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회사를 헐뜯는 ‘요란한 퇴사’ 유행··· 기업들 골머리 앓아

곽창렬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07-09 14:00

‘조용한 퇴사’ 이후 새 현상

호주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던 크리스티나 줌보(31)는 작년 9월 사직서를 썼다. 그는 사직서를 담은 이메일을 보내기 직전 모습을 소셜 미디어로 중계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 장면이 담긴 영상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은 5만3000명에 달했다. 댓글은 3000개 넘게 달렸다. 그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내 퇴직에 관심을 가질지는 몰랐다”고 했다.

코로나 유행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직장인들 사이에서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가 유행했다. 실제로 사직하진 않았지만 일을 잘하려는 의지 없이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해 직장에서 마음이 떠난 상태를 뜻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요란한 퇴사(loud quitting)’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로 직장을 떠나지는 않았지만, 퇴사를 고려하면서 회사를 비난하거나 불만을 널리 퍼뜨리는 행동을 말한다.

실제 국내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이 속한 회사 이름을 공개하고 ‘퇴사 마렵다’ 등의 글을 올리는 직장인이 적지 않다. 스타트업에 근무한다는 한 직장인은 “왜 이리 ‘틀딱’(나이 많은 사람을 비하하는 표현)들이 많냐”며 회사를 비난하는 말을 쏟아냈다. 이 글에는 수십개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미국 갤럽은 최근 160여 국 직장인 약 12만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다섯명 가운데 한명꼴(18%)로 ‘요란한 퇴사’ 성향이 있는 것으로 분류했다.

그래픽=김의균
그래픽=김의균

포브스는 “코로나 사태 이후 벌어진 구인난 때문에 다른 직장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요란한 퇴사자가 생겨날 여건이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국내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성과를 냈다고 자부하지만,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면 참지 않고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MZ세대 직원이 늘었다”고 말했다.요란한 퇴사는 기업에 적지 않은 부담이다. 회사 이미지를 깎아내리고 동료들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갤럽은 조용한 퇴사와 요란한 퇴사 때문에 글로벌 경제가 세계 GDP 총합의 9%에 이르는 8조8000억달러 손해를 보고 있다고 추정했다. 포천지는 “조용한 퇴사는 상대적으로 긴 기간에 걸쳐 회사 문화에 영향을 주지만, 요란한 퇴사는 훨씬 더 즉각적으로 악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요란한 퇴사를 막기 위해서는 회사가 직원들과 더 능동적으로 의사소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짐 하터 갤럽 직장 관리 담당 수석 연구원은 “관리자가 모든 직원과 일주일에 한 번씩 의미 있는 대화를 통해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직원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행위를 할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묵묵히 업무를 잘 수행하는 직원에 대한 보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인사·조직 컨설팅 회사 콘페리의 이종해 전무는 “일부 요란한 퇴사자는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회사와 남에 대한 험담을 서슴지 않는다”며 “요란한 퇴사자가 도태되고 성실한 인재가 인정받는 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아무튼, 주말]
[이미지 기자의 업(業)]
‘장애인들의 어머니’로 호암상 수상
아일랜드 출신 제라딘 라이언 수녀
이 아일랜드 수녀는 낯선 땅을 처음 밟은 일시를 정확히 기억했다. 1975년 9월 10일 오후 2시 10분. 김포공항이었고 가을볕이 뜨거웠다. 아일랜드는 여름 최고기온이 영상 20도를 넘지 않는다....
밴쿠버 스패니시 뱅크 해변(Spanish Banks Beach)에 대한 유료 주차 전환을 놓고 지역 사회의 찬반 논쟁이 뜨겁다. 지난주 밴쿠버 공원 위원회 회의에서 제안된 이 안건은 아직 공식적으로...
지난해 써리서 발생한 시크교도 지도자 암살사건
인도 국적 용의자 3명 체포··· 추가 용의자 가능성
지난해 6월 써리 시크교도 사원에서 암살된 하디프 싱 니자르 지난해 캐나다와 인도 관계가 악화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써리 시크교도 암살사건의 용의자가 체포됐다.   3일...
중국의 ‘캐나다 총선 개입 의혹’ 중간 보고서 발표
일부 지역구 영향 미쳤을 가능성··· 민주주의 신뢰도 약화
중국의 캐나다 총선 개입이 자유당이 승리한 총선 결과에는 영향이 미치지 않았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중국을 비롯한 국가들의 캐나다 총선 개입을 조사 중인 마리-조시...
加 부모 59%, 자녀 부양에 재정적 희생 감수
예비 은퇴자 43% “당초 계획보다 늦게 퇴직”
캐나다 부모 대다수가 은퇴 이후에도 여전히 성인 자녀를 경제적으로 부양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은퇴 시점을 미루는 중장년 세대도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투자...
봄이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가족,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하지만 2~3일 이상 여행을 다녀오기에는 무언가 부담스럽고, 맨날 똑같은 곳만 가기에도 질리는 게...
워터프론트역 지난해 이용객 수 989만 명
지난해 트랜스링크 이용객 수 펜데믹 전 수준 회복
지난해 광역 밴쿠버에서 가장 많은 시민들이 이용한 스카이트레인역과 버스 노선이 공개됐다.   30일 트랜스링크(TransLink)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이용객 수가 가장...
신체 건강 점수 올라가 삶의 질 높여
주당 2시간반만 뛰어도 WHO 기준 충족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았더라도 50대 중반부터 꾸준히 시작한다면 노년기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3일(현지시각) 의학 저널...
6월 개설··· 캠룹스·켈로나 등 지역 대상
피난 상황에서 긴급 대피객들이 호텔 객실을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포털 사이트가 새롭게 개설된다. 2일 BC호텔협회는 다가오는 산불 시즌에 대비하여 오는 6월 긴급...
1일부터 자격 갖춘 70세 이상 보험 적용
이용 방법·보장 내용 등 필수 개념 7가지
캐나다 공립 치과 보험(Canadian Dental Care Plan, CDCP) 프로그램이 5월 1일부로 정식 시행에 돌입했다. 가계 소득이 9만 달러 이하이면서 치과 보험이 없는 70세 이상 고령자는 이날부터 공립 치과...
가평전투 참전 크라이슬러씨, 청와대 특별전 ‘1호 관람객’
지난달 29일 청와대 개방 2주년 특별전 '정상의 악수, 자유의 약속: 정상으로 모십니다'의 1호 관람객이 된 캐나다 참전 용사 윌리엄 크라이슬러(94)씨가 캐나다 토론토대 재학생인 국방부...
의료 인력 채용·이탈 방지에 1.5억弗 투자
“70개 분야 2만 의료인, 정부 혜택 기대”
BC정부가 의료 접근성이 낮은 농촌 지역과 인력 충원이 어려운 도시 지역의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전문 인력 확보에 집중한다. 아드리안 딕스(Dix) BC보건부 장관은 1일 성명을 통해...
이달 6일 출시··· 비만 환자나 관련 질환자 처방 가능
설사, 두통 등 부작용··· 미용 목적으로 쓰면 득보다 실
위고비 (출처= CNW Group/Novo Nordisk Canada Inc.) 비만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의 위고비(Wegovy®)가 오는 6일부터 캐나다에서 출시된다. 캐나다 보건부는 지난...
분노의 감정이 혈관 기능 장애를 일으켜 심혈관 질환 등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조선일보DB화를 내는 것이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미...
보수당 44%, 자유당 23%, NDP 17%
예산 발표 후 트뤼도 긍정평가 3%p 하락
저스틴 트뤼도 총리(왼쪽)와 피에르 폴리에브 보수당 대표 지난달 트뤼도 정부의 예산안 발표 이후 연방 자유당의 지지율이 오히려 하락하면서, 연방 보수당과 지지율 격차가 2배 가까이...
세입자 개인재산 처분 시, 배상 책임 발생
전 세입자의 물건을 함부로 처분한 집주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BC주 민사해결재판소는 세입자를 퇴거시킨 뒤 버린 소지품에 대한 보상금으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최대 5.8억 달러 예상··· 순 투입 비용은 1억 달러 수준
BC 플레이스서 7경기 개최··· 35만 명 관람객 기대
2026년 피파월드컵에서 7경기가 열릴 밴쿠버 BC 플레이스 전경 / BC Government Flickr 밴쿠버의 2026년 피파월드컵 예상 개최 비용이 1년여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BC...
일러스트=박상훈, 사진=게티이미지뱅크46세 R씨는 2년 전부터 왼쪽 눈이 갑자기 컴컴해지는 증상이 있었다. 오른쪽을 가리고 왼쪽 눈으로 보려고 하면, 터널처럼 주변부터 검게 변하다가...
항공승객들 반발 끝에··· “전면 취소는 아냐”
항공업계선 별별 서비스에 추가 요금 행진
에어캐나다(Air canada)가 최저요금 운임 승객들에게 부과하려 했던 ‘사전 좌석 지정 요금’(seat selection fee) 정책을 이틀 만에 잠정 철회하기로 했다. 갑작스런 요금 부과 조치로...
2월 경제 성장률 +0.2%··· 기대 이하 성장
3월도 제자리걸음 예상··· 6월 금리 인하 기대
캐나다의 경제 성장률이 예상치보다 하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오는 6월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30일 연방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캐나다의...
 1  2  3  4  5  6  7  8  9  10   
광고문의
ad@vanchosun.com
Tel. 604-877-11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