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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는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8-24 00:00

창간특집 / 1986년생 이보원·송현정양

밴쿠버 조선일보가 창간했던 해에 태어난 1986년생들은 지금 만 21세의 나이로 대학생(2~3학년) 이거나 사회활동을 막 시작한 초년생이다. 현재 본지 인턴기자로 활약하고 있는 UBC 2학년 이보원, 송현정(사진 왼쪽)양을 만나 21세기의 주역으로 살아갈 젊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송현정양은 중3때 조기유학을 온 1.5세로 나홀로 유학-엄마와 함께 생활-이민 등 조기유학생이 캐나다 사회에 뿌리를 내리는 전형적인 과정을 밟은 케이스이다. 한편, 이보원양은 다른 1.5세와는 달리, 아빠의 직장 때문에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를 중국 베이징에서 보낸 후 고 1때 밴쿠버에 온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언어와 문화차이 극복 힘들어

송: 처음에 와서 여러모로 많이 힘들었지만 그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을 꼽으라면 언어, 문화의 차이, 외로움 이렇게 세 가지가 아니었나 싶다. 말이 조금씩 늘고 선생님들과 알게 되고, 친구들이 생기기까지는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 가장 힘들었던 것은 영어 이외의 다른 언어를 허용하지 않는 ESL수업도 아니었고, 좋아하던 운동마저 못하는 척 해야 했던 체육도 아니었고, 영한사전을 찾아가면서 문제를 풀어야 했던 수학 시간도 아니었다. 이민 초기 나를 가장 힘들고 지치게 한 것은 학교 복도에서나 교실에서의 나를 향한 외면과 무관심이었다.

가족애의 소중함 느껴

이: 주위에 친구들도 없을 때에도 늘 나를 지지해주고, 힘들 때 위로해 주고 걱정해 주는 것이 가족임을 느꼈다. 어려운 이민 생활을 가족이 함께 겪어 나가면서 부모님과 형제자매의 소중함을 알았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함께 해서 그랬을까, 나는 이곳에 와서 부모님과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송: 조기유학을 먼저 왔던 나는 무엇보다도 외로움이 가장 견디기 힘들었다. 그 시기에는 가족이 그립고, 한국에 돌아가고 싶어 울면서 잠든 적도 많았다. 이후 가족과 함께 살게 되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정체성에 대한 고민 많아

송: 캐나다 생활에 차차 적응되면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다. 완전한 한국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캐네디언도 아니다. 한때는 마치 내 자신이 이곳에도 저곳에도 소속되지 못한‘미운 오리 새끼’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의 나는 서류상 캐네디언이지만 나는 내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생각한다.
이: 주위를 보면 많은 한인 학생들이 자신이 한국인임을 잊고 산다. 일부 부모님들은 자녀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영어를 이곳에서 태어난 아이들처럼 말할 수 있게 기를까’ 고민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세대간의 생각차이 분명

이: 주변 친구들은 보통 성인이 되면 스스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기 위해 독립을 한다. 주위 캐네디언 친구들을 보면 학교 근처에서 친구들과 함께 작은 아파트 하나를 빌려 같이 산다는 애들이 참 많다. 하지만 한인 부모님들 대부분은 다른 아이들은 다 독립해도 우리 아이들은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송: 부모님들이 자신에게 거는 높은 기대에 부담을 가지고, 또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까 봐 불안해 하며 방황하는 주위의 1.5세 대학생들을 볼 때마다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김정기 기자 eddi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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