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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21-08-23 08:58

임윤빈 /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단어가 미늘이다. 낚싯바늘에 한번 물린 물고기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낚싯바늘 끝에 뾰족하게 갈고리처럼 만들어 놓은 것이 바로 미늘이다. 마치 벗어날 없는 올무 같은....

  
나는 산을 좋아하여 지금도 틈틈이 산행을 즐겨 하지만 실은 바다를 좋아한다. 특히 요즈음처럼 코비나로 숨쉬기조차 어려운 때에 바다만큼 편하고 좋은 곳이 없다. 마음껏 숨을 쉬고 시원히 몸을 담고 온갓 세상 잡념들까지도 모두 털어 담그고.... 아마도 어릴 적부터 바닷가에서 뛰놀며 자랐던 추억이 좋아서인가 보다넓은 모래사장과 갯벌, 정겹게 밀려오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그리고 푸른 바다 위를 한가롭게 나는 갈매기들과 햇볕을 즐기며 옹기종기 모여 노는 작은 게들과 조개들.... 무엇보다도 언제 가도 넓은 가슴으로 반기며 품어주는 넉넉함.
바다는 나의 평생의 기쁨이요 추억이요 안식처이다.

  
그중에서도 빠질 없는 기쁨이 낚시다. 푸른 바다물에 낚싯대를 던져놓고 어쩌다가 좋게 고기가 물리면 초립대 끝에서부터 손끝을 거쳐 전신으로 전해져오는 짜릿짜릿한 손맛 맛을 잊지 못해서 평생 낚시를 하나보다. 아마도 어머니의 정겨운 손맛을 평생 잊지 못하고 그리며 살듯이....

  
물고기들은 미련하다. 좋게 말하면 겁이 없고 용감하다고 말할 있겠다만, 미련하게도 낚시꾼들이 던져주는 미끼를 겁도 없이 조심도 없이 문다. 물론 붕어나 잉어처럼 의심이 많아 먹을까 말까 한참을 망설이며 한참동안 낚시꾼과 치열한 눈치싸움을 하는 신중한 민물 고기들도 있으나, 대부분의 바다 고기들은 망설임 없이 넙죽넙죽 미끼를 문다. 지렁이 새우 오징어 꼴뚜기 ..... 심지어는 납덩어리나 플라스틱 등에 색칠을 하여 만든 가짜 미끼들마저도 눈앞에 보이기만 하면 자세히 보지도 생각하지도 않고 성큼 한입에 문다. 그리고는 낚싯바늘에 입이 걸려 비참이 뭍으로 끌려나온다. 뒤늦게 알고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을 쳐보나 때는 이미 늦었고, 몸부림을 치면 칠수록 예리한 미늘은 점점 깊숙이 박혀 안으로 들어만간다.

  
잠시 낚싯대를 던져놓고 잡은 물고기들을 물끄러미 내려다 보며 모습을 본다. 물고기가 어리석다 미련하다 흉보는 나는 과연 어떤지그동안 인생 바다를 살아오면서 지금까지 나는 어떻게 살아왔는지... 미련한 물고기처럼 덥석덥석 낚시꾼의 미끼를 적은 없는지... 설사 그것이 나를 유혹하는 미끼인 알았다 해도 얼마나 뿌리쳐 보려고 애써보았는지....  비록 어제까지는 미련한 물고기처럼 살았다 해도 오늘부터는 실수없이 있겠는지....정말 무서운 낚시꾼의 바늘에 그리고 날카로운 미늘에 다시는 걸리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 없이 누워있는 물고기들 앞에 감히 선뜩 나서 '나는 너희들과 다르다'  '나는 실수없이 살리라' 당당히 외칠 자신이 없다.

    "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한이로다" 사도바울 같은 위대하신 성자도 한탄하셨는데 하물며 같은 부족한 인간이랴그저 원하고 바라건대 "악은 모양이라도 버리라" 말씀 명심하며 하루하루 조심조심 남은 평생 기도하며 살아갈 수밖에나를 낚시꾼의 바늘에서 올무 같은 미늘에서 보호해 주시고 빼내어 주실 분은 오직 !   그분은 바로 주님 분이시기에 그저 낮이고 밤이고 주님 따라가며 수밖에....

  
오늘도 물고기와 , 미련한 것들이 함께 벗이 되어 수평선 멀리 지는 해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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