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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림에 살아도 장비는 최첨단”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10-19 00:00

콩고공화국 피그미족 영역보호 위해 GPS 이용

현대의 피그미족은 시대가 시대인 만큼 한 손에는 창을, 한 손에는 위성위치추적장치(GPS·사진 내 점선)를 들고 다닌다. 그들의 생활터전과 주거환경을 지켜내기 위해 최첨단 장비를 손에 든 것이다.

휴대용 GPS장비는 부족의 성지(sacred sites)와 사냥터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다. 또한, 콩고 북부의 므벤젤레 야카(Mbendjele Yaka) 부족과 중부아프리카 최대의 벌목회사가 상호 윈윈(Win-Win)하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로이터 통신은 전세계 산림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비정부기관 ‘TFT’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피그미족의 전통적 생활양식을 보존하고 이들의 삶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프로그램은 세계은행의 개발도상국 시장개척 프로그램의 지원도 받는다.

덴마크의 DLH사가 소유하고 있는 벌목회사 ‘CIB’와 야카 부족은 ‘TFT’가 제공하는 기술과 훈련을 기초로 보존이 필요한 특정지역의 숲과 지역을 표시한다. 글을 쓰거나 읽을 필요도 없다. 다만 벌목해서는 안 되는 곳을 찾아 버튼만 눌러주면 된다.

‘CIB’가 런던 정경대 문화인류학 교수의 자문을 얻어 만든 GPS의 사용방법은 그림으로 표시되어있어 사용이 간단하다. 예컨대, 주사기는 치료용으로 쓰일 나무가 있는 곳, 화살을 든 피그미족은 사냥터, 낙엽이나 덩굴로 만든 전통가옥은 주거지역을 나타내는 것이다.

피그미족은 조상의 묘지나 사냥터, 성스러운 지역, 물 웅덩이, 치료제로 쓰이는 나무 등 보존할 필요가 있는 곳에서 장비의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피그미 부족이 표시한 곳은 위성으로 바로 연결돼 이 일대의 벌목을 피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피그미족이 지명한 삼림에는 높이가 40미터 지름이 2미터가 넘는 초대형 사펠리(sapelli) 나무도 있다. 이 나무에서 피그미족은 양식으로 쓸 애벌레를 얻는다. 한 관계자는 “6개월 정도 장비를 사용해 보니 이들은 마치 물을 만난 물고기처럼 좋아했다”면서 “컴퓨터 게임을 즐기는 아이들 같았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현지 주민의 생활과 권리를 인정하면서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는데 의미가 있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산림지역인 콩고의 열대 우림을 불법적이고 무차별적인 남벌(indiscriminate)에서 보호함과 동시에 전통적인 생활방식이 위협받고 있는 원주민과의 공생을 도모하려는 노력의 하나다. 부족하기는 하지만.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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