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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문화가 아니라, 공연 즐기는 것이 문화"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11-01 00:00

전 록 밴드 ‘부활’ 뮤지션·작곡가·음반프로듀서 현 음악전문기획사 ‘키 웨스트’ 대표 서영진씨

80년대 중반 성북구에서 유일한 키도브 연주자였던 서영진씨는 고교 졸업하던 해 그룹 '부활'의 멤버가 되면서 음악에만 전념했다. 이후 작곡가, 음반프로듀서로 활동하던 그는 '정상에 있을 때 자리를 물려주는 멋진 선배'로 남고 싶어 2005년 이민을 왔다.

 음악전문기획사 ‘키 웨스트(Key West)’대표 서영진씨. 인터넷 검색 창에 ‘작곡가 서영진’을 넣고 엔터를 치면, 그가 작곡한 수 많은 히트곡들이 가수들의 이름과 함께 떠오른다.

85년 가수 이승철과 함께 록 그룹 ‘부활’의 멤버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MBC 대학가요제’ 예선 심사위원, 안재욱, 홍경민, 신해철, 박상민, 김민종, 손지창, 장혜진, 이정석, 정경화 등 우리나라 가요계 톱 가수들의 음반 편곡, 작곡, 프로듀서로 우리 대중음악계에서는 오래 전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전문 음악인이다.

그의 과거는 ‘부활’의 가수로 출발해 작곡가로 또 음악전문공연기획자로 밴쿠버에서 현재 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는 11월 25일 한국 신세대 톱 가수 아이비, DJ DOC, 홍경민, 테이를 초청, 최고 무대를 선보이기 위한 막바지 준비에 바쁜 그를 포트무디 ‘키 웨스트’ 사무실에서 만났다.

록 밴드 ‘부활’로 대중음악계와 인연 맺어

“공연이 문화가 아니라 공연을 보고 즐기는 것이 문화”라고 주장하는 그가 내민 현재 명함은 음악공연 전문기획사 ‘키 웨스트(Key West) 대표 서영진’이다.
그를 알기 위해서는 그리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형, 아우’로 정리되는 가수 박상민, 안재욱, 홍경민, 손지창, 등 연예인들과 활동으로 유추해 볼 수 있는 이력과 20여 년 공식화 된 그의 활동 자료만으로도 지면이 넘쳐날 지경이다.
이렇게 확인하려고만 들면 우리나라 가요계에서 언제라도 확인할 수 있는 그의 전공은, 뜻밖에 음악이 아니라 사진. 그러나 정작 그의 지식과 감각은 또 사진이 아니라 음악에 편중되어 있었다. 이쯤에서 슬며시 고개를 드는 의문 하나. 음악 외 그에게 필요한 것이 없을텐데 왜 사진을 전공했을까?
“딸을 위해서요. 학력이 필요해서였어요.”
그의 대답은 간결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진이 또 그렇게 간단한 장르가 아니다. 음악에 비할 순 없지만 평소 사진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음악과 사진은 전혀 다르지만 또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선택했다는 대답. 어쨌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찍이 음악계로 진출하며 대학진학을 포기했던 그가 뒤늦게 사?전공한 것은, 초등학교 입학하는 딸이 부모의 학력 기재란에 ‘고졸’이라 쓰며 행여 상처받을 것을 염려한 그 이유가 전부라고 했다.

 ‘여름날의 추억’으로 작곡가 데뷔

그가 록 밴드 ‘부활’로 가요계와 첫 인연을 맺은 것은 스무 살이던 85년. 중학교 시절부터 시작한 그의 키보드 연주 실력은 이승철의 가창력에 힘을 실어, 음반 판매고 50만장을 넘어서는데 유감없이 발휘되면서 그의 이름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1집은 그룹 ‘부활’의 불멸의 첫 히트곡 ‘희야’가 수록 된 음반이기도 하다.   
그룹 ‘부활’은 1집 "Born Again"에 이어 2집 ‘Remember’ 출반을 끝으로 잠시 해체되었고, 이후 다시 부활한 ‘부활’ 합류를 거절한 그는 작곡가로 변신했다. 89년의 일이다.
그의 작곡가로서 데뷔 곡은 이정석의 ‘여름날의 추억’. 다음 곡이 탤런트 김민종의 3집 ‘귀천도애 (歸天道哀)’다. 이 곡을 부르기 전까지 이미 2장의 음반을 내고 활동을 하고 있던 김민종을  ‘가수’로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난 이대로 떠나 갈게요. 그대 더 이상 슬퍼 말아요……’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이 곡으로 김민종은 비로소 ‘톱 가수’대열에 올라섰다.
그는 지금까지 작곡한 많은 히트곡들 가운데 이 곡을 유독 아낀다. 그와 김민종을 가수와 작곡가로 성공시킨 현실적인 이유도 있지만, 하루아침에 천국과 지옥을 넘나드는 기쁨과 고통을 동시에 준 곡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음반 판매량 80만장을 넘어서며 대박을 터뜨린 이 곡은 원인불명의 표절의혹 시비에 휘말려, 급기야 김민종이 가수 은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할 기로에 서야 할 만큼 어려움에 빠졌다. 이후 가요전문가들로 구성된 관계자들과 작곡가들이 심의 한 결과 최종적으로 ‘표절이 아니다’라는 판명이 나서 오명을 벗었지만, 작곡가인 그가 받은 상처는 치유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 일은 그에게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었다. 작곡가 서영진의 작곡능력을 가수들과 가요계에 강하게 각인시키며 그의 위치를 더욱 확고하게 다진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드라마 주제가 OST 영화음악 작곡

가요계 정상의 뮤지션들이 그에게 곡을 받기 위해 줄을 섰다. 특히 ‘OST’음악의 독보적인 존재로 인정받으며 드라마 주제곡까지 영역을 넓혀 KBS 미니시리즈 ‘느낌’으로 KBS 가요 순위 프로그램 ‘가요 톱 10’에서 연속 3주 동안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한 SBS ‘열정시대’와 MBC 미니시리즈  ‘아이싱’의 OST를 비롯해 영화 ‘하얀 비요일’과 ‘오렌지나라’, ‘귀천도’의 주제가도 만들었다. 
그가 작곡한 노래들은 한 소절만 흥얼거리기만 해도 ‘아!’하고 우리 기억 속에서 창이 열리는 많은 곡들이 있다. 김민종의 ‘또 다른 만남을 위해’, 장혜진의 ‘키 작은 하늘’, 손지창과 김민종이  ‘더 블루’라는 이름으로 함께 부른 ‘너만을 느끼며’, 홍경민의 ‘이제는’, 박상민의 ‘I LOVE YOU’, 안재욱의 ‘이별’ 등. 그 외 가창력 뛰어난 가수들이 부른 음악들 가운데는 그가 편곡한노래도 많이 있다. 대표적으로 정경화의 ‘나에게로의 초대’, 임재범 ‘비상’, ‘히스토리’, 안재욱의 ‘친구’ 등을 꼽을 수 있다.

음반프로듀서로서의 서. 영. 진

작곡가이면서 음반 프로듀서로도 활동한 그는, 안재욱의 2,3,4집 앨범과 일본과 중국 판 앨범 및 장혜진의 1,2집, 박상민의 1,4,7집, 임재범의 ‘베스트 히스토리’, 김민종 1,2,3,8집 등, 한류 열풍의 주역 안재욱의 중국 20개 도시 프로모션과 총 프로듀서로 순회공연을 함께 했다. 이후 ‘재팬 투어’를 시작 할 시점에 이민을 왔다. 쉽지 않은 선택을 하면서 그가 생각한 것은 한가지 였다. “선배란 정상에 있을 때 자리를 물려줘야 오래 오래 나를 기억하는 후배가 생기는 법”이란 것. 그것이 전부였다. 
그는 또 몇몇 가수들을 발굴해 방송에 데뷔시키기도 했다. 절친한 20년 지기 친구로 지내고 있는 박상민과 손지창 김민종이 듀엣으로 활동한 ‘더 블루’도 그의 작품. 가수 홍서범의 소개로 만나 데뷔시킨 박상민을 두고 그는 “정말 가수다운 가수”라며  첫 악보를 보고도 노래를 만든 작사가와 작곡가의 감정을 읽어내는 이미자씨의 천재적인 음악적 감각에 비유했다.

키 웨스트(Key West)는 성공으로 가는 열쇠

그는 현재 ‘키 웨스트’ 첫 기획공연으로 한국의 톱 가수 아이비, DJ DOC, 테이, 홍경민을 초청, 11월 25일 퀸 엘리자베스 극장에서 ‘K-pop 3色 Concert’를 연다. 이 공연이 끝나면 가요계 진출을 꿈꾸고 있는 재능 있는 우리 한인 2세를 발굴 해 미국과 한국 가요계에 진출시킬 야심 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 우리 교포자녀들이 준비 없이 부모를 떠나 한국 연예기획사로 들어가 허드렛일과 심부름을 하면서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는 걸 보면서 참 안타까웠습니다. 부모님 곁에서 기본기를 익힌 다음 한국으로 건너가 단시간 안에 무대에 설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가도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제가 할 수 있고 제공할 수 있는 음악적인 부분이라도 가르쳐 데뷔를 시켜 스타를 키워보고 싶습니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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