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시
뜨락의 단풍이
나를 섬겨 그늘을 만들고
목련 나무는 우편의 전사처럼 내 옆을 지키며
무수한 잎이 머리 위에서
따가운 여름의 뙤양을 가려줄 때
예쁜 암캉아지 두 마리 내 품에 와 안겨
나의 심장이 사랑으로 고동을 친다
왕이 되어 총애하는 후궁 났다고
꽃을 손보던 왕비가 눈썰미를 찌푸리며
지나던 참새들이 허다한 시녀같이
재잘재잘 험담이다
나는 가끔 왕처럼 대접을 받고
시중을 드는 무리에 둘러싸여 밥을 먹는다
깨끗지 못한 수족을 위해선 물수건을 대령하고
정갈한 접시에 시종의 손놀림으로
계절에 맞는 산딸기가 올라지며
침실을 장식한 최고의 비단 위에 누워
세 여인의 살결을 손으로 더듬으며 잠을 잔다
암행으로 다니는 서민들의 삶 터에서
호통치며 잘 잘못을 지적하고
펜대를 들어 창검처럼 백서 위에 글을 꼽는다
군상들의 피폐함에 재력으로 적선하고
옥쇄를 불끈 눌러
집안 백관들의 난무한 토론에 낙인을 찍는
가끔의 나의 일상이
대궐 문에 가지 친 넝쿨 장미같이
담벼락에 집 짓고 본류를 흘끔거린다
나는 참으로
왕이로소이다.
나를 섬겨 그늘을 만들고
목련 나무는 우편의 전사처럼 내 옆을 지키며
무수한 잎이 머리 위에서
따가운 여름의 뙤양을 가려줄 때
예쁜 암캉아지 두 마리 내 품에 와 안겨
나의 심장이 사랑으로 고동을 친다
왕이 되어 총애하는 후궁 났다고
꽃을 손보던 왕비가 눈썰미를 찌푸리며
지나던 참새들이 허다한 시녀같이
재잘재잘 험담이다
나는 가끔 왕처럼 대접을 받고
시중을 드는 무리에 둘러싸여 밥을 먹는다
깨끗지 못한 수족을 위해선 물수건을 대령하고
정갈한 접시에 시종의 손놀림으로
계절에 맞는 산딸기가 올라지며
침실을 장식한 최고의 비단 위에 누워
세 여인의 살결을 손으로 더듬으며 잠을 잔다
암행으로 다니는 서민들의 삶 터에서
호통치며 잘 잘못을 지적하고
펜대를 들어 창검처럼 백서 위에 글을 꼽는다
군상들의 피폐함에 재력으로 적선하고
옥쇄를 불끈 눌러
집안 백관들의 난무한 토론에 낙인을 찍는
가끔의 나의 일상이
대궐 문에 가지 친 넝쿨 장미같이
담벼락에 집 짓고 본류를 흘끔거린다
나는 참으로
왕이로소이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김경래의 다른 기사
(더보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