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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지금] 연어가 돌아 온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7-23 00:00

코퀴틀람 강에서 사카이 연어 발견.103년만의 경사…

코퀴틀람 강에 사카이(SOCKEYE) 연어가 돌아왔다. 발전용 댐이 들어서던 지난 1905년 이후 103년만이다. 22일 글로브 앤 메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코퀴틀람 강에서 건강한 수컷이 발견됐고 그 다음 날에는 산란을 위한 암컷이 목격됐다.

사카이 연어를 발견했다는 소식으로 퀴퀘틀렘(Kwikwetlem) 원주민 마을은 축제 분위기다. 사카이 연어는 전통적으로 퀴퀘틀렘 부족에게는 상당한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 코퀴틀람(Coquitlam)이란 말은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빨간 물고기’라는 뜻의 원주민의 말에 연유하고 있다.

퀴퀘틀렘 부족의 조지 챠피(Chaffee) 의원은 “사카이 연어를 보고 울음이 터질 것만 같았다”면서 “연어가 되돌아 오면서 우리의 정체성도 되살리게 됐다”고 기뻐했다. 퀴퀘틀렘 부족민은 93명에 불과하다.

100년만의 경사는 이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한 몫 했다. 코퀴틀람 강에 댐이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했으나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생태계의 통로가 끊기는 것은 곧 부족의 먹거리와 생계가 사라지는 것이었다.

코퀴틀람 댐 건설 전까지 해마다 4만~6만 마리의 연어가 회귀했으나 댐 건설 이후 사카이 연어는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댐은 BC전력공사의 발전용이자 메트로 밴쿠버 지역 시민들의 식수를 공급하고 있는 3대 저수지의 하나다.

그러나 몇 해 전부터 부족 원로들이 전통보전과 문화계승을 위한 사카이 연어 복원 작업을 촉구하면서 노력의 결과가 하나 둘씩 나타났다. 호수에서 발견된 코카니(kokanee) 연어는 DNA 검사결과 사카이 연어의 후예인 것도 확인됐다. 코카니 연어는 댐으로 인해 바다로 가는 길이 차단되자 민물에 적응해 살아 남은 것이다.
캐나다 수산청과 BC전력공사, 메트로 밴쿠버지역청 등도 힘을 보탰다. 민물에만 머물려는 속성을 가진 연어들은 되돌아 오길 기대하며 강제로 밀어내기도 했다. BC전력공사는 의도적으로 봄철에 물을 하류로 방류해 연어가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2005년 그 해 내린 폭우와 함께 약 1500마리의 사카이 연어가 저수지를 떠난 것으로 추산됐다. 마침내 지난해 2마리가 돌아왔으나 댐에 막혀 산란하지 못하고 죽었다. 올해 돌아온 건강한 수컷과 암컷이 산란에 성공하고 회귀 본능을 가진 자연의 연어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두가 기대하고 열망하는 이유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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