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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는 나라들 '쌀 파동'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4-04 00:00

수출국 물량 줄자 올 가격 최고 2배 올라

세계 30억 인구가 먹는 쌀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또 밀, 옥수수 등 다른 곡물가격도 뛰면서 주요 식량 수출국이 '식량 안보' 차원에서 수출에 제동을 걸어 세계 곳곳에서 '식량 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미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5월 인도분 쌀 선물가격(100파운드·45.4㎏)은 전날에 비해 2.1% 오른 20.20달러(이하 미화)에 마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장중엔 사상 최고인 20.35달러까지 올랐다. 쌀가격은 올 1분기에만 42%가 올랐다.

옥수수가격도 올 들어 근 30% 올랐고, 이날 CBOT에서 1부셸(27.216 ㎏)당 약 6달러로 사상 최고였다. 태국산 쌀은 t당 760달러로 올 들어 두 배가 올랐다. 시장 분석가들은 3개월 내 t당 1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다.

쌀 등 곡물가격의 상승 요인은 ▲농업기술 향상을 능가한 세계 인구 증가 ▲자연 재해로 인한 흉작 ▲인도·중국 등의 경제 발전에 따른 소비 증가 ▲바이오 연료 생산 증가 등이 꼽힌다. 하지만 최근의 가파른 곡물가격 상승은 중국·인도·베트남 등 주요 쌀 생산국들이 국내 물가 상승을 막고 전략 비축분을 확보하려고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빚어졌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2일 "올해 세계 쌀 수출량은 3.5% 줄고, 소비량은 2.6%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1위 쌀 생산국인 중국은 지난달 "국내의 안정적인 식량 수급을 위해 올해 식량 수출을 원칙적으로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2위 쌀 생산국인 인도의 쌀수출협회(AIREA)도 2일 "정부의 쌀 수출 규제로 올해 쌀 수출량은 지난해 550만t의 4.5%인 약 25만t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3위 쌀 생산국인 베트남은 최근 신규 쌀 수출 계약을 6월까지 중단했다. 워싱턴 국제식량정책연구소의 호아킴 폰 브라운(Braun) 국장은 이런 수출 제한 조치를 "네 이웃을 굶기는(starve your neighbor) 정책"이라며 비난했다.

주요 식량 수입국들은 매점매석과 식량 폭동 등으로 불안하다. 필리핀에서는 정부가 가격을 보조해 주는 수입 쌀을 1인당 4㎏씩만 살 수 있도록 하자 마닐라의 국가식량국 앞에 쌀을 사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4일 전했다. 카메룬에선 지난 2월 말 식량가격과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택시 파업이 반정부 시위 사태로 번지며 최소 24명이 숨졌다. 

유엔은 지난 2월 "쌀 비축량이 최근 26년 만에 최저로 떨어져 중국 등 36개국이 올해 식량 긴급사태를 겪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한국은 국내 쌀 생산량이 수요를 웃돌아 국제 쌀사태의 영향권에선 벗어나 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된 쌀은 468만t으로 총수요량인 416만3000만t보다 12.5% 많고, 의무 수입물량 24만6000t까지 있어 여유 있는 수급(需給)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libra@chosun.com
정철환 기자 ploma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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