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는 달리 밴쿠버에서 유난히 질투나리만큼 부러운 것이 있다면 자연이 가져다 주는 향연이 아닐까 싶다. 한 미국인 코미디언은 밴쿠버 여행 중 인상 깊은 점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나무… 그리고 나무 또 나무….”였다며 우스갯소리를 했다지만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을 뿐 아니라 숙연함마저 느끼는 이 곳의 자연, 우리나라를 포함한 어느 나라에서도 쉽게 소유하지 못하는 것이다. “Only the simple physical existence matters in the nature (자연에서는 단순한 물리적 존재만이 중요하다).” 작가 Guo Xiaolu (궈샤오루)가 “A Concise Chinese-English Dictionary for Lovers (연인들을 위한 중영사전)” 이라는 소설에서 주인공을 통해 한 말이다. 그만큼 자연이 가져다주는 섭리는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위대한 힘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리라. 캠퍼스를 거닐다보면 수없이 뛰어다니는 다람쥐들, 스탠리파크에 어슬렁 거리는 너구리들, Beaver Lake(비버 레이크)라는 늪에 둥지를 트는 새들, 그리고 봄이면 어김없이 잉글리시 베이 근처에 둥지를 트는 Heron(왜가리)…. 아침에 새소리에 눈을 뜨고, 소쩍새 소리를 들으며 잠든 유년기를 시골에서 보내서인지 나는 무척 자연에 대한 남다른 심미감을 지니고 있다. 자칫 서울에서 오랜 세월 지내면서 잃어버렸을 뻔했을 기억을 지금에서야 이 곳 밴쿠버가 가져다준다.
스탠리 파크야 삼척동자도 아는 워낙 유명한 공원인지라 날씨가 좋거나 쉬는 날이면 수많은 인파가 몰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가끔은 그 곳의 자연을 즐기기보다는 사람 구경하다 하루를 보내기 십상이다. 그 대신 내가 이번 주말에 택한 곳은 UBC 근처에 위치한 퍼시픽 스피릿 공원이다. 한국에서야 자전거 레인이 따로 없어서 조그만 공원 아니면 타기도 힘들 뿐더러 자전거를 아예 타보지 못 했던 나로서는 공원 안쪽 트레일이 살짝 모험이기도 했었다. 넘어져서 다리를 긁히기를 서너번 남짓, 친구들로부터 브레이크를 서서히 잡고 자전거에서 내리라는 충고를 들을 후부터는 제법 타기 시작했다. 공원의 표지판이 써진 안쪽에 가서 지도가 든 안내서를 들고 우리는 천천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역시 예상했던대로 스탠리파크보다 훨씬 조용해서 나같은 초보로서는 더할 나위없이 좋았다. 조깅하는 사람들, 가볍게 산책하는 사람들, 애완견 산책 나온 사람들, 다른 자전거 타는 사람들…. 언제든 서로들 가볍게 미소지으며 인사를 나눈다. 자전거 타면서 자기 건강을 지키는 것도 있겠지만 언제든 가볍게 웃어주는 것을 잊지 않는 이들, 또 다른 기쁨이리라.
◇ 퍼시픽스피릿 공원 안내소 |
이곳에서 6번 트레일을 타고 가면 렉비치(Wreck Beach)라는 누드비치가 나온다. 아무래도 문화 차이로 인해서 대부분의 썬텐을 즐기는 사람들은 아시아인들보다는 캐네디언이지만 복장은 옵션이니 옷을 입고도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공원 관리자들의 말처럼 호기심에 엿보기 보다는 그저 그 곳의 고요함과 차분한 바닷 바람을 즐기기 위해 갔으면 한다. 자칫 눈요기 거리로 갔다가 망신 당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니 서로 눈쌀 찌푸리고 얼굴 붉히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퍼시픽 스피릿 공원에서 또 한가지 눈여겨볼 만한 것은 Catching the Spirit(CTS)라는 프로그램이 아닐까 싶다.
◇ 사진컨테스트를 알리는 포스터 |
또한 7월 27일 하루 종일 퍼시픽 스피릿 공원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어 직접 Old Barn Community Centre에 제출하거나 이메일로 보내면 선정해서 상도 주고 7월 30일 7시에 PSPS 웹사이트 www.pacificspiritparksociety.org에 전시한다고 하니 모두들 도전해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염미 학생기자(심리학과 3년) nunga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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