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제발 돌아와”… 눈물로 아내 찾던 美 남편, 살인 용의자로 기소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미국에서 1년쯤 전 실종된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용의자가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다. 용의자는 언론과 소셜미디어 등에서 아내를 찾아달라 간곡히 부탁하던 남편이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5일(현지 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채피 카운티에 거주하는 배리 모퓨(53)가 아내 수잔 모퓨(실종 당시 49세)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6일 보도했다. 검찰은 그에게 1급 살인, 증거 인멸, 공무 집행 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1급 살인은 치밀한 계획 끝에 이뤄진 살인에 적용된다.

지난해 5월 자전거를 타고 외출한 수잔은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실종 신고가 접수됐고 100명 이상의 수색대가 동원됐지만, 발견된 것은 수잔의 자전거와 소지품 몇 점에 불과했다. 배리는 당시 회사 일로 집에 없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수잔이 실종된 지 1주일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영상을 올렸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당신이 돌아올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하는 영상이었다.

이후 1년간 수잔에 대한 수색이 이어졌다. 경찰 당국은 “콜로라도주 전역에 걸쳐 135건의 수색영장을 발부했고, 400명 이상을 조사했으며 1400건 이상의 제보를 확인했다”고 했다. 하지만 수잔은 아직까지 종적이 묘연한 상태다.

배리의 혐의점이 드러난 것은 사건 당일 배리가 자신의 업무를 돕도록 하려고 고용한 인부의 진술이었다. 그는 “배리의 호텔 방에서 강한 염소(鹽素) 냄새가 났다”며 “다음날 아침에 본 호텔 방 침대 역시 아무도 안 잤던 것처럼 정돈돼 있었다”고 했다. 배리가 방 안에서 표백제로 범행의 증거를 인멸하고 방을 청소한 정황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인부는 또 “쓰레기통에서 배리 앞으로 배달된 편지를 찾았다”며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준비한 것으로 보였다”고 진술했다.

배리는 해당 진술에 대해 “호텔 방에서 염소 냄새가 났던 것은 호텔의 청소 용품 때문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호텔 측은 염소가 들어간 청소 용품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5일 배리의 자택 인근에서 그를 체포했다. 당국은 수잔의 시신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 수잔의 언니는 언론 인터뷰에서 “여동생에 대한 정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배리가 양심에 따라 자백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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