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훈(사)한국문인협 밴쿠버 지부 회원
한 해의 끝자락에서 돌이켜보니, 금년은 내가 살아오며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시간을 지나온 것 같다. 중국 바이러스(covid-19)로 인해 전 세계가 공포속에서 지내며 수 많은 희생자들이 나왔다. 특히 소규모 자영업자들, 각종 운동선수들은 물론 공연 기획자들과 많은 연예인들에 이르기 까지, 그리고 국경을 폐쇄하여 사람들이 오갈 수 없어 여행업계는 거의 파산직전에 이르렀다.
이렇게 세상이 힘들다보니 한국의 가수 나훈아가 신곡을 발표했는데 그 제목이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란 곡이다. 그의 노래를 듣노라면 우리나라의 근대사를 한번에 알 수 있다. 6.25전쟁이후, 대한민국의 국민소득이 아프리카 국가들 보다 낮을 시절에는 국민들 대부분이 농촌에 거주했다. 그당시 많은 농어촌의 젊은이들은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고향을 등지고 객지로 떠나던 그 때 가수 나훈아는 “고향역”과 “머나먼 고향”이란 노래로 대박을 터트렸다. 이 노래는 객지에서 고생하던 사람들 뿐 만 아니라 군인들은 군대에서, 그리고 해외로 간 많은 근로자들이 목놓아 큰 소리로 “머나먼 남쪽하늘 아래~그리운 고향~”을 눈물을 감춰가며 수 없이 불렀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을 일으킨 세대들, 즉 베이비 붐의 청년들이 결혼 적령기가 되던 때에는 “사랑”이란 노래를 불러 많은 여성들의 감성을 움직인 노래가 되어 한국여성들이 듣고싶어하는 곡 1위에 올랐다고 한다. 어디 이뿐이랴? 결혼하고 살다가 헤어지는 비율이 높아질 때, 그는 “영영”이란 노래를 만들어 많은 사람들의 애창곡이 되게하였다. “잊으라 했는데, 잊어달라 했는 데~~ ”는 노래방에서 최상위에 속한 곡이 되었다. 그리고 “내 삶을 눈물로 채워도” 역시 가슴아픈 사연의 사람들이 애창하는 곡이라 할 수 있다.
1997년, 갑자기 닥친 외환위기 때에는 “잡초”와 “땡벌”이란 노래로 국민들에게 용기와 위로를 주는 노래를 만들었다. 그는 작곡자이자 가수로서 50년이 넘게 우리의 전통가요를 이어오고 있는 정통파 트롯트 가수이다. 그리고 노래 뿐 만 아니라 그는 시대적인 감각과 자신의 희노애락의 감성을 노래로 승화시키며 한 시대를 대변하는 재능이 있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금년에 그가 내놓은 곡은 지금의 현실을 대변해 주는 듯한 노래,
“아!, 테스형”이란 곡이다.
지금, 많은 국민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혼란과 충격에 빠져있는 이 때에 대중 가요 가수까지 나라를 걱정하여 추석특집 공연장에서 이 노래를 부르며 “아, 테스형 , 세상이 왜 이래?”하며 절규하듯이 불렀을까? 그리고 “임진왜란, 3.1독립운동, 그리고 IMF” 를 언급하며, “이 때마다 나라를 구하고 지킨 사람은 우리 국민 여러분들입니다” 하며 나훈아는 관객도 없는 공연장에서 카메라를 향해 외쳤다. 나는 이 공연을 보면서 정말 지금 온 국민들이 힘들어 할 때 어떤 정치인들 보다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가수의 한 마디, 그리고 그의 노래가 이 시대를 대변해 주고 있는 절박한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2020년은 곧 지나가겠지만 금년처럼 모두가 힘들고 어렵게 지내고 있는 이 때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기에 “테스형”을 부르며 마음속의 울분을 날려버리고 싶다.
“어쩌다가 한 바탕~.. ~그저 와 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죽어도 오고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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