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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한인문협/시] 두껍아 두껍아 헌 날 줄께 새 날 다오

늘물 남윤성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03-08 14:56

하느님은 날마다
새 날을 새롭게 빚어 내시고
 
우리는 날마다
새 날을 헌날로 구겨 버린다
 
일 년 삼백 육십 오일 ,  새털 같이 많은 날
새 날은 헌 날이 되어 가고
 
새 해는 또 어느덧
헌 해가 되어 이울고 말겠지.......
 
두껍아 두껍아  헌 해 줄께 새 해 다오
어느 덧 미련 투성이의 또  한 해가
성취의 보람들 다 눙쳐 버린 체
 
이리도 헛되이 또
저물어 가고 있겠지.......
 
그러고도 모자라  또
새 날 달라 새 해 달라
애걸 하고 있겠지.......
 
하느님은 조용히 눈 감으신체
우는지 웃으시는 지, 혹은
한숨 지으시는 지........?
 
오늘도 다 늙은 어린 아이 하나
두껍아 두껍아 헌 날 줄께 새 날 다오
투정하듯 칭얼대며 .
조아리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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