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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U-‘점수 잘 주는 학교’는 따로 있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3-13 00:00

진학 에세이(1) 잘못된 정보 믿다가 낭패 볼 수도

몇 개월 전에 있었던 일이다. 필자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전공하는 친구를 만나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 친구가 웃지 못할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주위 사람들이 자꾸만 어디에 가야 컴퓨터를 싸게 구입할 수 있는지를 물어본다는 것이었다. 컴퓨터 구입은 컴퓨터 장사를 하는 사람들에게 가서 물어볼 일이지만 질문해오는 것을 냉정하게 뿌리칠 수도 없으니 대충 짐작대로, 정확한 ‘사실’이 될 수 없는 답변만을 해주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학교를 선택함에 있어서도 이와 비슷한 일을 종종 볼 수 있다. 대학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대학생들 사이에선 자주 볼 수 없지만,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는 학교를 옮기는 일이 빈번하다. 학년마다 학교를 옮기는 경우도 본 적이 있다. 이유를 물으면 대답은 한결같다. ‘누가 그랬는데 이 학교로 옮기면 점수를 잘 준다’는 것이다.

과연 점수를 잘 주는 학교가 존재하기는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답은 부정적이다. 고등학교의 주요과목들 같은 경우에는 한 단원이 끝날 때마다 시험을 보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러다 보니 오히려 한국의 고등학교에서보다 더 많은 시험을 치러야 하는 일이 다반사다. 이 시험들은 채점 기준이 있다. 교육부에서 제정한 교과과정에 맞추어 교사들이 정한 채점 기준에 따라 점수가 매겨지는 것이다. 물론 교사에 따라 채점 기준이 조금씩 다를 수는 있겠으나 학교를 옮긴다고 해서 오답을 정답으로 처리해주는 정도의 효과는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학교를 옮기면 친구들을 새로 사귀어야 하고, 새로운 학교의 분위기와 선생님들 등등 낯선 환경 때문에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도 있었으니 오히려 득보다는 실이 많을 수도 있겠다.

대학에 지원을 할 때도 ‘누가 그랬는데’식의 말만 믿고 원서를 쓰다가 낭패를 보는 학생들도 많다.

대학의 입학기준과 조건은 수시로 바뀐다. 학기마다 지원자의 수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재학생들도 입학기준의 정확한 수치는 알지 못한다. 가장 확실한 것은 자신이 지원할 해당 대학의 학과 상담원을 방문하는 것이겠으나, 안타깝게도 많은 학생들이 주변사람들이 해주는 말만을 믿고 입시준비를 한다. 잘못된 정보로 입시를 실패할 경우 누구 탓을 할 수도 없고 순전히 개인의 손해로만 이어지기 때문에 신중해야 할 부분이다.

‘점수를 잘 주는 학교’라는 것이 실제로는 없는 것처럼, ‘점수를 안 주는 학교’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성적은 순전히 개인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굳이 학교들을 평가하자면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재학 중인지, 교통편은 어떤지, 주정부의 지원을 많이 받고 있는지, 학교 건물을 비롯한 주변 환경은 어떤지를 고려하여 구분해야 할 것이다. 어느 학교에서는 몇 명이 어느 대학을 갔다더라, 어느 학교에서는 영어과목 점수를 잘 준다더라 하는 식의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입 소문만을 믿고 중요한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손연주 학생기자 경제학과 3년 ysa15@sfu.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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