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물만 먹어도 살이 찔까?

김대유 원장 dyoukim@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1-07-13 13:41

노출의 계절, 여름이 되면서 과체중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굵어진 허벅지와 뱃살은 노출패션에 큰 장애물로 다가오면서 그동안 먹거리 관리를 잘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들기도 합니다. 가끔은 주변에서 물만 먹어도 살찐다는 사람을 만나곤 합니다. 과연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이 있을까요?

결론적으로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은 없습니다. 물은 칼로리가 없기 때문에 아무리 많이 먹어도 물 자체 때문에 살이 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신체의 장기 기능이 떨어지면서 체내에 수분을 쉽게 저장하는 상태로 바뀔 수는 있습니다. 신체 체중의 약 55-60%는 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뼈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수분이 있지만, 각종 장기 및 근육 등과 같은 연조직은 중량의 70-80%가 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물은 신체의 생명활동에 필수적인 성분입니다.

물은 다른 어떤 성분보다도 많은 양으로 존재합니다. 따라서 체내 수분 수송 및 저장기능에 장애가 일어나면 체내 수분의 과다 축적 현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체내 수분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된 상태를 한방에서는 몸 안에 습(濕)이 축적되었다고 합니다. 습이 많아지게 되면 정상적인 기혈의 운행을 축적하고 또 다른 병리산물인 담(痰)을 생성해내게 됨으로써 담습(濕痰)이 체내에 축적되어 쌓인 상태를 유발하게 됩니다.

비만은 다양한 이유 때문에 발생할 수 있지만, 한방에서 보는 가장 중요한 비만의 형태는 담습이 체내에 과다하게 적체됨으로써 생깁니다. 담습은 수액 대사가 원활하지 않아 체내에 수액이 정체되는 것입니다. 몸의 담습을 말리고 수액대사를 주관하는 비장을 보하면 비만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담습적 체형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는 또 다른 비만의 형태로는 많이 먹지 않는데도 살이 찌는 유형인 ‘기허형 비만’이 있습니다. 소위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사람이 이런 유형에 해당합니다. 몸의 대사 작용이 많이 떨어져 있고, 수액 대사가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적게 먹어도 제대로 이용을 못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 경우에는 몸의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도록 폐장∙비장∙신장을 골고루 보함으로써 몸의 신진대사를 향상시키고 수액 대사를 활발히 해주는 치료를 하게 됩니다.

신체의 신진대사를 알아보는 가장 기초적인 수치로 기초대사량(BMR)을 사용합니다. 보통 1,200~1,400 칼로리 범위의 값을 갖는데, 여성 중 몸에 기운이 없고 움직이기를 싫어하는 분 중에는 기초대사량이 1,000 칼로리 정도인 분들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활동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기초대사량의 25-35% 정도를 추가한 값을 1일 필요대사량(TEE)으로 산출합니다. 대략적으로 1,300 칼로리 정도의 에너지가 필요하게 되는데, 하루에 이 것보다 많은 양을 먹게 되면 여분의 칼로리는 몸 안에 지방으로 축적되게 됩니다.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는 분들의 식생활을 자세히 살펴보면, 주식은 적게 먹으면서도 군것질로 과자나 빵, 아이스 카푸치노, 패스트푸드 등을 자주 섭취합니다. 식사 외로 먹는 군것질은 대부분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금방 일일 필요대사량보다 높은 칼로리 섭취가 이루어집니다. 먹는 칼로리는 높으면서도 운동은 싫어해서 운동으로 소모하는 칼로리는 적습니다. 결국 몸 안으로 섭취하는 칼로리가 몸 밖으로 배출하는 칼로리보다 높으면 여분의 칼로리는 지방으로 축적되게 되는 것이죠. 축적된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은 혈액의 원활한 흐름을 방해함으로써 혈관 관련 질환을 유발하게 되는데, 이러한 상태를 한방에서는 습(痰)이 체내에 생성된 것이라고 합니다.

실제 임상에서 접하는 대부분의 비만환자들은 담습적체형과 비허형 비만이 복합된 형태입니다. 한방의 비만치료는 떨어진 신체의 신진대사를 올려주고 적체된 담습을 제거해서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을 제거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혈관을 깨끗하게 하여 고혈압, 당뇨 및 심장병과 같은 성인병의 발병비율을 현저하게 낮춰줄 수 있습니다. 한방 비만치료와 식생활 개선이 함께 이루어지게되면 몸을 건강한 상태로 회복시키고 요요현상없는 근본적인 비만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