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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U-직업에 대한 넓은 시야를 갖자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6-19 00:00

게오르그 루카치는 저서 ‘소설의 이론’에서 근대 소설의 주인공들을 ‘문제적 개인’이라 칭했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자신의 신념에 의지한 채 미래를 찾아나가는 파우스트적 존재를 빗대어 한 말이다. 파우스트가 그랬듯이 개개인은 권력과 부를 탐한다. 지구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 그런 만큼 문제적 개인들은 출생하는 순간부터 다른 개인들과 한정된 자원을 위해 다툼을 할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현대의 성인들은 계급에 관계 없이 한 국가 안에 속하여 GDP를 생산해야 할 사회적 의무를 지고 있다. 비록 법률상의 의무는 없다 하더라도 성인이 되는 순간 보이지 않는 의무감이 지워진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아가기는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대학 진학이 더 이상 ‘교육’자체가 목적이 아닌 ‘조금 더 좋은 직업’을 얻기 위한 중간과정으로 변질되어버린 요즈음에는 더욱더 취업이라는 것이 어렵게만 느껴질 것이다. 경기가 어렵다 보니 상대적으로 일자리는 줄어든다. 인구 수에 비해 적은 일자리는 실업률을 상승시킨다. 숫자로 표시되는 실업률은 곧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학생들에게 어마어마한 공포심을 안겨주곤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부모들은 내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더 쉽게 일자리를 찾기를 원한다. 남들보다 빨리 취업 준비를 시키고 싶어한다. 나의 아이가 남들보다 빨리 현실에 눈을 뜨고 그에 걸맞은 준비를 하길 원한다. 대학 진학도 그 뒤에 이어질 취업을 염두에 두고 해야만 한다. 아이들의 길은 의외로 쉽게 결정지어진다. 안정적으로 돈을 많이 벌어다 주는 직업을 고르면 되는 것이다. 돈을 많이 벌어다 주는 직업은 유명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흔히들 말하는 의사, 검사, 판사, 변호사 등등 ‘사’자 들어가는 직업이 그것들이다. 잘 알려져 있는 만큼 자리는 별로 없다. 많은 사람들이 원하지만 그 입구는 굉장히 좁은 것이다. 이것이 마치 병의 입구 같다 하여 ‘병목현상’이라 일컫는다.

아직 적성을 찾지 못한 아이들의 진로를 상담하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는 부모는 거의 없다. 대부분 무엇을 하고 싶느냐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이것은 전망이 없으니 안 되고, 저것은 돈을 많이 벌지 못하니 안 되고, 이것이 무난하고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니 이것으로 하자 라는 쪽으로 결론이 나곤 한다. 놀랍겠지만 굉장히 많은 부모들이 이런 순서로 대화를 한다! 이미 머릿속에 특정한 직업들을 담고서 하는 대화이니 어쩔 수 없다. 결국 어린 학생들마저 ‘커서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게 된다. 병목현상의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의도 자체가 그릇되지는 않았다. 안정성과 노후 대책 등등을 생각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만큼 좋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농업에만 의존하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공식적으로 발표된 직업의 개수만 해도 이십만 개가 넘는다. 발전하는 테크놀로지의 속도만큼이나 직업의 개수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좋은 직업이라는 경계도 모호해진다.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유명하지 않은 직업들도 충분한 급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돈을 많이 벌지 못하기 때문에 유명하지 않은 게 아니다. 이십만 개가 넘는 직업을 모두 알고 있는 사람이 없을 뿐이다.

발전하는 테크놀로지의 혜택은 이런 쪽에서 맛볼 수 있다. 전부 둘러보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직업 리서치 엔진들은 어마어마한 정보를 가지고 유저(user)들을 기다리고 있다. 적성을 찾지 못한 많은 학생들을 위해 새로운 분야의 직업을 알려주기도 한다. 아래 몇 개의 검색엔진과 데이터베이스를 소개했다. 당장 닥칠 취업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다면 직접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고 천천히 알아나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www.nycareerzone.org
www.quintcareers.com
www.workinfonet.ca

손연주 학생기자 (경제학과 4년) ysa15@sfu.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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