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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정치가를 누비는 한인소녀들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4-08-01 15:25

# 1  지난 27일  로스엔젤레스 북쪽 글렌데일시.  

미주최초로 위안부 기림 '평화의 소녀상'이 제막된 도시이다. 평화의 소녀상 제작에 앞장섰던 마이크 혼다 연방하원의원(민주), 케빈 드 레옹 가주상원의원, 에드로이스 연방하원의원(공화), 프랭크 퀸테로 전 글렌데일 시장등이 나와  이옥선, 강일출 두 할머니들을 맞았다. 7월30일을'위안부의 날'로 정한 것을 기리는 행사장이다.  정원  1400석의 극장은 꽉 찼다.   일본에서 온 일본언론 취재진도 백여명에 이른다.

미주내 일본계 시민들이 글렌데일시를 상대로 소녀상 철거 소송을 낸 상태이고  두 할머니는 이번주에 글렌데일시를 지원하기 위한 증언을 법원에 전달했다.

“1942년 15살 때  40대 남자 두명에게  끌려갔어.  중국에 있는 일본군 공군기지에서 강간을 당했어.  그리고 하루 10명에서 15명의 군인들을  받아야 했어. 16살에 산으로 도망을 쳤지. 갈 데가 없었고  결국 잡혀서 두들겨 맞고  청각과 시각장애가 됐어.  성병에 걸리자 군의관이 수은약을 주어서 불임이 됐지…”  “나는 14살때 일본 군인과 경찰에 의해 집에서 납치가 됐어.  1944년  일본군에게 강간을 당하면서 저항을 할 때 머리를 맞고 팔이 뿌러졌지….”

그들의 증언은 차마 들을 수가 없고 객석 곳곳에서 여성들의 흐느낌이 이어졌다. “일본정부가 공식사과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 주디 추 연방하원의원의 분노의 일갈이다.


# 2  지난 일요일 오렌지카운티 한인 밀집거주지역  풀러턴.  

덕 채피 풀러턴 시장이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풀러턴뮤지엄  행사장에  왔다.   오후 4시 행사를 앞두고도 입장하지 않은채  입구에서  '귀빈'을 기다리고 섰다.  한국에서 온 두 분의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  이옥선, 강일출 할머니를   맞이하려고  서있는 중이다.   잠시후 에드 로이스 연방하원의원이 도착해  역시 입구에서 할머니들을 기다리고 섰다.   할머니들이 도착하자  채피시장은 그야말로  '버선발'로  뛰어나가  할머니들을 끌어 안았다.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는 시장인사에  “ 응, 아픈데 또 왔어” – 알아듣건 말건,  이옥선할머니의 정겨운 답변이다.  덕 채피 풀러턴시장은 지난  4월  한국에  다녀왔다며   “Grnadma”들을  안내해  풀러턴 뮤지엄 강연장 자리로 모신다.

올해  86살 이옥선할머니,  87살  강일출할머니는 풀러턴 박물관에 고  그림 한점을 기증하려고 왔다.  위안부 출신 고 김순덕할머니가 그린  '끌려가는 위안부' 작품이다.  고 김순덕할머니는  생전에  위안부 와 관련된  그림들을  많이 그리며 그 참상을  생생하게  전한 바 있다. 풀러턴박물관에도  김할머니의  꾸밈없는 절절한 그림 한점이 전시되는 것이다.   “그랜마 할모니, 내년 9월에 이 박물관에서 스토리 오브 그랜드 머더즈(Story of Grandmothers) 전시회가 열리게 됩니다.”  자넷 부잔 풀러튼 박물관장의 환영사이다.  풀러턴 한인소녀들이  건네는 환영의 꽃다발을  받은 후 청중들이  숨죽인 행사장에서 할머니들은 증언을 했다.  

“주말인데도 우리가 와서  쉬지도 못하시네. 여러분들 공연히 고생시키는 것 같어.” 인사성도 바르시고  아직도 언변이 뚜렷하시다.   “ 만15살에 영문도 모른 채 중국으로 끌려갔어.. 왜 우리를 위안부라고부르는데,  왜  우리가 위안부야?  위안소는 도살장이었어.  많은 소녀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  이옥선할머니의 증언은 계속된다  “그렇게 동물만도 못한 삶을 이어가다가 해방이 됐어.  60년만에 한국에 돌아왔더니 나는 이미 죽은 사람이더라.  부모형제도 죽고 없고 나는 옛날에 사망신고가 돼 국적도 없는 사람이 돼 버렸어.  나는 20년 넘게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어. 일본의 만행을  알리기 위해서야.”

#3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7월31일.

전날 로스엔젤레스에서 비행기로 워싱턴 Dc에 도착한  두 할머니는 피로한 모습으로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청사로 들어섰다.  청사 로비의  위안부 기림비를 방문하는 자리이다.

“먼저 돌아가신 분들을 기념해 주니 고맙네.  감사한 마음을 다 전할 수없고, 이 은혜를 다 못 갚을 겁니다.” – 이옥선 할머니 .  “여기 미국에 와서  좋은 자리에 있게 돼고…미국인들 너무 고맙습니다.” – 강일출 할머니.

샤론 블로바  페어팩스 카운티 수퍼바이저가  두 할머니를  높인다.   “아름다운 숙녀분들을 저희 정부청사에 모시게돼  명예롭고 영광입니다!”

미국인들은  한국에서 온  평화의 두 '영원한  소녀들'을  기리고 있다.  



김인종 밴쿠버조선일보 LA통신원
칼럼니스트:김인종| Email:vine777@gmail.com
  • 라디오 서울, KTAN 보도국장 역임
  • 한국일보 LA미주본사
  • 서울대 농생대 농업교육과 대학원 졸업
  • 서울대 농생대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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