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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홀의 ‘JAZZPAR Quartet +4’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7-10-12 00:00

오늘 우연하게 짐 홀(Jim Hall)의 ‘JAZZPAR Quartet +4’ 음반을 들었다. 아주 오래 전에 이 음반을 구입했지만, CD케이스 비닐봉지도 뜯어지지 않은 채 오늘 발견했다. 사실 나 같은 음반수집가들에게는 종종 있는 일이다. 수집가나 평론가들은 갖고 있는 음반 수만 많을 뿐 사실 이렇게 듣지 않은 CD가 집구석에 셀 수도 없이 많다. 재즈 거장 짐 홀의 음반은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첫 느낌이 아주 좋았다. 1998년 짐 홀은 덴마크 재즈센터(Danish Jazz Center)가 수여하는 재즈파(Jazzpar) 상을 받았고 그 상을 통해 1999년 이 음반을 발매하게 된다.

스토리빌 레코드(Storyville Records) 레이블을 통해 발매된 이 음반에는 기타의 짐 홀 외에 테너색소폰에 크리스 포터(Potter), 베이스에 토마스 오베센(Ovesen), 그리고 드럼에는 늘 짐 홀과 함께 연주하는 테리 클락(Clarke)이 참여하고 있다(이 음반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2000년에 들어와 재즈 색소폰계에서 선풍적 인기를 모으고 있는 크리스 포터가 이미 이때부터 짐 홀 등과 협연하면서 자신의 영역을 이미 국제적으로 넓히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4개의 현악기가 이 음반에 참여한다는 것이 다른 재즈음반과 다른 특징이다. 필자도 처음 들어보는 ‘The Zapolski String Quartet’이라는 퀄텟인데 아마도 덴마크 출신이 아닌가 싶다.

음반에는 재즈스탠더드 중심으로 총 7곡이 수록되어있다. 첫 트랙에는 재즈팬들에게 잘 알려진 빅터 영이 작곡한 ‘Stella by Starlight’이다. 듣기 좋은 반면 연주하기는 굉장히 어려운 곡이라 많은 연주자들이 즐겨 연주하는 동시에 많이 피하기도 하는 참 아이러니한 곡이다. 시작 부분에서 짐 홀의 전형적인 느낌을 들을 수 있고 솔로 연주 역시 급하지 않게 차분히 풀어나가는 모습에서 역시 베테랑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이어 나오는 크리스 포터의 테너 색소폰 솔로는 쉽지 않은 곡임에도 불구하고 균형을 잃지 않고 안정감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71년생으로 99년 당시 28세 나이에 그런 성숙한 연주를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눈에 띄는 것은 3번째와 4번째 곡 ‘Mr. Blues’와 ‘Thesis’이다. 원래 짐 홀의 자작곡을 음반에서 접하는 것이 흔한 일이 아니라 더 관심이 간다. 그의 작품을 들어보면 정통적인 느낌보다는 다소 전위적 느낌이 많이 묻어 나온다. 이 음반에 수록되어 있는 곡들 역시 평범한 재즈곡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다. ‘Thesis’라는 곡은 클리블랜드 음악원에서 공부할 때 쓴 곡인데, 클래식 현악기가 참여한 곡이라 또 다른 느낌의 곡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악기를 사용해 새롭게 편곡한 지미 헨드릭스의 ‘Purple Haze’와 듀크 엘링턴의 ‘In a Sentimental Mood’ 역시 이 음반에서 눈에 띄는 부분들이다.

짐 홀의 ‘JAZZPAR Quartet+4’는 일반적인 재즈스탠더드 곡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악기구성과 편곡을 새롭게 해 아주 독특한 느낌의 재즈를 느낄 수 있다. 정통재즈를 연주하지만, 짐 홀의 실험적인 면을 볼 수 있고, 더 나아가 기존의 재즈에서 벗어나려는 그의 시도를 엿 볼 수 있다. 장르를 불문하고 음악계에서 크게 존경받는 짐 홀의 연주에 다시 한 번 매료되는 그런 음반이다.

이 상 준
intothejazz@paran.com
blog.paran.com/intothe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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