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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억4000 좌파경력 없는 그, 김정일을 찬미하다

이석우 기자 yep249@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10-21 18:11

과학 사이트로 위장한 사이트를 만들어 놓고 김정일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글을 지속적으로 올린 민간항공사 기장 김모(44)씨는 항공대학을 졸업한 뒤 지난 1991년 입사, 2006년 기장이 됐다. 20년(비행시간 8833시간) 경력의 베테랑이고, 부인과 딸 2명을 둔 가장이다. 연봉은 1억4000만원 정도다.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김정일과 북한 정권을 찬양하는 열렬한 '종북(從北)주의자'였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조용한 성격의 믿음직한 베테랑 파일럿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그가 김정일을 찬양할 인물이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동료 기장 A씨는 "김씨는 매사에 조용한 편이었고, 북한을 추종하는 듯한 말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사이트를 만들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항공사 관계자들도 "김 기장이 일상생활이나, 술자리에서도 북한과 관련해 언급한 기억은 없다"고 했다.

 


 

이 사건 수사팀 관계자들도 "현재까지 수사에서는 김씨가 대학 시절 학생운동에 심취했거나, 좌파 시민단체 등에서 활동한 일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친북 활동을 비롯한 각종 범죄를 저질러 입건된 적도 없다.

그러나 사이버 공간 속 김씨의 모습은 180도 달랐다. 김씨는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 노작(勞作)' '주체시대를 빛내시이며' '빨치산의 아들' 등 북한 관련 문건과 북한에서 제작된 동영상 등을 600여건 올려 무작위로 전파했다.

경찰은 김씨가 이 같은 문건을 북한이 운영하는 대표적인 체제 선전 인터넷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에서 입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민족끼리' 사이트는 국내에선 차단돼 있지만, 외국에선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며 "기장인 김씨가 외국에 나가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에 접속해 자료를 다운 받은 뒤 국내에 반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과학 사이트로 위장해 北찬양 글 올려… 국내 모 항공사 기장 김모(44)씨가 최근까지 운영했던 종북 사이트 내 ‘자유토론’ 게시판 캡처 화면(왼쪽). 이적(利敵) 표현을 한 게시글들이 올라와 있다. 김씨는 ‘자유에너지개발자그룹’이라는 과학 관련 개인 홈페이지로 위장해 종북 사이트를 운영해왔다. /이석우 기자 yep249@chosun.com

김씨는 북한을 찬양하는 글을 창작해서 올리기도 했다. 김씨의 사이트에 올라 있는 '빨갱이가 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맞아죽을 각오, 얼어죽을 각오, 굶어죽을 각오…문득 술한잔 하다가 떠 오르길래"라고 적어 놓았다. 또 'SK(South Korea·남한)는 정치범수용소'라는 글에서는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는 담장과 철책이 없다고 하잖아…38선 남녘은 거대한 정치범 수용소, 스스로 깨닫길 바라고 있지"라고 써 놓았다. 한국이 오히려 정치범 수용소와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한 글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옹호하고, 찬양했다. 그는 "우리의 미싸일 발사시험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그것은 사회주의 조선의 축포였으며 회담진전에 큰 영향을 미치었다"고 썼다. 김씨는 또 지난 9월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인터넷 종북(從北) 카페 운영자 황모(43)씨가 재판을 받던 도중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이라고 외친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불굴의 기상, 신출귀몰한 전략"이라고 황씨를 칭송하는 글도 올렸다.

경찰은 김씨가 이메일로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 노작' 등 10여건의 북한 문건을 이모씨에게 보내면서 "보안법으로 단속될 수 있으니 다운받은 뒤에는 이메일 계정에서 반드시 삭제하라"는 글을 남긴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조만간 김씨의 신병을 확보해 김씨가 북한에 심취한 이유, 국내 좌파 단체와의 연관성 등에 대해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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