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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영, 매달보다 값진 투혼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8-12 00:00

너무나 아쉬웠던 이배영, 혼신의 역도

용상 3차 시기에서 실패한 뒤 바닥에 길게 쓰러졌다. 4년을 기다린 보람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바닥에 완전히 쓰러질 때까지 바를 손에서 놓지 못했다.

12일 중국 베이징 항공우주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역도 69kg급 경기에 출전한 이배영. 그는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같은 체급에서 은메달을 따고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노렸지만, 급작스러운 불운에 분루(憤淚)를 삼켜야만 했다. 하지만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그의 도전은 보는 사람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이배영은 앞서 진행된 인상에선 1차 150kg, 2차 153kg, 3차 155kg을 연속으로 들어올리며 한국 신기록을 수립했다. 인상 기록만으론 이날 합계에서 금메달을 딴 중국의 랴오우히에 이어  2위였다.

이날 오후 9시30분에 속개된 용상 1차 시기에서 다시 바벨을 잡은 이배영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가볍게 184k의 바벨을 가슴까지 들어올린 뒤 머리 위로 바벨을 들어올리는 순간, 보는 사람들은 가슴이 철렁했다. 그가 장딴지 경련으로 쓰러져 버렸기 때문. 경기 진행 요원의 응급 치료 후 경기장을 나가는 이배영은 다리를 절룩거렸다.

보는 사람들은 과연 그가 다시 경기에 나설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지만, 이배영은 2차 시기 때 오히려 2kg을 늘려 186kg에 도전했다. 하지만 이배영은 바벨을 무릎까지 들어올린 뒤 다시 주저앉았다. 장딴지 경련이 도진 것이다. 경기장을 나가는 이배영의 모습은 1차 시기 때보다 더 안 좋아보였다.

1분여 뒤 3차 시기 도전을 위해 경기장에 오른 이배영은 바벨을 잡기 직전 머리 위로 손뼉을 치며 기합을 넣었다. 평소보다 긴 시간을 보낸 뒤 사력을 다해 바벨을 가슴까지 들어올렸지만, 잠시 뒤 무릎을 꿇으며 주저 앉으 뒤 바닥에 길게 쓰러져 보는 사람을 안타깝게 했다.

한동안 바닥에 누워있던 이배영은 바닥을 내리치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아테네 올림픽 시상대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환한 웃음을 보였던 이배영.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아테네의 한을 풀기 위해 독한 마음으로 훈련을 했던 그로선 아쉬움이 컸지만, 다시 일어나 손을 흔들며 관중들의 격려에 답했다.

이배영은 베이징으로 떠나기 전 "역도라는 말에는 '길 도(道)'자가 들어간다. 즉, 역도(力道)는 힘이 들어가는 수행"이라며 "힘뿐만 아니라 성품까지 가다듬는 운동이 역도"라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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