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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배운 꽃꽂이로 창업, 온라인 사업 확장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5-03 00:00

창업네트워크 / ‘마샬 꽃집’대표 유명자씨
꽃집은 여성 창업자들이 선호하는 창업 아이템 중 하나다. 특히 취미로 꽃꽂이를 배운 여성들이 창업으로 연결하기에 좋고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다는 것, 꽃이라는 점이 여성창업자들의 구미를 끌어당기는 듯 하다. 또한 꽃 보관 냉장고와 작은 작업공간만 있다면 별도의 큰 전시공간이 필요하지 않아 임대료 등 고정비용 지출이 많지 않은 것도 사회경제 활동 경험이 많지 않은 여성들이 창업하기에 적합한 조건이다. ‘마샬 꽃집’유명자씨는 처녀시절 직장생활을 하면서 취미로 배운 꽃꽂이로 이민 후 꽃집을 열었다.

◇ 서울의 ‘삼청각’이 일반인들에게 결혼식장으로 공개될 당시, 부유층의 웨딩 꽃 장식이 궁금해서 호기심으로 주말 스탭으로 참여해 보았던 유명자씨는 이후 조선호텔, 신라호텔에서 매년 개최되는 한·중·일 친선 꽃꽂이 전시를 비롯해 자선 꽃꽂이 전시회에 참가한 경험이 풍부하다. 잔잔하고 명랑한 성격이 꽃꽂이와 잘 어울리는 유씨는 앞으로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꽃집을 할 생각이다.

 취미로 배우기 시작한 꽃꽂이

“기쁠 땐 기쁨을 두 배로 만들어주고 슬플 땐 위로를 주는 꽃을 싫어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을 것 입니다. 꽃 이상 마음을 전하는 선물이 있을까요?”
19살 되던 해 방송국에서 꽃 장식을 담당하던 친구를 따라 가서 취미로 배우기 시작한 꽃꽂이로 꽃집 주인이 된 유명자씨. 금융계에서 일을 하다가 40대에 이민을 온 유씨는 ‘나이가 들어서도 여자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취미를 창업으로 연결 시킨 케이스.
꽃을 유난히 좋아하는 그는 99년 지금의 ‘마샬 꽃집’을 인수하고 10년 동안 수 많은 고객들의꽃을 만들었지만, 손님들로부터 단 한번도 불만을 들은 적이 없다
 “꽃 선물은 전해 줄 사람을 생각하며 사는 순간 저절로 마음이 담겨집니다. 기쁜 일 좋은 일, 위로할 일에는 반드시 꽃이 등장하지만, 싸우러 가면서 꽃을 사는 사람은 없지 않겠어요? 꽃의 향기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힘은 주변에 꽃이 있으면 무심히 지나치며 살더라도 마음의 평화와 안정감을 얻게 되는 것도 이때문이죠.”

좋은 입지에 저렴한 렌트비

470스퀘어 피트 크기의 가게와 뒤편으로 비슷한 크기의 작업실이 딸려 있는 유씨의 꽃가게는 3년마다 계약을 갱신하며 10년 동안 상승한 임대료가 현재 900달러선. 주택가 입구에 자리 잡아 꽃가게로서의 좋은 입지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업종에 따라서 전기료와 관리비 부담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도 있지만 작은 공간에서 운영하는 꽃 가게는 렌트비가 가장 큰 지출입니다. 이 렌트비 부담이 없으면 그만큼 주인의 마음이 편해지고 주인의 기분이 알게 모르게 직원들을 통해 고객들에게 전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인이 즐겁고 행복한 일터일 때 직원들도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제가 하는 행동이 곧 고객을 위하는 길이라는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전세계 온라인 꽃 배달 사업을 시작한 유씨의 꽃가게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은 플로리스트 7명과 웨딩 전문팀 5명, 모두 12명. 이들 가운데 7년째 근무하고 있는 직원을 비롯해 직원들 모두 주인의식을 기지고 꽃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사람들이다. 유씨는 이들의 전문성을 최대한 존중해 크고 작은 일 가리지 않고 직원들의 자율에 맡긴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근본적으로 꽃을 소중하게 다루고 심성이 착해 주인이 신뢰하면 더 잘 한다”는 게 그의 주관. 지시와 요구보다 격려로 창의성을 키워주는 주인의 역할을 찾고, 꼭 주인이 해야 할 일에만 참여하고 모든 건 직원들의 판단에 맡긴다. 고정된 모양이나 기계로 생산되는 상품이 아닌 꽃을 만지는 일은 일반 회사에서처럼 업무지시란 것이 필요 없다는 것.

유명자씨가 운영하고 있는 꽃집 전경

 꽃 가게는 ‘놀이터’

꽃 가게 창업을 염두에 둔 예비창업자들에게 기존의 창업자들은 흔히 ‘힘들고 거친 일’이라며 만류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그러나 “어떤 일이든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유씨의 경우 가게는그의 ‘놀이터’. “돈 버는 일에 100% 내가 만족 하며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있는가”반문하는 그는 매주 월, 화, 목요일에 열리는 꽃 경매시장에 나가는 것도 ‘구경 간다’고 말한다. 이름도 모르는 수 천 가지 꽃들을 계절에 따라 구경할 수 있는 그곳을 장터라고 생각하면 치열한 삶의 터전이지만, 꽃을 즐기면서 구경하면 그곳은 별천지가 된다는 것. 친구들과 모임도 커피숍 대신 꽃가게를 즐겨 만남의 장소로 이용한다.  
“친구들이 만나자는 전화를 걸어오면 ‘내 놀이터로 와’ 하고 불러, 꽃을 한 아름 앞에 놓고 손으로 주문 꽃을 만들면서 이야기를 나누면 차 향기와 꽃 향기에 취해 대화가 더 즐겁죠. 꽃은 선물 받는 사람, 하는 사람, 만드는 사람, 바라보는 사람 모두가 행복해지니까요. 저는 놀면서 업무를 하는 셈이니 제 놀이터죠?”

경기를 타지 않는 꽃 가게

단골 고객이 많은 유씨의 꽃가게는 경기의 영향력을 거의 타지 않는 편. 일기와 계절에 따른 변동도 그렇게 심하지 않아 1년 내 매출이 평균적으로 비슷한 편이다.
1월 연초에는 덕담과 함께 꽃 선물을 하고, 2월에는 발렌타인데이, 3월에는 부활절 꽃 장식, 4월은 직장상사가 비서나 직원들에게 개인적으로 고마움을 전하는 감사의 달, 5월은 어머니의 날과 프롬, 6월부터 졸업식 등 1년 내내 바쁘다. 특히 결혼식에 특별한 계절이 없는 것도 꽃가게가 불황을 타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수익성만으로 창업에 뛰어들 수는 없는 일, 유씨는 먼저 꽃집을 창업하려면 꽃에 대한 사랑과 지식, 감각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꽃을 선물 할 목적으로 구입하는 사람들은 단순구매가 아니라 꽃을 받게 될 사람을 특별한 방법으로 즐겁게 해주고 싶은 기대가 작용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꽃을 사랑하고 꽃 공부는 필수

대부분의 근무시간 동안 꽃 속에서 생활해야 하는 꽃가게는 꽃을 아주 좋아하는 것은 기본, 꽃꽂이를 기본적으로 익혀야 하고 꽃의 관리. 포장법 등 최소한 꽃에 관한 한 소비자 보다는 잘 알아야 한다. 기초 꽃꽂이는 2~3개월 과정이면 익힐 수 있지만 꽃을 신선하게 관리 하기 위한 전문적인 공부도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경험이다. 그리고 적성에 맞는 지 꽃가게에서 일을 해 보라고 조언한다. 
“꽃을 좋아해도 하루 종일 있으면 향기에 둔해 지는 시기가 와요. 하지만 그렇게 꽃에 둔감해지면 꽃이 예쁘거나 사랑스럽게 보이지 않아요. 꽃가게 주인도 음식점 주방장처럼 꽃 향기를 잘 구분하고 맡을 줄 알아야 손님들의 분위기에 따라 권할 수도 있고 정보를 드릴 수도 있어서 등한시 할 수 없는 부분이죠.”
유씨는 지난 해부터 단순판매에서 체인망을 갖춘 인터넷 꽃 배달 서비스로 판매 망을 확대했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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