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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나게 스키 타기

컬럼리스트 sh@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2-01-30 09:27

어느 정도 스키를 탈 수 있게 되면 누구나 자신이 현재 타는 슬로프보다 좀 더 가파른 슬로프를 타고자 합니다. 인간의 본성에 내재된 자기과시와 도전의 정신때문이죠. 하지만 자신이 기존에 타던 슬로프보다 가파른 곳에 오르면 주체할 수 없이 스피드가 증가하고 불안감을 느끼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중력이 훨씬 더 강해졌기 때문입니다.

 


스키는 중력을 이용하는 운동입니다. 중력으로 인해 발생한 낙하에너지를 스키를 이용해 컨트롤하는 것이죠. 스키의 바닥면을 만져보시면 미끌미끌합니다. 이렇게 미끄러워야 낙하에너지를 손실없이 이용할 수 있기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바닥면의 가장자리에는 쇠로된 날카로운 엣지(Edge)가 붙어 있습니다. 바로 이 에지를 이용해 우리는 스키의 방향과 낙하스피드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이 엣지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없다면 강한 중력에 대응해 원하는 턴을 만들 수 없게 됩니다. 그러므로 급사면일수록, 속도가 빨라질수록 엣지의 사용여부가 점점 중요한 과제가 됩니다.

 

지난 칼럼을 통해 '스키의 가운데 정확히 서기'와 '하체를 이용한 턴 만들기'에 대해 설명하였습니다. 이번 칼럼엔 엣지를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엣지를 잘 사용한다고 할 때 어떤 엣지를 말하는 것일까요? 두 개의 스키에 바깥쪽과 안쪽에 엣지가 있으니 총 네 개의 엣지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턴을 만들 때면 두 개의 엣지만이 설면에 접촉하게 됩니다. 안쪽스키의 바깥엣지(아웃엣지)와 바깥스키의 안쪽엣지(인엣지)입니다. 이 중에 특히 '바깥스키의 안쪽엣지'가 중심이 됩니다.

 

그러므로 엣지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체중이 정확하게 바깥발의 안쪽엣지에 실리는 것이 아주 중요한 기본 전제입니다. 엣지의 각도를 많이 세우는 문제는 이 기본전제 위에서만 의미가 있답니다.

 

자, 그럼 바깥스키의 안쪽엣지에 서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연습방법이 '폴끌기(Dragging Poles)'입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양폴을 눈위에 끌어주면 자연스럽게 J쉐입이 만들어지면서 바깥스키위에 체중이 실리게 됩니다. 이 상태에서 엣지각도를 많이 세워주면 스키는 강하게 설면을 붙들게 되므로 경사가 급해져도 스키가 밀려남이 없이 안정된 둥근 턴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때 주의할 것은 폴을 끌기 위해 손의 위치를 낮추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강습현장에서 많은 분들에게 이 폴끌기를 가르치는데 처음엔 90%의 강습생들이 손을 낮춤으로써 폴을 끌려는 편법을 시도합니다. 저는 그 때마다 이 부분을 다시 지적해 주고 정확한 자세를 취한상태에서 몸을 적절히 기울임으로써 폴이 설면에 닿도록 교정해 줍니다. 

 


 

 

위 사진에서 보이듯이 바깥쪽 어깨를 기울이는 동작을 통해 폴을 끌어주면 어깨와 양 손, 양 무릎, 양 발이 평행하게 정렬된 상태가 됩니다. 굉장히 간단한 동작임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자세의 유지는 물론 바깥스키의 안쪽엣지에 정확히 체중을 실어줄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아주 좋은 연습방법입니다.

 

이런 연습방법을 통해 바깥 스키의 안쪽 엣지를 사용하는 방법을 익히시면 점차 안쪽 스키의 바깥 엣지에 대한 감각도 생겨납니다. 이렇게 엣지의 각도가 많이 선 채로 중심을 잘 잡게 되면 소위 상급스키어의 트레이드 마크라는 '카빙(Carving)'을 그릴 수 있게 됩니다. 날카로운 두 줄의 칼자욱을 남기며 설면을 가르는 스키의 고수들은 그래서 "오늘은 ㅇㅇ슬로프를 요리하고 왔지"라는 표현을 하기도 한답니다.

 

폴끌기가 너무 쉽게 느껴지시는 분이라면 '손으로 바깥부츠 텃치하기(Touch Outside Boot)'나 '바깥스키만으로 스킹하기(Outside Ski Only)'같은 연습방법이 도움이 되실 겁니다.

 

지금까지 초급자 혹은 중급자 단계에서 그 이상으로 발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세 가지 이론에 대해 살펴 보았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이를 하나의 문장으로 만들어서 강습생들에게 주지 시킵니다.

 

"바깥 스키의 한가운데 서서 하체를 이용해 턴 하세요~(Balance on the middle of the outside ski and turn with lower body)."

 

자, 위의 방법들을 통해서 어느 슬로프에서나 안정된 턴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 여러분은 겨울과 스키를 언제까지나 행복하게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정우찬

캐나다 유일의 한국인 CSIA 레벨4

캐나다 스키강사 양성 프로그램 [빅마운틴 캠프] 운영자

노르디카&피닉스 스키 데몬스트레이터

http://www.dreamnature.net (정우찬 개인홈페이지)
http://facerrrbook.com/san6194 (페이스북)



정우찬의 휘슬러 스키 이야기

칼럼니스트:정우찬

Web: http://www.dreamnature.net

Facebook: http://facebook.com/san6194

  • 캐나다 유일의 한국인 CSIA 레벨4
  • 국제스키강사 양성 프로그램 [빅마운틴 캠프] 운영자
  • 노르디카 & 피닉스 스키 데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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