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칙 해석 서로 달라··· 분쟁 가능성
밴쿠버 노인회의 갈등이 2년 동안 해결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인회도 신임 회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하면서 분규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제45대 밴쿠버 한인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정기총회가 24일 오전 10시 밴쿠버 한인회관 대강당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오전 10시쯤, 본인이
적법한 노인회장이라고 주장하는 이영숙 목사와 노인회 일부 회원 등 약 40명이 회관 대강당으로 입장해
이날 한인회 가입 후 회장 투표에 참가하겠다고 하면서 긴장은 고조됐다. 가입서와 회비를 들고 가입을
받아달라는 측과 총회 당일 선거를 위한 회원 가입이 어렵다는 한인회 현 임원단은 서로 언쟁을 벌였다.
그리고 심진택 회장을 비롯한 44대 한인회 임원진은 절차에 의해 가입이
인정된 회원들만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고 주장하자, 당일 회원 가입을 하려는 이들은 이는 한인회 정관에
어긋난다며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노인회 갈등의 한 축인 김봉환 전 노인회 부회장, 이영숙 목사를 비롯한 몇몇 노인회원들과 심진택 회장, 정택운 전
한인회장, 김진욱 선거관리위원장 사이에서는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결국 심 회장은 한인회칙에 의거해 정족수 미달로 오는 1일 오전에
총회를 재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에 반대하는 이들은 정족수가 이미 채워졌다고 주장하며 자체적으로 총회를
진행했고, 결국 송성분 써리 한국어학교장을 회장으로 선출했다.
심 회장 등 제44대 한인회 임원진과 송성분 교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출한 측은 서로가 적법적으로 총회를 치렀다고 주장하고 있고,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한인회원과 정족수
등에 관련해 한인회칙 해석이 각기 달라, 논란은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랜 갈등을 벌였다가 정상화됐던 한인회가 4년 만에 다시 내분에
휩싸일 위기에 처한 것이다.
밴쿠버 한인사회에 정통한 한 인사는 “양측이 서로 양보를 하면 진다는
생각이 팽배해 보여, 갈등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 같다”며
“노인회에 이어 한인회에서도 분쟁이 발생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양측은 오는 1일 한인회관에서 각기 총회와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회관 건물이 지난 25일 발생한 화재로 행사 개최가
어려워지면서, 양측은 대체 장소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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