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국가안보에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비(非)시민권자에 대해 당사자나 변호사 출두를 금한 상태에서 비공개로 재판을 하고 감금, 억류 또는 추방할 수 있도록 규정한 안보인증법(Security Certificate Law)에 대한 개정안이 22일 연방하원에 상정돼 쟁점이 되고 있다.
연방정부 공공안전부 스톡웰 데이 장관 이름으로 상정된 안보인증개정법안은 기존 안보인증법에 대해 연방법원이 위헌 판결을 내린 후 나온 것이다.
안보인증법이 적용된 재판은 현재 5건이 진행 중이다. 이 중 4건은 용의자가 엄격한 보석규정 아래 석방된 상태다. 현재 석방되지 않은 사람으로는 하산 암레이씨가 있다. 시리아에서 난민신분으로 1999년 캐나다에 입국한 암레이씨는 알카에다와 연결돼 있다는 의혹으로 2001년 10월 체포돼 안보인증법에 따라 아무런 증거 공개 없이 현재까지 수감돼 있다.
안보인증법은 1978년에 입법된 내용이지만 거의 적용되지 않다가 9·11테러 발생 후 테러용의자를 장기간 구금하기 위한 법적 도구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안보인증 대상이 된 용의자는 연방 법관 앞에 출두하기 전까지 증언할 기회를 박탈 당한다. 또한 재판 과정도 모두 비공개로 처리되며 용의자와 변호사는 국가안보에 해가 되지 않는다고 법관이 미리 판결한 증거만을 법원에 제출할 수 있다.
연방정부가 상정한 안보인증법 개정안에서도 비공개 규정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다만 용의자와 법정간에 중개자 역할을 하는 최고 기밀사항을 다룰 수 있도록 허용된 특별 변호인을 정부나 법원이 임명하도록 하는 조항이 신설돼 있다.
공공안전부 대변인은 “안보인증 규정은 심사숙고 없이 적용되는 규정은 아니다”라며 “캐나다 시민권자가 아닌 캐나다에 심각한 위험이 될 수 있는 인물에게만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신민당 등 야당과 일부 인권단체들은 외국인을 비롯해 이민자와 난민에게만 적용되는 법은 법의 공평성을 상실했다고 지적하고 인권침해 소지가 다분하다며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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