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인터폴, 캐나다인 아동 성추행범 국제수배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10-17 00:00

수년간 베트남·캄보디아 등에서 범행 한국서 영어 강사… 국내범행 여부 조사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이 전 세계에 공개 수배한 아동 성추행 용의자가 며칠 전까지도 한국의 한 외국인 학교에서 영어교사로 일한 사실이 밝혀졌다.

수년 동안 베트남과 캄보디아 일대에서 소년들을 성추행한 자신의 사진 200여장을 인터넷에 올린 이 용의자는 최근 인터폴과 한국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황급히 한국을 떠났다. 한국 경찰은 그가 국내에서 성추행 범죄를 저질렀는지 추적 중이다.

◆한국에서 2개월 동안 영어교사로 근무

경찰청은 16일 “인터폴이 최근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에서 아동 성추행을 저지른 혐의로 공개 수배한 용의자는 캐나다인 크리스토퍼 폴 닐(32·Christopher Paul Neil)”이라며 “그는 지난 8월부터 2개월 가량 광주광역시의 한 외국인 학교에서 근무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인터폴로부터 최근 신원 조회 요청이 들어와 용의자 이름 등을 통보해줬다. 닐은 지난 11일 인천공항을 통해 태국 방콕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15일 인터폴은 방콕 국제공항 카메라에 찍힌 용의자의 얼굴을 인터폴 홈페이지(www.interpol.int)에 공개했다.

‘비코(Vico)’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용의자는 2002~2004년 베트남과 캄보디아 소년 12명을 성추행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 200여장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범행 사실이 알려졌다. 그에게 성추행당한 소년들은 6세에서 10대 초반이다.

닐은 또 인터넷에 사진을 올리면서 자신의 얼굴은 소용돌이 무늬로 가렸다.

인터폴은 이 소용돌이 무늬를 해제해 그의 얼굴을 상당부분 되살리는 데 성공, 지난 8일 이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고 공개수배에 나섰다. 이틀 만에 전 세계에서 350건의 제보가 들어왔다. 인터폴은 이를 토대로 용의자 이름과 국적, 생년월일, 여권번호, 전·현직 근무처 등을 확보했다.

◆원어민 교사 검증시스템 허술

경찰은 이 용의자가 올해뿐 아니라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에 단기 체류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범행시기인 2002년부터 2004년까지는 한국에 머물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이 용의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자는 없으나 외국인 학교 등을 상대로 그가 한국에서 범행을 저질렀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내의 무자격 외국인 영어강사에 대한 검증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2 취업비자를 소지한 외국인 강사는 현재 1만6000여명으로 2003년(1만1344명)에 비해 43.7% 증가했다. 출입국관리소가 최근 5년간 적발한 불법 외국인 강사는 총 839명에 이른다.

작년 8월에도 미국에서 6세 소녀를 성폭행 후 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영어강사로 일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파리=강경희 특파원 khkang@chosun.com
박란희 기자 rhpark@chosun.com

캐나다 연방경찰도 닐 행적 추적 중

닐에 대한 추적은 캐나다 국내에서도 진행 중이다. 연방경찰 아동학대사건 수사전담반 제니스 개리 경사는 “그의 소재지를 파악하기 위해 캐나다 국내에서도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이와 동시에 캐나다 국내와 국외에서 접수된 제보를 토대로 진위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닐은 태국으로 잠적하기 전에 한국에서 일을 그만두고 메트로 밴쿠버 지역으로 돌아와 ESL학생을 가르칠 계획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닐의 경력이 드러나면서 캐나다 국내에서 아동을 대상으로 성추행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는 메이플리지에 위치한 세인트 패트릭 성당에서 2000년 과 2001년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 당시 그는 미션에 위치한 크라이스트 더 킹에서 선교사 교육을 받는 중이었다. 그 이전에는 공군후보생 여름 캠프에서 군목이자 카운슬러로 활동하며 12~18세 청소년들에게 영적인 면과 도덕적인 면에 대해 가르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닐의 가족들은 인터폴 수배에 대해 큰 충격을 표시하고 있다. 가족들은 닐이 지난 8월 한국에서 연락을 한 후 현재까지 연락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권민수 기자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