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 체중 or 허리 둘레?

김대유 원장 dyoukim@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1-03-09 16:27

전 세계 성인 10명 중 1명은 비만 상태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국 BBC 뉴스가 영국과 미국 연구진의 공동 조사 결과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008년의 경우 전체 성인 남자의 9.8%, 전체 성인 여자의 13.8%가 비만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 1980년 성인 남자 중 4.8%, 성인 여자 중 7.9%가 비만 상태였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정도 늘어난 수치입니다. 우리가 늘 입에 올리는 비만, 서구형 사회에 사는 우리로서는 피할 수 없는 용어이지만 정확히 비만이란 무엇일까요? 비만이란 일반적으로 과도한 체중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비만의 의학적인 정의는 과다한 체지방으로 인해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가진 상태를 의미합니다.

남자는 체지방이 체중의 25％, 여자는 체중의 30％ 이상일 때, 임상적으로는 체질량지수 (Body Mass Index:BMI)가 30 이상인 경우이며 현재체중이 이상체중을 20％ 초과하는 경우로 정의됩니다. 체중은 정상 범위에 들지만 체지방이 많은 마른 비만형과 체중은 정상 범위를 초과하지만 체지방은 정상범위에 드는 근육질 정상형 등은 비만을 단순히 체중으로만 판단할 수 없는 이유가 됩니다. 비만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체지방 측정이 필수적입니다.

비만을 판단하는 지표로 많이 사용되는 방법으로 체질량지수(BMI)가 있습니다.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서 20(kg/m2 이하 단위 생략)에서 25 사이를 정상, 25에서 30 사이를 과체중, 30 이상은 비만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 수치는 덩치가 큰 서양인을 대상으로 측정된 값으로써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양권에서는 18.5에서 22.9 사이를 정상, 23.0에서 24.9 사이를 과체중, 25.0 이상을 비만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체질량지수를 알면 간단한 식을 통해서 체지방량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지표로서 허리-엉덩이 비율 (Waist-Hip Ratio : WHR)이 있습니다. 허리 둘레를 엉덩이 둘레로 나눈 비율로서 복부지방 정도를 나타내는 유용한 지표입니다. 남성은 0.95, 여성은 0.85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서 내장지방의 과다를 나타내며 고혈압, 심혈관 질환, 당뇨병 등 각종 대사질환 유발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여성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주로 엉덩이, 골반 및 허벅지 등의 하체 부분의 피하지방이 집중된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WHR 이 낮은 반면, 남성은 남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주로 복부에 지방이 집중되는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결혼 적령기의 여성은 태아를 임신할 준비과정으로 하체 부분의 비만이 진행되어 복부 비만은 미미한 반면 하체 비만은 심각해지면서 체형의 변화가 시작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한편 폐경기를 지난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의 분비는 줄어드는 반면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늘어나면서 폐경기 이후 복부 비만이 두드러지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복부 비만은 피하지방형과 내장지방형의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복부 CT를 통해 내장지방/피하지방의 비율이 0.4 이상이면 내장지방형 비만으로 분류하고, 각종 성인병의 주요 위험인자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복부 비만은 하체 비만과 비교하여 대사증후군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성인병을 유발시키는 비만은 결론적으로 체질량지수(BMI) 25kg/m2 이상, 체지방량(PBF) 25%(남성)/30%(여성) 이상, WHR 0.95(남성)/0.85(여성) 이상의 내장지방형 비만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상의 정의에 의하면 비만은 단순히 체중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체지방량과 체지방의 분포부위가 피하지방형 인지 내장지방형 인지를 고려한 허리둘레를 통해서 보다 쉽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비만! 체중보다는 허리둘레가 늘어나는 것에 좀 더 신경을 쓰고 관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