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SFU-"영어가 전부는 아니란 것 증명하고 싶습니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8-28 00:00

2008 SFU 경제학부 T.A. 최우수상 받은 최성준 씨

SFU 경제학부에서는 매년 우수한 조교(Teaching Assistant: 이하 TA) 2명을 선정해 우수조교상(Outstanding Teaching Assistant Awards)을 수여하고 있다. TA는 석사나 박사 과정 중 학생들로 튜토리얼(Tutorial)을 맡아 학부생들을 가르친다. 튜토리얼 (Tutorial)은 교수의 직접 강의시간 외에 적은  인원으로 (약 20여명) 반을 나누어 교수의 강의를 좀더 구체적으로 습득할 수 있도록 하는 수업이다.

올해 상을 받은 두 명의 T.A.중 최성준 (Seong Jun Choi)이라는 한글이름을 접하고 기자는 놀랍고 반갑고, 또 자랑스러웠다. 우수조교상은 100% 학생평가를 바탕으로 해 성실성과 유능함을 학생들에게 인정 받아야 수상할 수 있는 값진 상이기 때문이다.

인터뷰의 첫 질문을 “캐나다에서 태어나셨어요?” 라고 물었을 만큼 당연히 아주 어릴 때 이민을 왔거나, 캐나다에서 태어났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대답은 달랐다.

Q. : 캐나다 태생인가?
최 : 유학생이다. 한국에서 대학 1학년을 다니고 군대 갔다 온 후에 여기로 유학을 왔다. 도착하고 나서, 유학생들이 많이 가는 다운타운에 있는 컬럼비아 칼리지에서 1년 정도 공부를 하고, SFU로 편입해서, 학부를 마치고, 석사과정에 들어 온 거다. 이제 논문이 통과 되었으니 석사도 끝났다.

Q : 경제학을 전공한 이유가 뭔가?
최 : 원래 전공은 경제학이 아니라 엔지니어링이었다. 한국에서 대학 다닐 때 전공도 그랬고, 여기 와서도 그럴 생각이었지만, 적성에 맞지 않는 걸 시간이 갈수록 느꼈다. 그러던 중, 재미로 해본 적성검사에서 가장 적성에 맞는 과목이 경제학이라고 나오고, 또 교양으로 들어 본 경제학 과목도 재미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때 전공을 바꾼 건 현명한 선택이다. 인간 행동의 변화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이 재밌다.

Q : 어떻게 TA를 하게 됐는지?
최 : 석사과정에 들어오면 재정적인 지원을 학교에 요구 할 수 있는데, 장학금 대신 학교에서 석사, 박사 과정 학생들에게 재정지원 목적으로 제공하는 자리가 T.A다. 학부생일 때는 유학생 학비가 비싼데, SFU에서는 석사과정에 들어오면 오히려 저렴해진다. UBC는 석사과정도 유학생 학비가 더 비싸다고 들었는데, SFU는 캐네디언이 내는 학비랑 똑같이 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T.A를 하면 돈을 벌 수 있으니까 지원하게 되었다.

Q : 개인적인 질문이지만 학부생일 때 학점이 어땠나?
최 : 1학년을 칼리지에서 다니고 편입한 후엔 그렇게 성적이 좋지 않았다. 평점 3.6 정도. 이후 3,4학년 때 더 열심히 해서 성적을 좀 올렸다. 3.9로.

Q : 학점관리를 어떻게 했나?
최 : 아무래도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군대를 제대하고 온 입장이라, 영어가 가장 큰 장벽이었다. 그래서 과목 수강신청을 하기 전에 꼭 교수님 스타일을 먼저 점검했다. 칼리지에 계신 교수들은 강의가 주 업무지만, 대학 교수들은 주 업무가 연구하고 논문 발표하시는 것이고, 강의는 어떻게 보면 부수적인 업무기 때문에, 교수 강의에만 100% 의존하는 것은 나에겐 통하지 않는 방법이었다. 그래서 강의 노트가 잘 되어 있는지, 교과서가 정해져 있는 지 등을 먼저 점검해 본 후 과목을 선택했다. 듣는 것만으로는 100% 이해할 수 없고, 예습 복습을 해야 하니까… 또 항상 내 점수가 어디쯤 있는지 점수를 계속 체크해서, 점수가 좀 낮은 과목에 좀더 시간 비중을 두면서 균형을 맞췄다. 학점관리는 중요하다. 유학생은 일단 학비가 많이 드는데 돈을 쓰는 만큼 뽑아야 하니까. 그리고 학부 때부터 석사를 할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학점관리는 중요했다.

Q : T.A 하면서 어려웠던 점, 또 보람 있었던 점은?
최 : 처음 시작했을 때가 가장 어려웠다. 학부생일 때는 그냥 나 스스로 열심히 하면 되니까, 영어에 대한 부담감은 노력으로 커버할 수 있었는데, T.A 할 때는 1시간, 혹은 2시간의 튜토리얼 수업을 영어로 책임져야 하니까… 내가 잘 설명할 수 있을까, 그리고 여기 애들 질문을 잘 알아 듣고 잘 대답할 수 있을 까 하는 부담감이 정말 컸다.
그런데, 수업을 한 두번 정도 하니까 어느 정도 감이 잡히고, 가면 갈수록 괜찮아졌던 것 같다. 여기서(SFU) 학부를 했으니까, 그냥 주어진 수업만 진행하는 것 외에, 뭘 중점적으로 봐야 하는지도 잘 알고, 또 그런 부분을 강조하면서 학생들과 친구처럼 지냈다. 어차피 석사 학생도 같은 학생이니까.. 학생들은 처음엔 내가 T.A라서 아무래도 좀 어려워하지만, 나중엔 내 근무 시간이 아니어도 와서 질문하고 그랬다. 학생들이 이 메일로 설명을 부탁하면, 왜 한국 사람들 부탁하면 거절 잘 못하지 않나. 그렇게 했었던 게 이런 좋은 결과를 내었던 것 같다.
보람은 학생들이 학기가 끝나고 나서 고맙다고 이 메일을 보내줄 때. 그리고 나 때문에 다음과목을 듣는 학생들이 종종 있다. 학기 끝날 때, 다음 학기엔 무슨 과목 T.A 하냐고 물어서 내가 T.A 하는 과목을 따라오는 학생들이 몇 명 이었는데, 그럴 때 보람을 느꼈다. 또 지금 이 상 (Outstanding Teaching Assistant Awards) 을 받은 것. 정말 기쁘다. 생각하지도 않고 있었던 상이어서 더 기쁜 것 같다.

Q : 지금 SFU 재학생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은?
최 : 대학을 다니긴 다니는데, 나중에 취업 도구로, 빨리 끝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다니는 학생들. 내 인생에 별로 도움도 안되는데… 하는 학생들. 그런 마음을 갖고 하면, 더 하기 싫고, 짜증나고, 학기말 때는 더 힘들고. 이왕 하는거면, 각자의 전공을 사회에 나가서 100% 발휘 하든 않든지, 자기 마음과 머리를 훈련시키는 것에 포커스를 맞춰서, 거저 먹으려고 하지 말고,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대가를 받으려는 마음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Q : 예비 신입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최 : 고등학생 튜터를 하는데 (보통 12학년), 대부분 이과학부만 가려고 한다. 한국 사람들은 수학을 잘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인지, 비즈니스 아니면, 이과를 하려고 하는데, 그렇게 미리 마음을 정하지 말고, 진정 이과 타입인지 아닌지, 대학 들어와서 1,2학년때 시간 여유를 가지고 다른 과목들도 많이 들어보면서, 어떤 게 진짜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지을 한번 찾아 보는 것도 좋다. 그리고, 벼락치기 하지 마라. 대학에선 절대 안 통한다. 지금부터 미리미리 계획을 세워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Q : 앞으로 계획은?
최 : 이제 막 논문을 통과했다. 일단 한 숨을 돌리고, 캐네디언 사회에 꼭 어렸을 때 와야만 적응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앞으로 여기에서 증명해 보이고 싶다. 영어가 다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영어 때문에 안되지 그러는데, 물론 그렇긴 하지만, 그게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포기할 만큼의 가치는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다.

류주미 학생기자 (경제학과 4년) jra13@sfu.ca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