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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에게 댄스는 최고의 스포츠입니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10-24 00:00

우리모임 / 한마음 댄스동호회

▲매일 새벽 직접 운영하고 있는 가게 영업준비를 해두고, 오후에 BC실협 회장 업무를 보면서도 일주일에 두번 상록회에 나가 춤으로 건강을 지키고 있는 이용훈 한마음 댄스동호회 고문. 그는 땀을 흠뻑 흘리며 두 시간 가량 춤을 추고 나면 하루종일 골프를 친 것보다 상쾌하고 운동효과가 크다며 춤에 대한 예찬론을 펼쳤다.

 “마음은 청춘에 못지 않건만 젊은이들처럼 자유롭게 교제할 장소도 놀이도 없다. 무언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도 ‘어른으로서 체신을 지켜야 한다’는 사회적 계명이 노인들을 추억만 더듬거리며 살게 만든다. 그래서 이래 저래 노인들은 외롭고 쓸쓸하다.”

45세 이상 우리 교민 시니어들의 모임인 ‘한마음 댄스 동호회’ 회원들은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회원들 모두 “댄스는 더 이상 젊은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주장이라도 하듯, 부부가 함께 반짝이는 스팡클 댄스 커플룩을 입고 정기댄스파티에서 춤을 추게 될 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간다. 여성회원들은 이번 모임에 ‘어떤 옷을 입고 무슨 음악의 댄스를 선보일까’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한마음 댄스동호회는 우리 교민 시니어 댄스동호회인 ‘상록회’에서 일주일에 두 번 갈고 닦은 춤 솜씨를 댄스파티를 통해 뽐내며 사교를 즐기는 모임이다. 춤으로 건강을 지키려는 목적은 ‘상록회’와 같은 맥락이지만, 운동을 우선하여 춤을 추는 곳이 상록회라면 좀더 전문적인 댄스를 원하는 사람들이 춤과 함께 파티를 여는 취미동호회의 성격을 띠고 있는 곳이 ‘한마음 댄스동호회’.

밴쿠버에서 최초로 이 시니어 댄스파티동호회 ‘한마음 댄스동호회’가 생긴 것은 99년. 현재 이 모임에서 고문직을 맡고 있는 BC한인실업인협회 이용훈 회장이 건강을 위해 상록회에서 춤을 배우면서, 좀더 다양한 음악에 맞춰 춤을 즐기고 싶은 마음과 함께 춤 실력이 월등히 좋은 사람들이 기량을 펼쳐 보일 수 있는 댄스파티를 생각해낸 것이 계기.

이 회장은 한국에서 매주 서울 근교 명산을 등반하며 청와대 뒤편 인왕산 정상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사경을 헤맨 적이 있었다. 때마침 산악구조훈련을 나와 있던 성동경찰서 소속 전경들이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이후 등산이나 과격한 운동을 할 수 없게 된 그는 밴쿠버 이민 후 상록회에서 처음 댄스를 접하고 춤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어, 시니어들의 댄스파티를 주최한 것이 본격적인 ‘한마음 댄스동호회’의 출발이었다.

“단 10분만 늦었어도 저는 이 세상사람이 아니었을 겁니다. 그렇게 긴급한 시각을 다투는 심장병을 앓고 나서 걷기밖에 할 수가 없게 되었죠. 게다가 30년째 당뇨도 앓고 있어서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될 형편인데 걷기는 지루하고 영 재미가 없더군요.”

이때부터 골프와 헬스클럽을 다니며 심장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았지만 크게 재미를 느끼지 못하다가, ‘상록회’에서 처음 춤을 접하고 흠뻑 빠져들었다.

매월 마지막 토요일 정기모임을 겸한 댄스 파티에는 45세 이상의 우리 교민 부부 70여명이 참가한다. 벌써 8년째이지만 그 동안 단 한번도 구설수에 오르거나 말썽이 된 적이 없는 것 또한 이 동호회의 자부심이다. 

“99% 부부들이 참여하는 것도 이유이겠지만, 회장으로 있는 윤호정씨를 비롯해서 오세광씨 같은 분은 사비를 털어 마련한 조명과 음향기구를 동원해서 정말 열심히 봉사를 합니다.”

이 모임에서 고문직을 맡아 봉사를 하고 있는 이 회장의 경비지출이나 노고도 만만치 않아 보이지만, “우리 시니어들이 즐거울 수 있다면 어떤 것도 희생이라 생각하지 않고, 온전히 즐겁고 기쁨”으로 봉사를 한다고.

 “춤이야말로 가장 건강한 취미입니다. 춤을 추는 우리 회원 부부들에게는 말년에 부부싸움이란 게 없습니다. 특히 크루즈 여행을 가보세요. 망망대해에서 남자들이 고스톱에 매달릴 때 부인들이 지루해 하거나 수다만 떨게 되면 돌아오면서 부부싸움하게 되지만, 3곳의 댄스 홀에서 부부가 함께 댄스를 즐기면 최상의 여행이 됩니다.”

이 회장은 나이가 들수록 음악과 함께 리듬을 타며 춤을 추는 것이 최고의 건강비결이며, 당뇨와 심장병을 가졌으면서도 새벽부터 일어나 실업인협회 회장으로 또 개인 사업체를 운영하며 건강하게 살아가는 그 자신이 산 증인이라고 말했다.
 
한마음 댄스동호회 문의 (604) 783-7449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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