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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귀속에 벌레가 살아요 2024.04.30 (화)
이정순 /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회원, 동화작가
위잉잉!“뭐야! 기분 나쁘게.”나는 이어폰 볼륨을 좀 더 높였다.‘바보야, 그래가지고 들려? 더 높여야지!’뒤돌아보았다. 아무도 없었다.‘이상하네? 녹음할 때 잡음이 들어갔나? 내 귀가 잘못됐나?’나는 이어폰을 뽑고 면봉을 찾아 귀를 후볐다.‘아악! 하지 마!...
[기고] 벌거숭이 산 2023.12.04 (월)
동화작가 이정순 / 사)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캐나다 로키에는 세 자매 봉이 다정하게 솟아있습니다. 요정이 살 것 같은 아름다운 산입니다. 세 자매 봉에는 일 년 내내 하얀 눈이 덮여 하늘에 닿을 듯했습니다. 하지만,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세 자매 봉 꼭대기에는 더 이상 눈이 없습니다. 이제 세 자매 봉은...
[기고] 아빠가 있어 좋아! 2023.06.05 (월)
이정순 / (사)한국문인협회 캐나다 밴쿠버지부 회원
2학년 2학기가 끝나갈 무렵이었다. 한밤중에 엄마는 나를 깨워 황급히 옷을 입혔다. 잠이 덜 깬 채 엄마 손에 이끌려 밖으로 나왔다. 겨울바람이 쌩쌩 불었다.“에취! 추워!”며칠 집에 오시지 않던 아빠가 어둠 속에 서 있었다. “아빠!”나는 달려가 아빠 품에...
[기고] 소똥 2022.11.21 (월)
이정순 /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따뜻한 방에 있다 갑자기 밖에 나와서 그런지 으스스 한기가 들었다. 더군다나 땅에 떨어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치는 바람에 정신이 아찔했다. 요즈음은 시골길도 흙이라곤 찾아 볼수 없이 온통 시멘트로 포장되었다. 소는 간혹 불만을 터뜨렸다.“전에는 아무...
[기고]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 2021.12.14 (화)
이정순 / (사)한국문인협회 캐나다 밴쿠버지부
“Hi, My name is Seung li Park, I’m from Korea. 나는 영어를 조금밖에 못 해. 너희들의 도움이 필요해.도와줄 거지?”나는 더듬거리며 겨우 인사를 했다. 유학 오기 전부터 이 문장을 달달 외웠다. 막상 아이들 앞에 서니머릿속이 하얘져 발음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멋있게...
[기고] 할머니의 색동주머니 2021.01.25 (월)
이정순  /  사)한국문협캐나다밴쿠버지부 회원오늘은 새해이기도 하지만 우리에게는 특별한 날이에요. 우리 가족은 컴퓨터 화상으로 미팅을 하기로 했거든요, 우리 가족이 다 모이면 열 명이에요. 그렇게 가족이 많냐구요? 네! 우리는 가족이 많아...
[기고] [동화]21세기 고려장 2020.10.14 (수)
이정순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나 집에 가고 싶다. 애비야!”텔레비전에서 할머니의 애처로운 목소리가 흘러나왔어요. 어떤 아저씨가 할머니 손을 거세게뿌리치고 요양병원을 빠른 걸음으로 나오고 있었어요.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뒤따라 나왔어요.“요즈음 요양병원이 고려 시대 고려장...
이정순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악! 엄마!”갑자기 누나가 소리를 질렀어요. 집안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큰엄마 큰아빠 모두가놀라서 달려 나왔어요.“하나야, 왜 그러니?”큰엄마는 신발도 신지 못하고 달려 나왔어요. 누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있었어요.“누나! 지렁이야. 지렁이는...
[기고] 하느님은 아시죠? 2020.04.13 (월)
이정순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일주일 후면 마더스 데이에요.”오늘 킨더가튼 선생님이 말했어요.지니는 엄마한테 무슨 선물을 해야 할지 생각해 봤어요. 근데 걱정이에요. 지니한테는 돈이 하나도 없었거든요. 지난번에 제이슨이 가지고 있는 토마토 열쇠고리가 갖고 싶어 엄마한테...
[기고] 하얀 눈썹 2020.01.16 (목)
이정순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 지부
“하나야, 오늘 저녁에 잠을 자면 안 되는 거 아나?”“왜 잠을 자면 안 되는데요? 할아버지.”우리 가족과 사촌 아이작 가족은 일 년에 두 번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서 만나요. 우리 집은 밴쿠버고, 사촌 아이작은 온타리오 킹스턴에 살아요. 할머니 할아버지 댁은...
[기고] 사과가 지구라면 2019.11.04 (월)
이정순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좋은 아침! 이번 여름은 무척 더웠는데, 다들 건강하게 잘 보냈지?”선생님이 반갑게 인사를 하며 물었다. 친구들 얼굴이 모두 까맣게 타 있었다. 선생님 얼굴도 해수욕장을 다녀오셨는지 아프리카 사람처럼 까맸다. “아니요. 우리 집은 에어컨이 고장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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