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왼쪽)와 에린./BBC
데이브(왼쪽)와 에린./BBC

“이봐요, 여기서 뭘 하시는 건가요?”

“저요? ‘덤스터 다이빙(Dumpster Diving)’ 중인데요”

이는 미국의 14년차 잉꼬부부 데이브와 에린이 쓰레기통에서 처음 만났을 때 나눈 대화다. 두 사람은 쓰레기통에서 사용할 수 있을 만한 물건들을 찾는 행위인 덤스터 다이빙을 하다가 만났다. 이 활동을 통해 찾은 물건을 팔아 수익을 얻기도 하는데, 이는 우리나라에서 불법 취득행위로 간주된다. 하지만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재활용 등의 취지로 인정돼 활동이 가능하다.

부부가 쓰레기통에서 발견한 책들./Love in the Dumpster 페이스북
부부가 쓰레기통에서 발견한 책들./Love in the Dumpster 페이스북

BBC는 미국 뉴욕주 버펄로에 사는 이들 부부의 사연을 15일(현지 시각) 소개했다. 부부가 지금까지 2000달러(약 260만원) 상당 러닝머신, 850달러(약 110만원) 상당 이탈리아제 에스프레소 기계, 기타와 같은 악기 등을 찾아냈다. 이들은 주운 책으로 컨테이너 2개를 가득 채우기도 하고, 포장도 뜯지 않은 새 물건들을 발견하기도 했다고 한다.

부부는 ‘찾은 물건들 중 가장 말도 안 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수십 개의 잭나이프와 탄창이라고 답했다. 부부는 잭나이프를 23개 발견했는데, 누군가가 이를 250달러(약 32만원)에 사갔다고 말했다. 또 실제 총과 유사한 총기 모형을 찾기도 했다고 한다. 부부는 찾아낸 물품이 진짜 총인 줄 알고 당황했다면서 “알고 보니 이산화탄소 가스를 활용해 발사하는 비비탄총이었다. 아직 실제 총기는 발견한 적이 없다”고 했다.

부부가 ‘덤스터 다이빙(Dumpster Diving)’을 하면서 발견한 가구들./Love in the Dumpster 페이스북
부부가 ‘덤스터 다이빙(Dumpster Diving)’을 하면서 발견한 가구들./Love in the Dumpster 페이스북

두 사람은 쓰레기통을 뒤져 찾아낸 물건들을 수리한 후 중고 시장에 판매 또는 기부하거나 직접 사용한다고 한다. 이를 통해 벌어들이는 월 수익은 3000달러(약 392만원) 정도다. 에린은 한 매체에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거래하고 있다”며 “우리는 직접 찾은 물건을 보다 싼 가격에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거래가 성사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끝으로 에린은 “‘지금까지 쓰레기통을 뒤져 찾은 것 중에 가장 최고인 것은 무엇이냐’고 사람들이 물을 때마다 나는 ‘내 남편’이라고 답한다”고 말했다. 데이브 역시 “비슷하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