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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3)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8-22 00:00

자공이 스승 공자에게 물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좋아하는 사람은 어떻습니까?” 공자가 답했다. “좋은 사람이라 할 수 없다.” 자공이 다시 스승에게 물었다. “그러면 마을 사람들이 모두 미워하는 사람은 어떻습니까?” 공자가 답했다. “그 역시 좋은 사람이라 할 수 없다.”

논어에 나오는 공자와 제자 자공의 대화다. 얼핏 들으면 공자의 답변은 매우 모호하다.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다. 공자는 사람들이 모두 좋아하는 사람과 모두 미워하는 사람 양자 모두를 경계했다. 한 쪽은 마을 사람 모두로부터 호감을 사려 한다. 대중의 비판을 두려워하는 심약함이 문제다. 다른 쪽은 독선적 자세를 지녔기에 역시 거리를 두었다.

이 스승과 제자의 대화에는 중용사상이 담겨 있다. 어느 극단에도 치우치지 않고 양쪽 모두를 아우르는 넉넉함이 엿보인다. 넉넉함은 어진 마음을 낳는다. 인(仁)이 무엇인가라는 제자의 물음에 공자는 선뜻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고 답했다. 공자의 사상은 이처럼 따뜻하다.

베이징 올림픽은 “멀리서 벗이 찾아 오니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공자의 말로 개막식을 시작했다. 인류의 제전인 올림픽의 인사로 이보다 더 적절한 말도 찾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베이징 올림픽을 찾은 벗들은 결코 즐겁지 않다. 개최국 중국 국민은 즐거울지 모르지만.

중국은 지나치게 힘을 과시하려 들었다. 금메달을 최대한 따내 미국을 앞서겠다는 마음이 과했다. 그러다 보니 곳곳에서 불만을 샀다. 중국의 애국(?) 심판들은 물불 가리지 않고 자국 선수에 유리한 판정을 내린다. 오죽했으면 한국 배드민턴 선수들이 중국 선심을 가리켜 ‘특공대’라는 표현을 쓸까.

자국 선수의 금메달의 가능성이 없으면 관중도 없다. 남자 육상 110m 허들에서 올림픽 2연패를 노리던 중국의 영웅 류샹이 부상으로 기권하자 수만 관중이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그 모습은 미국 선수들로부터 “마치 전쟁이라도 난 것 같았다”는 비아냥을 듣기에 충분했다.

종교적 배타성도 거론됐다. 올림픽 선수촌 종교센터에는 외국어에 능통한 중국어 종교인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하나 같이 종교 행사에 서툴다. 모두가 자원봉사자 학생들인 탓이다. 미국선수단은 추도식을 위해 중국 당국의 허가를 받고서야 외부에서 목사를 데려 올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중국은 행여 반정부 시위가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철저히 차단했다. 올림픽 기간 동안 언론이 부정적 보도를 못하게 통제했다. 그도 모자라 혹 시위장면이 중계될까 여자 마라톤 경기를 생중계하지 않았다. 통제실에서 5초 동안 화면을 잡아 놓은 후 방송으로 내보냈다. 올림픽 사상 찾기 힘든 딜레이 방송이다.

공자는 “멀리서 벗이 찾아 오니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라고 한 다음 바로 “사람들이 알아 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으니 어찌 군자가 아니겠는가” 라고 했다. 하나 중국은 남들이 알아주기를 채근한다. 개혁 개방 이후 한층 완력이 더해진 중국의 힘을 지나치게 과시하려 든다. 그런 용렬함 가지고는 결코 진정한 대국이 될 수 없다.

바다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은 물을 말하기 어렵다. 서예가들이 즐겨 쓰는 맹자의 말이다. 중국은 황하의 격류를 자랑했지만 심연(深淵)의 아득함을 보여 주진 못했다. 양자강의 길이를 과시했을지는 모르지만 대양(大洋)의 망망(茫茫)함에는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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