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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새해 희망을 쏜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12-31 00:00

2009년 기축년 소띠 3인의 새해 소망

2009년, 새해가 밝았다. 달력은 맨 첫 장부터 다시 시작되고, ‘새 옷’으로 갈아입은 사람들은 저마다의 꿈 혹은 결심에 대해 얘기한다. ‘올해에는 기필코 담배를 끊겠어’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좀 더 넓은 집으로 이사가야지’ ‘복권에 당첨됐으면 좋겠다’ ‘내년 겨울은 하와이에서 보낼 거야’ 등등, 사람들의 꿈은 각양각색이다.

기축년 새해, 올해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소띠들은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을까?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하지만 누구보다 소중한 꿈을 꾸고 있는 밴쿠버의 3인을 만났다.

37년생, 서예가 서정건씨 “올해도 지난 해처럼 여유롭고, 평안하길”

서정건씨는 서예가다. 환갑 가까운 나이에 밴쿠버에 늦깎이로 이민 온 후에서야, 본격적으로 서예에 입문하게 됐다. 하지만 그의 작업세계를 취미에 한정해서 바라보면 곤란하다. 서정건씨는 그 동안 성경을 필사해 세상의 주목을 받기도 했고, 자신만의 문집을 엮기도 했다. 조용하게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셈이다.

그에게서 노년의 외로움 따위를 찾는 건,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힘겨운 일이다. 서예라는 소중한 친구가 있기에 그의 노년은 외로울 틈이 없다. 오히려 풍족하다. 밴쿠버에서 그는 금전적 여유가 아니라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있는 그의 새해 소망이 궁금했다.

“나이가 들다 보니, 젊은 사람들처럼 무엇인가 반드시 해내야겠다는 마음 같은 것은 없어요. 그저 올 한 해도 이제까지 살아온 것처럼 건강하고 평안하길 바랄 뿐이지요. 기회가 된다면 좀 먼 곳으로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는 마음만 있을 뿐, 다른 특별한 계획 같은 것은 세워둔 것이 없습니다.”

서정건씨가 꿈꾸는 평안함은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한인사회 전체를 위한 하나의 기원이다.

“집값 폭락이다, 경제 위기다 해서 많은 사람들이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데, 올해에는 세간의 걱정이 조금이나마 줄어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긍정적으로 사고할 힘만 있다면, 어려운 일도 슬기롭게 극복해낼 수 있을 거라 믿어요.”

73년생, 최명희씨 (음식점 경영) “조급한 마음 버리고 좀 더 느리게 살 것”

로히드 한인타운에서 ‘푸른바다 횟집’이라는 음식점을 운영 중인 최명희씨는 지난 1년 동안 불경기를 실감했다고 말한다. 물론, 최명희씨만의 경험이 아니다. 지역이나 업종에 상관없이 ‘매출 감소’에 대한 하소연을 우리는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사업을 접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최명희씨는 순순히 물러서지 않고 위기극복을 위한 돌파구를 꿈꾼다.

“만약 저희 가게가 어려우면 다른 곳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해요.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열고, 한국사람들끼리 서로 도와야 한다고 봐요. 필요한 물건 등을 한인사회 내부에서 꾸준히 소비하게 되면 돈도 돌게 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좀 더 좋은 날이 올 수 있잖아요. 저는 새로운 이민자나 조기 유학생 엄마에게 주로 한인 가게를 소개해 줘요. 무엇보다 믿음이 가기 때문이에요.”

최명희씨 가족이 캐나다에 온 것은 지난 2000년이다. 처음에는 유학생 신분이었지만, 캐나다의 ‘초록’이 너무 마음에 들어, 이민까지 결심하게 되었다.

“이민 오기 전에는 ‘메뉴판닷컴’이란 회사에서 일했어요. 그곳에서 식당 메뉴 연구하고, 맛집 소개하고, 조리방법 개발에도 참여했지요.”

이른바 ‘맛 전도사’로 일했던 그녀는 이민 온 후에도 자신의 전공(?)을 충분히 살리고 있는 셈이다. 반면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남편 윤성열씨는 이민과 동시에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케이스다.

“원래 남편은 항공 정비사였는데,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주방 일을 배우게 됐지요. 남들 하는 것처럼 주방보조부터 시작했고,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주방장으로 일하게 됐습니다. 우리만의 가게를 갖게 된 건, 2년 전이에요.”

식당을 하는 즐거움 중 하나는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을 알게 된다는 점이다. 최명희씨는 손님들이 자신의 음식을 행복하게 먹어줄 때, ‘아, 그 집 정말 맛있지!’하는 얘기를 들을 때, 가장 행복하다.

“첫 해에는 장사가 잘됐지만, 지난 해에는 불경기 탓에 저희도 매출이 좀 줄었습니다. 경기가 좋지 않으면 많은 분들이 외식부터 줄이잖아요. 하지만 음식 맛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낙담하지 않아요.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좀 더 천천히 느리게 살다 보면, 언젠가는 경기도 회복될 거라 생각해요. ” 

아이들이 한글공부를 더욱 열심히 하고, 가족들이 올 한 해도 화목하게 지내는 것도 최명희씨의 또 다른 새해 소망이다.

85년생, 이승호씨 (캐네디언 타이어 근무) “자동차 정비기사 자격증에 도전할 터”

이승호씨는 겉멋 들지 않은 청년이다. 다른 사람들이 좋은 간판에 집착할 때, 그는 실속을 챙겼다. BCIT 자동차 정비학과를 졸업하자마자 ‘캐네디언 타이어’ 차량 정비파트에서 일을 시작했다. 4년제를 졸업한 친구들이 취직 걱정을 하는 사이, 그는 자신의 분야에서 차곡차곡 경력을 쌓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계획도 분명히 세워져 있고, 그 꿈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확실히 안다. “공부하기 싫어서 기술을 배웠다”는 그의 얘기는 지나친 농담처럼 들린다.

“2006년에 졸업했는데, 바로 직장을 잡게 됐습니다. 누구보다 부모님께서 기뻐해 주셨지요. 효도했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손으로 하는 것, 그러니까 기술 쪽으로 관심이 많았어요. 그것이 BCIT를 선택하게 된 이유지요.”

영어가 완벽하지 않은 새 이민자나 1.5세대들에게 이승호씨는 기술 공부를 권한다. 보통 회사에서는 관리자로 승급할수록 언어 장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데, 기술자들은 자신의 능력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가 좀 더 좋은 딜러샵 같은 데서 일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고, 자신만의 정비소를 갖고 싶은 꿈도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돈보다는 먼저 제 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속한 분야에서 우선 능력으로 인정받고 싶습니다.”

대학 졸업 후 4년간 현장 경력을 쌓게 되면 기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이승호씨가 2009년의 첫 번째 목표로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이 기사 자격증이다. “돈보다는 우선 마스터가 되고 싶다는 것’ 그가 밝힌 당찬 새해 포부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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