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아시아계 우버 기사에게 기침을 내뱉고 호신용 스프레이를 뿌리는 등 난동을 부린 여성이 지난 11일(현지 시각) 경찰에 체포됐다.

/KPIX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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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경찰은 우버 운전사로 일하는 네팔 출신 수바카르 카드카에게 이런 행동을 한 멀레이저 킹(24)을 라스베이거스에서 체포했다고 12일 밝혔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킹은 일요일인 지난 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카드카가 운전하는 우버 차량에 아나 키미아이(24) 등 2명의 여성 일행과 함께 탑승했다.

카드카는 승객 셋 중 1명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을 보고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구했다. 카드카는 이들이 마스크를 살 수 있도록 가까운 주유소에 차를 세웠는데 킹 일행이 인종차별적 속어와 조롱을 한 것이다.

승객 중 키미아이가 마스크를 벗고 카드카를 향해 수차례 기침을 했다. 킹은 웃으며 “나는 코로나에 걸렸다”고 말했다. 키미아이는 카드카의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시도하고 그의 마스크를 잡아당겨 벗겼다.

카드카는 승객들에게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킹은 차에서 내린 뒤 반쯤 열려 있던 조수석 유리창을 통해 카드카에게 호신용 페퍼 스프레이로 보이는 것을 뿌렸다. 카드카는 너무 숨이 막혀서 차 밖으로 나와야만 했다고 밝혔다.

카드카는 “당신 같은 인종은 짐승”이라는 말도 들었다고 한다. 카드카는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폭력적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다른 사람을 그렇게 취급해도 괜찮다고 사람들이 생각한다는 게 역겹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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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카드카가 승객들이 난동을 피우며 기침을 하고 마스크를 벗기는 장면을 포착한 42초짜리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됐다.

아직 체포되지 않은 키미아이는 변호인을 통해 곧 경찰에 출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폭행과 조롱에 가담하지 않은 다른 승객 1명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우버는 이번 사건에 연루된 승객 3명에 대해 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경찰은 “이 사건 동영상에서 확인된 행태는 서비스 노동자의 안전과 행복에 대한 냉담한 무시를 보여줬다”며 “우리는 이 행위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정의가 구현되도록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8년 전 이민 와 가족을 부양하며 살고 있는 카드카를 위해 현지에서는 펀딩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펀딩은 당초 목표액이었던 2만 달러(약 2200만원)를 훌쩍 넘겨 6만5000달러(약 7300만원)가 모금된 상태다.

김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