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하늘의 왕자' 흰머리 독수리들이 돌아왔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1-12-01 00:00

'하늘의 왕자' 흰머리 독수리들이 돌아왔다!

흰머리 독수리들의 겨울 서식지, 스콰미시 북쪽 '브레이큰데일'
해마다 연어 찾아 2천 마리 몰려 장관... 12월부터 1월이 절정

캐나다를 상징하는 동물이 비버(Beaver)라면 미국을 상징하는 동물은 흰머리 독수리(Bald Eagle)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미국에서는 흰머리 독수리가 이미 희귀 동물이 된 지 오래며 실제로 보기가 무척이나 힘들다. 그런 점에서 보면 캐나다, 그 중에서도 밴쿠버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무지 무지하게 운이 좋다고 할 수 있다. 일년에 한 차례 '하늘의 왕자' 흰머리 독수리들로 뒤덮여 있는, 그야말로 '동물의 왕국'을 바로 곁에서 지켜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휴에는 자녀들과 함께 스콰미시 지역으로 자연 관찰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밴쿠버에서 북쪽으로 약 50 km 정도 떨어져 있는 소도시 브레이큰데일(Brakendale)은 해마다 겨울이 되면 겨울을 나기 위해 몰려드는 흰머리 독수리들로 장관을 이룬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흰머리 독수리가 찾아 든 것으로 기록되고 있는 지난 94년에는 무려 3천769마리의 흰머리 독수리들이 브레이큰데일의 스콰미시 강 어귀에 날아들었다. 이 지역 조사에 따르면 해마다 평균 1천 800- 2천 마리의 흰머리 독수리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이 때가 되면 블레이큰데일에는 주민 숫자보다 독수리 숫자가 더 많다고 할 정도다. 아주 작은 마을에 불과한 블레이큰데일이 '흰머리 독수리들의 세계 수도(首都)'로서의 명성을 누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흰머리 독수리들이 스콰미쉬 강가에 찾아 드는 가장 큰 이유는 바다로 나갔다가 자기가 태어난 고향에 돌아와 알을 낳고 죽은 연어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기 때문이다. 이 연어는 대부분 첨(Chum) 종류이며 일부 코호(Coho) 도 섞여 있으며 해마다 약 12만 마리의 연어가 회귀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흰머리 독수리들에게 블레이큰데일은 식량 헌팅 성공 100%가 보장된 '연어 창고'와 같은 곳이다. 흰머리 독수리들은 그래서 해마다 이곳에 돌아와 영양 덩어리 연어를 먹으며 겨울을 나기 위한 에너지를 비축한다.

11월부터 블레이큰데일에 몰려들기 시작하는 흰머리 독수리들은 이듬 해 1월 말에서 2월 초까지 이곳에 머무르며 '연어 고기 향연'을 즐긴다. 높은 나뭇가지 위에 앉아 밤을 보낸 흰머리 독수리들은 아침이 되면 강 둑으로 내려와 숨진 연어 고기로 배를 채운다. 흰머리 독수리 한마리가 먹는 연어 고기는 하루 약 1파운드(454그램) 정도. 2천 마리의 독수리가 하루에 먹는 연어 고기의 양을 합하면 거의 2톤에 달한다. 배가 든든해지면 독수리들은 다시 나뭇가지 위로 올라가 '하늘의 왕자'다운 위엄하고 도도한 자태를 드러내며 앉아 있는다. 독수리들이 황제의 식사를 마치고 떠나면 독수리 주변에서 얼쩡거리던 갈매기와 까마귀들이 '옳다구나'하고 달려들어 독수리들이 남긴 음식들을 싹싹 처분한다.

날이 맑은 날이면 키 큰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독수리들의 흰 머리가 마치 하얀 전구를 주렁주렁 달아놓은 것처럼 반짝거린다. 흰머리 독수리 관광의 피크 시즌은 1월의 첫 2주간이며 하루 중에는 독수리들이 아침 식사를 마친 직후인 오전 10시 경이 가장 좋다. 흰머리 독수리들을 관찰하기에 가장 좋은 곳은 스콰미시와 블레이큰데일 중간에 있는 이스터 실 캠프(Easter Seal Camp) 건너 편. 시즌에는 자원 봉사자들의 안내를 받으며 흰머리 독수리들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다. 독수리 관광을 갈 때는 망원경을 빠뜨리지 말고 꼭 챙겨야 한다.

가는 방법:

밴쿠버에서 출발해 99번 시 투 스카이 고속도로(Sea-to-Sky Highway) 북쪽 방면으로 가다가 스콰미시에서 약 6 킬로미터 지나 디포 로드(Depot Road)에서 좌회전하면 'The Brackendale Eagle Reserve'라고 써 있는 대형 사인이 보인다. 디포 로드를 따라 약 1킬로미터 정도 가면 거버먼트 로드(Government Road)를 만난다. 거기서 우회전해서 반 블록 정도 가면 브레이큰데일 아트 갤러리가 나온다. 거기서 지도와 독수리 관광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독수리 관찰 지역으로 가장 인기 있는 뷰포인트인 'The Eagle Viewing Dyke'에 가려면 스콰미시에서 맥도날드 레스토랑을 지나 99번 고속도로 휘슬러 방면으로 계속 가다가 가리발디 웨이(Garibaldi Way)에서 좌회전한다. 거기서 한 블록 정도 가서 T자 교차로 거버먼트 로드에서 우회전하면 오른쪽에 '이스터 실 캠프(Easter Seal Camp)'가 나온다. 그 건너편이 바로 목적지. 기타 정보와 관광 지도는 스콰미시 다운타운에 있는 관광정보센터(Visitor Information Centre)에서도 얻을 수 있다. (604) 892-9244.

<조은상 기자>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