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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빠진 골든 글로브의 '흥행 참패'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1-14 00:00

美 작가조합 "수입 나눠달라" 두달 넘게 파업 배우들도 동조… 수상자 전원 시상식 불참 방송사 중계 포기, 광고 수입 등 1억弗 날려
'설마'가 '현실'이 됐다.

13일 저녁 미국 LA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6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은 '배우 없는 시상식'이었다. 예년 같으면 수상 후보인 1000여 명의 스타 배우와 제작자들이 장장 3시간 넘게 즐길 축제였지만, 이날은 주최측인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가 마이크를 잡고, 35분간 수상자 명단을 발표하는 것으로 끝났다. 기자 회견장에는 생애 첫 골든 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조니 뎁(스위니 토드)은 물론, 줄리 크리스티(여우주연상), 케이트 블란쳇(여우조연상) 등 단 한 명의 수상자도 나타나지 않았다.

AP통신은 "그 시각에 호텔 로비에서 환호성이 있긴 있었다. 골든 글로브 때문이 아니라 뉴욕 자이언츠와 댈러스 카우보이의 미식축구 경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배우 없는 시상식' 왜?

이날의 파행은 미국 작가조합(WGA)의 파업과 이를 지지하는 배우조합(SAG)의 시상식 불참 사전 통보 때문. 인터넷·휴대폰 상영의 이익 공유 등 몇 가지 사안을 놓고 작년 11월 5일부터 시작된 작가들의 파업은 영화&TV 제작자 연맹(AMPTP)을 상대로 10주 넘게 이어지고 있다. AMPTP 소속의 6대 그룹은 제너럴 일렉트릭, 뉴스 콤, 소니, 타임워너, 바이아 콤, 월트 디즈니 등 방송사와 영화 스튜디오를 소유하고 있는 대형기업들이다.















▲ 텅빈 시상식 단 한 명의 배우도 참석하지 않은 2008년 골든 글로브 시상식.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 주관으로 올해는 연예프로그램 MC가 수상자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으로 대체했다. /AP뉴시스
◆도미노처럼 커져가는 피해

생중계를 포기한 방송사 NBC는 2000만 달러의 광고 수입을 날렸고, 제작사·호텔·파티 관련업체 등 LA 지역경제는 약 8000만 달러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 시상식 피해는 그나마 '집계'라도 되지만, 집계되지 않은 문제는 더 크다. 두 달 넘게 할리우드가 멈춰 섰고, 'CSI' '프리즌 브레이크' 등 한국에서 인기 있는 미국 드라마 시리즈도 더 이상 속편이 나오지 않고 있다. 다음 달 예정된 제80회 아카데미 시상식 개최 여부도 불투명하다. '피의 대불황'으로 불리는 지난 1988년 작가들이 5개월간 파업해 초래한 피해액은 5억 달러로 추산됐다.

◆비운의 주인공들

◇영화

드라마 부문 작품상:어톤먼트(Atonement)/남우주연상:다니엘 데이 루이스(데어 윌 비 블러드)/여우주연상:줄리 크리스티(어웨이 프럼 허)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스위니 토드(Sweeny Todd)/남우주연상:조니 뎁(스위니 토드)/여우주연상:매리온 코틸라르(라비앙 로즈)

일반 감독상: 줄리앙 슈나벨(잠수종과 나비)/남우조연상:하비에르 바르뎀(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여우조연상:케이트 블란쳇(나는 거기 없었다)/애니메이션: 라따뚜이

◇TV 시리즈

매드맨(Mad Men·드라마), 엑스트라스(Extras·뮤지컬 코미디), 롱포드(Longford· 미니시리즈)

미국 작가조합(WGA) 
Writers Guild of America. TV·라디오·영화 등에서 대본을 쓰고 있는 1만2000여명의 작가로 구성된 이익 단체. 이번 파업은 1988년 이후 20년 만의 일이다. 20년째 동결된 DVD 지분 인상(1장당 4센트에서 8센트로 인상), 배분이 전혀 없었던 뉴미디어 수익 등을 요구하고 있다.



어수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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