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    캐년 시티에서 쉽 캠프까지 잘 자고 일어났다. 평정심 덕분일 줄 알았더니 모기 램프 덕분인 듯. 둘러 메지도 못할 만큼 짐을 많이 꾸려 걱정스럽던 팀원의 배낭에서 나온 램프가 텐트 앞에 놓여있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 조금 불편해도 묵묵히 따라주는 팀원들과의 남은 일정이 훈훈할 듯.  7월 23일, 트레일 이틀째 아침은 흐릿하다. 기상예보는 하루...
김해영 시인
-트레일 헤드에서 캐년 시티 캠프장까지여름산에서 모기와 블랙플라이, 덩치 큰 호스플라이까지 가세를 한 모기 군단을 만나면 당해낼 장사가 없다. 오죽하면 화이트 패스를 넘던 말들이 모기에게 물려 수 천 마리 떼죽음을 당한 후 칠쿳 트레일로 경로를 바꾸었을까? 오늘 아침 클론다이크 하이웨이를 올 때 들여다 본 데드호스 밸리(Dead Horse Valley)가 떠오른다. 그러나 칠쿳...
김해영 시인
-    화이트호스에서 다이아 트레일 헤드까지 7월 22일, 5시부터 일어나 아침을 먹고 간식까지 챙긴 후 짐을 꾸린다. 떠나기 전 매직펜으로 계단 턱에 “유콘 강과 더불어 흐른다, 오늘도... ."라는 문구와 넷의 이니셜을 남기고 사진 한 컷. 먼저 다녀간 한국 투숙객들이 부엌 대들보에 남긴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메모도 찰칵. 그리고 아듀스! 걸어서 십 분...
김해영 시인
  비씨 주에서 고개를 들면 올려다 보일 것 같은 유콘 테리토리 수도, 화이트호스에 도착한 시각이 오후 9시 30분. 전에는 오로라를 보러 겨울에 왔는데, 오늘은 백야의 여름밤을 만난다. 예나 지금이나 화이트호스는 환하고 밝다. 사람보다 야생동물이 더 많다는 유콘답게 몇 안 되는 사람끼리 서로 눈 맞추며 발걸음 나란히 공항을 빠져 나간다. 초를 다투는 미래의...
김해영 시인
 칠쿳 트레일(Chilkoot Trail),그 군둥내 나는 이름을 들은 지 7년만에 ‘노스 익스플로러(The North Explorer)’팀을 꾸려 백야의 나라로 향한다. 2005년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 노상에서‘칠쿳’이라는 이름을 들었다. 그 이름이 고리타분해서 마치 선사시대 유적지같았다. 파보면 보물이 나올 듯한 느낌이 들어 마음이 쏠렸으나 선뜻 나설 수 없었던 건 유콘과 미국 알라스카에 걸쳐있어 ‘너무나 먼 당신’이었기 때문이다. 그후 그리 오래 묵혔으니...
김해영 시인
현재 밴쿠버에는 몇 개의 한국어 학교가 주말(토요일)에 운영된다. 일주일 동안 열심히 학교/직장에 다니다가 토요일 새벽같이 일어나 학교에 와서 한국어 공부를 하고 정오쯤 귀가를 한다. 학생과 부모 똑같이 힘들다. 왜 그럴까? http://careers-in-business.com/hr.htmhttp://careers-in-business.com/hr.htm우물우물 한국말 잘 하는 애들인데 느긋한 주말을 즐기지도 못하게 이리 성화를 부릴까? 한국어를 학교까지 가서 굳이 배워야 할 필요가 있을까? 있다. 한국인인 이상...
김해영 시인
출퇴근길에 늘 눈길을 끄는 곳이 있다. 삭막한 네모 건물 사이에 팔각정 같은 학교 건물, 훌쩍 넓은 운동장 가 정글짐에 풍선처럼 매달린 어린아이들, 그리고 그들이 뿜어내는 초록 웃음… .성 프란시스 재이비어 학교(St. Francis Xavier, 밴쿠버 이스트 1번가에 자리한 Mandarin Immersion School)를 지나칠 때마다 부럽다 못해 심통이 났다. 왜 중국어 이머전 스쿨은 있는데 한국어 이머전 스쿨은 없지? 중국 아이들은 잘 닦인 신작로를 달리고 있는데 우리 아이들만...
김해영 시인
남의 나라에서 사는 어려움 중 가장 큰 게 말 못하는 서러움일 것이다. 들어도 못 듣고 알아듣고도 선뜻 맞춤한 대답을 못해 속상하기 짝이 없다. 남의 나라이지만 내 나라처럼 활개치고 사는 방법이 있을까? 있다. 내가 영어를 배워 완벽하게 구사하는 것이다. 이 나이에? 아무리 잘 해도 폼나게 영어로 말하다가 꼭 어느 대목에선 “What?” 소리 듣는데? 저나 나나 똑같이 발음하는 것 같은데 악센트 하나 틀려 못 알아들으면 분통 터진다.그러니 영어...
김해영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