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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평한 세상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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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24-05-07 14:36

이은세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머리 희끗하고 멋지게 수염 기른 캐네디언에게 연령 구분을 못해 실수를 할까 방책으로 "Sir !" 를 붙이면 기겁을 하며 노인이 젊은 자기들을 놀린다고 한다.

그 바람에 곧 70살이나 되는 내 자신에 놀라게 된다. 홍역으로 학교를 못 가 아버님이 양띠로 한 살을 줄여 놓으셨다. 덕분에 훗날 다시 큰 병 고를 치르고 나선 첫해 생일 무렵 나이 제한을 턱걸이로 넘어 방송에 입사를 할 수 있었다. 그 후 늘 머리 속으로는 새로 사는 나이를 헤아리게 되었다.

대개 몸은 할배라도 마음은 청춘이라고 하지만, 내 게는 올해가 세상 맛과 멋을 알만한 새로 먹은 지천명의 40살이다.
우여곡절을 다 겪고 "종심"의 의미를 아는 70 살 할배가 진짜이다. 예전의 고희가 아니라 100세 시대의 노인 초년생이 더 어울리는.

우리 세대들이 거의 비슷했겠지만, 전후 힘든 고비 고비 잘 넘기며 별나게 살아 온 험난한 세월이었다. 어설픈 노인이 된 지금 되돌아 보면 당시에는 힘겹고 아픈 삶이었지만 나름 큰 복이었고, 아름다운 추억이다.

한심하고 딱한 이들의 "공평한 사회 !!!"를 명분으로 역적까지 하는 외침에 40살 열정으로 부글부글 끓는 마음이 편하지 않다. 마음을 애써 진정 시키느라 노을, 꽃, 새...등 사진을 찍으며 달래고 또 달랜다. 화가 나면 숨이 차서 살자고 뛰어야만 하는 달리기도 못해......

일제와 6.25의 참담한 세월에서 벗어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누리는 풍요에 감사할 줄 모르고 베짱이처럼 살면서 공평한 세상을 만들자는 명분으로 공산주의를 끌어 들이려는 짓이 사기로 보이는 것은 종심의 나이 탓일게다.

공자께서 나이 70은 세상을 마음에 따라 살아야 하는 '종심'을 아는 나이라 했는데, 그 마음 씀이 바르고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는 바탕 위에서다.
쇠락한 전제 군주 국가의 몰락으로 나라를 잃고, 연합군의 도움으로 겨우 해방되었지만, 얼빠진 백성들이 의미도 모르고 찬양한 공산주의의 침략으로 얼마나 많은 희생과 손실을 감수해야 했는가?

피땀 흘려 일한 이들의 공으로 조금은 먹고 살만 해졌다고 '인간 다운 세상의 꿈'으로 시작한 민주화 운동은 시대의 흐름이요, 정의였다.
그걸 부정할 국민은 없지만 민주화가 실현되고도 생활 형 민주화 운동과 변종 공산주의 주체 사상을 추종하며 변질되어 간 것에는 적어도 국민의 과반은 찬성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공평한 세상을 만들자며, 전 세계에서 가장 못살고 인권은 고사하고 식량조차 없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나 생존권에는 애써 관심을 회피하는 민낯 때문에 더 더욱......

공평한 세상이 자신들의 권력과 부를 위한 생계 수단이며, 그를 위해 주적인 북한 정권의 권력에 매국을 하는 반역을 감추는 가면으로 쓰이고 있다.
남들 보다 열심히 배우고 일해서 번 돈을 빼앗아 공평한 세상을 만들자는 것은 아직 인간으로 제대로 진화조차 못했지 싶은 자들의 헛꿈일 것이다.

바른 마음으로 열공 하여 단 한 뼘이라도 우리 노력으로 공평한 세상을 신명 나게 만들어 가는 기쁨이면 몇 살을 살던 아무리 힘들어도 더 바랄게 없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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