내 류마티즘 전문의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류마티즘전문의협회(BCSR)는 소속 회원 50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10년 안에 은퇴의사를 밝힌 응답자가 50%였다며...
|
“고도의 집중력으로 검을 휘두른다”
2011.03.30 (수)
'천진정전향취신도류 (일본어로는 텐신 쇼텐 가토리 신토류)'는 일본의 병법 3대 원류로 꼽히며 원형을 가장 제대로 유지하는 역사와 전통이 깊은 유파로 알려져있다. 1480년 부근에 창립된...
|
“삶의 이야기를 노래로 공유합니다”
2011.03.18 (금)
70·80 학창시절 감성 그대로… 더 파더스
직장 생활하면서 밴드 활동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직장인밴드. 말이 쉽지 보통 일이 아니다. 고된 일상을 뒤로하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모여서 연습해야 하고, 공연도 열어야 한다....
|
“한인사회의 한결같은 응원, 감사합니다”
2011.03.18 (금)
[문화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Sarah Chang∙한국명 장영주)이 4월 2일과 4일 밴쿠버 심포니 오케스트라(VSO)와의 협연으로 밴쿠버 팬들과 만난다. 사라 장은 1980년생으로 미국 필라델피아...
|
“범죄자라도 변호는 필요합니다”
2011.03.15 (화)
안주영 변호사는 형법 전문 변호사다. 현재 온타리오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형법 변호사로는 유일한 동양인 여성이라고. 9살 때 토론토로 이민을 갔으며 요크(York) 대학교 학사과정을...
|
“알고나면 푹 빠지는게 오페라죠”
2011.03.11 (금)
[유망주] 오페라 가수 조지환∙장윤경∙이광민
편안한 중저음, 또박또박한 말씨가 듣기 좋았다. 지난 5일 만난 조지환(35세∙베이스 바리톤), 장윤경(Caroline Jang∙24세∙소프라노), 이광민(Brian Lee∙31세∙테너)씨는 UBC 음대를 현재 다니고...
|
“선으로 마음의 그릇을 엮다”
2011.03.01 (화)
캐나다 총독 어워드 수상한 금속공예가 손계연 교수
지난 22일 발표된 올해 ‘캐나다 총독 아트 어워드(Governor General’s arts awards)’ 시각·매체예술분야 수상에 한인의 이름이 올랐다. 그 주인공은 바로 금속공예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
“제 3자가 개입하면 문제는 해결될 수 있습니다”
2011.02.22 (화)
[인터뷰] 집단 따돌림 전문 강연가, 짐 조단(Jordan)
교내에서 벌어지는 ‘집단 괴롭힘(Bullying)’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초등학교에서조차 언어폭력이나 왕따같은 괴롭힘이 존재한다. 더 큰 문제는 피해를 입은...
|
“추신수 같은 메이저리거가 되고 싶어요”
2011.02.18 (금)
캐나다 출신 한인 최초로 메이저리거의 꿈을 향해 도전하고 있는 젊은 청년이 있다. 애보츠포드 출신의 심현석(영어명 에릭∙22세∙포수)선수다. 185센티미터의 키, 몸무게 97kg이라는 좋은...
|
“하나님의 사랑으로 좋은 분들 많이 만났죠”
2011.02.10 (목)
[밴쿠버 이민사를 기록한다6] 이영화 원로 목사
주로 캐나다인을 대상으로 목회를 하다가 90년대 말에 은퇴한 뒤 2006년도부터 밴쿠버 로컬 영자신문으로 교민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한인 사회에서 유명해진 강사가 있다. 현재 원로목사회...
|
“축복은 되돌려 주라는 뜻”
2011.01.25 (화)
UBC치대에 25만달러 기부한 권용구 원장
한 한인 치과의가 캐나다 사회에 작지 않은 기여를 했다. 한인치과의사 권용구 원장이 이끄는 BC그룹치과 임플란트센터(영어명: Chrysalis Dental Centre)가 UBC치대에 25만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
|
"울리다가도 웃기는 덕구 만나보세요"
2011.01.20 (목)
30년째 한결같은 사랑 받아온 연극 '빈 방 있습니까'
극단 <증언>이 처음으로 밴쿠버를 찾았다. 지난 30년동안 성탄절 즈음만 되면 대학로 무대에서 ‘빈 방’이 있냐고 묻는 극단이다. <증언>은 1981년 12월에 60명 관객을 수용하기도...
|
“제게 여행은 만남입니다”
2011.01.19 (수)
도보 여행가 김남희씨
누구나 한 번쯤은 바쁜 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꾼다. 그토록 괴롭히던 상사에게 당당히 사표를 날리고, 방을 빼고, 얼마 안 되는 적금까지 깨 훌쩍 떠나버리는 그런 꿈. 하지만 꿈은 꿈일 뿐,...
|
“머물지 않고 나아가야 됩니다”
2011.01.13 (목)
한아름마트 이홍일 대표이사
한아름마트는 동포사회에 가장 큰 기업 중 하나이지만 이홍일 대표이사는 그간 장시간 인터뷰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다. 이유를 물었더니 “말 실수로 괜히 고객의 누가 될까”라고 했다....
|
“가야금, 배울수록 어렵지만 매력 넘치는 악기죠”
2011.01.04 (화)
[우리 이웃] 손주희 가야금 앙상블 음악감독
손주희씨는 코퀴틀람에서 가야금을 가르친다. 제자 14인으로 구성된 ‘가야금 앙상블’의 음악감독도 겸하고 있다. 찾아오는 학생들은 주로 ‘한국인의 정체성을 잊지 않기 위해’,...
|
[우리이웃] “얻은 것 많은 군생활이었습니다”
2010.12.31 (금)
한국에 자원입대한 캐나다 영주권자 홍마로 상병
BC주 한 대학에서 재학 중인 한인 영주권자가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 등 한국과 북한의 극한 대립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한국군에 자원입대한 사실이 알려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