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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글픈 노동절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9-07 00:00

지난 9월 3일은 노동절이다. 근로자를 위한 기쁜 이날, 아직도 캐나다 전역에서는 최저임금과 최저생계비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수많은 극빈근로자들이 있다. 진보적 성향의 일간지 토론토 스타는 사설‘No celebration for working poor’를 싣고 노동현실을 개탄했다. 신문은 150만명을 헤아리는 극빈근로자 가정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촉구했다. 시간당 최저임금을 올리고 고용보험의 혜택범위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임시직 근로자의 기본적인 노동권과 임금 체납문제 해결을 위해서 적극 나서라고 주장했다. 아래는 사설의 요약이다.

9월 첫째주 월요일은 근로자의 날이다. 이날은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 일하고 있는 노동자를 위한 기념일이지만 현실은 결코 기쁘지 않다. 오히려 노조가 줄고 제조업의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다는 소식이 넘쳐난다.

또,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일부 극빈근로자들은 저임금 착취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일만해도 그렇다. GM 자동차는 오샤와의 트럭공장에서 12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게다가 온타리오에서만 최근 1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는 슬픈 소식도 있다.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할 때 올해도 예년과 크게 달라질 것이 없어 보인다. 정치계에서도 제조업체 일자리 감소에 대해 별다른 조치가 없고 65만명에 이르는 극빈 근로자는 곤경에 처해있다. 어렵고 힘들게 일하지만 절대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다. 가족들까지 더하면 전체인구는 150만명을 헤아린다. 이들 중 3분의 1은 18세 이하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어야 마땅하다. 이에 기초해 온타리오 정부는 시간당 임금을 2010년까지 단계적으로 최고 10.25달러까지 인상하기로 했다. 지금보다 약 28%가 오른다면 수많은 근로자의 빈곤탈출에 보탬이 될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캐나다 전역에서는 시간당 8달러 미만의 임금을 받는 근로자가 많다.

고용상태가 불안정한 임시직, 계약직 근로자의 수가 늘고 1인 사업자도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최저임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근로자연금이나 단체의료보험 혜택도 받지 못한다. 직업을 잃어도 고용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다.

최근 새로운 일자리를 얻은 사람의 4분의 1은 임시직이다. 1989년 10명중 1명꼴에 비해 크게 늘었다. 토론토 스타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일부 업체는 임시직 근로자에게 휴일근무수당 같은 기초적인 급여도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용증가를 이유로 정규직 근로자 고용자체를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봄부터 온타리오 정부는 모든 고용기관은 반드시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의회는 근로기준법상의 60세 근로조항을 임시직까지 확대 시행하는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조치는 최소한의 근로 기본권 보호를 위해서도 필요한 사항이다.

또 다른 문제점의 하나는 임금 체납이다. 주정부는 근로자 안전을 위한 심사관 20명을 지명했으며 임금 미지급 또는 적체업체에 360만달러의 벌과금을 물게 했다. 전체 근로작업장의 1% 수준에 불과한 심사관은 더 늘리고 위반 업체에 대한 범칙금을 더욱 높여야 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연방정부는 저소득 근로자도 고용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규정을 재정비해야 한다. 최저생계비수준의 극빈 가정에 대한 지원도 적절한 수준까지 끌어 올려야 할 것이다. 정부가 나서 이들의 생활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이 풍요로운 나라에서 영원한 2등 국민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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