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Plateau Lodge (고원별장) in Hoover Lake, B.C

김혜진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2-08-29 08:44

김혜진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상)


  밴쿠버에서 4시간 여 코퀴할라 하이웨이( Coquihalla Highway )를 달리면 독특한 사막 지형인 캠룹스( Kamloops )에 도착한다.

그 소도시의 Jamieson Creek turnoff (Jameson Creek Forest Service Road)에서 시작되는 흙 먼지가 안개처럼 앞을 뒤덮는 비 포장도로로 한 시간 여 가면 차를 주차할 수 있는 넓다란 공간이 나온다. 그곳에 주차한 후, 백 팩을 짊어지고 트레일 코스로 20여 분 내려가서 호수의 언저리 가운데서 배를 타고 또다시 20 여 분 노를 저어야 도착하는 곳, 그곳은 덩그러니 주위에 아무것도 없이 후버 호수만이 감싸고 있는 Plateau Lodge (고원별장)이다. 온전히 태양열 (Solar Power System)로 전력을 대체하고 프로판 가스를 사용하는 곳으로 2009 년에 재건축을 했다.
10 여 년 이웃인 친절하고 다정한 옆집 변호사 아저씨, 브라이언. 그의 배려로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 제일 좋은 방에서 우리 부부는 2박 3일 간의 휴식을 가질 수 있었다.

첫날은 여정의 피곤함에 지치기도 하고 무더워서 늦은 오후에 호수에 들어가 수영을 했다. 도크 (Dock) 바로 앞의 물이 어찌나 맑은 지 엄청난 수의 작은 물고기 떼가 헤엄치고 있는 것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새끼 무지개 송어 떼와 함께 수영하다니 참 행운이다.
우리보다 먼저 온 게스트들을 호수 반대편 언저리까지 작은 배로 노를 저어 태우고 주차 장소까지 트래일을 안내하고 다시 돌아온 브라이언 아저씨. 오는 길에 산불에 망가진 트레일이 위험하지 않도록 발에 걸리는 돌을 치우고 가지를 쳐내며 손보고 고령에도 지친 기색이 없는 그의 열정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숯 검정 묻은 손과 옷도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
아저씨를 위해 준비해서 짊어지고 온 양념 갈비를 바베큐 그릴에 구워 조촐하지만 정성스러운 식사를 준비했다. 아저씨의 조카 코리 (Cory)도 함께 다들 연방 맛있다며 잘 드시는 모습이 흡족했다.


캐빈으로 오는 길에 마주한 트레일은 작년의 전례 없는 초대형 산불로 새까맣게 숯처럼 변해버린 참담한 모습이 사뭇 충격적이었다. 1년 여 만에 산불의 화마가 스치고 간 그 자리에 숲은 자연의 놀라운 치유력과 끈질긴 생명력으로 바닥을 온통 연 초록 카펫을 깔아 놓은 듯 회복하고 있었다. 신비로운 자연의 힘 앞에 감탄사밖에 나오지 않았다. 아저씨도 코로나와 산불로 지난 2년 동안 이곳에 오지 못했다고 했다.
최근 7월 중순, 호주에서 매년 여름 방문하는 딸과 사위, 손녀와 손자 그리고 다른 세 딸과 아들 가족을 포함한 대 가족이 오랜만에 일주일 간의 오붓한 휴가를 즐겼다 한다. 아저씨의 아버지는 영국인, 어머니는 프랑스인 혈통이다. 어릴 적 11살까지 유콘 준주 (Yukon)의 군영 (Military camp)에서 자랐다. 아버지가 1942년 알라스카 하이웨이 건설에 한몫을 담당했다. 1942년 3월에 공사를 시작해 그해 11월에 완공해서 8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데 총 길이 2,232km의 2차선 도로를 그렇게 단기간에 건설했다는 것이 지금도 놀랍고 믿기지 않는다.

그 이후 아저씨네 가족은 밴쿠버로 이주해 왔고, 아버지가 광산 사업을 하셨다고 한다. 옆집 변호사 아저씨는 세계적으로 크고 유명한 법률 회사의 파트너 변호사로 지금도 현역으로 열심히 세계를 누비며 일하신다.
우리가 처음 작은 일 식당을 인수했을 때 임대 계약을 꼼꼼히 훑어봐 주셨다.
얼마 전 작년의 물난리로 인한 보험 건에도 아낌 없는 조언과 직접 보험 회사 담당자와 여러 차례 연락하시고 우리에게 불이익은 없는지 하나하나 살펴 주시고, 필요한 조처를 해 주신 고마운 분이시다. 가까운 옆집 이웃을 가족처럼 무료 봉사해 주시는 그런 따뜻한 분이시다.

특히나 호주에서 매년 방문하는 딸 네 가족이 우리 스시를 무척이나 좋아해서 몇 차례 씩 가족이 함께 오셔서 식사를 즐기곤 한다. 올 때마다 가족이 늘어나 있고, 아이들이 얼마나 빠르게 예쁘게 성장하는지 그걸 지켜볼 수 있는 것도 큰 기쁨이다.
옆집 브라이언 아저씨가 2009년에 새로 지은 본관은 3000 sqft가 넘는 2층 건물이다. 작은 오두막까지 합치면 30여 명이 넘는 인원이 숙식 할 수 있는 시설이다. 건물 자재와 식료품 등 필요한 것들은 모두 헬기로 운송한다. 아저씨가 별장 구석구석, 캐빈 하나하나 안내해줬다. 호수의 물을 파이프로 끌어와 채워 놓는 커다란 물 탱크며, 오수 시설 등등… 건물 안에는 친구들과 손님들이 남긴 의미 있는 기념품으로 넘쳐 난다. 그것들을 하나하나 사진 찍고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둘째 날 아침 나절, 낚시를 했다. 후버 호수를 한 바퀴 돌며, 처음 경험하는 낚시에 흥분되고 설렜다. 생전 처음 낚싯대를 잡은 엉성한 손놀림을 물고기들이 알기라도 하듯이 두어 번 입질을 하고는 달아났다. 처음부터 무얼 낚겠다는 기대를 안해서인지 서운하지 않았다.
마냥 좋았다. 아담한 후버 호수의 일렁이는 물 빛의 변화에 마음을 온전히 빼았겼다. 호수의 물 색이 원래는 투명한데 빛과 주변 장소의 모습이 비쳐서 물의 색이 달라 보인다고 했다. 숲의 나무들이 반영된 초록색 호수, 하늘빛이 반사된 파란색 호수, 낙조의 오렌지 빛으로 물든 노을 색 호수 ... 후버호의 물 색이 좋아서 떠나기가 싫어라. - (하)편에 계속됩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프랙탈 2024.06.07 (금)
“오늘의 헤드라인 뉴스입니다. 어제 오후, 속칭 <버뮤다 연쇄살인>의 여섯 번째 희생자가, 다섯 번째 희생자 이후 불과 7주만에 발견되면서 사회를 다시 충격에 빠뜨린 가운데, 오늘 경찰은…” 고준호 씨는 인상을 찡그렸다. 그는 양손으로 뼈채 들고서 발라 먹던 고기를 잠시 내려놓고, 왼손 약지와 새끼손가락으로 TV 리모컨을 집어올려 홈쇼핑으로 채널을 돌려 버렸다. 고기를 먹으면서 연쇄살인 어쩌구 하는 얘기를 듣기에 고준호 씨의...
곽선영
이민자의 특징 2024.06.07 (금)
  ‘동양의 도학은 약육강식을 부도덕이라고 하지만 서양의 철학은 이기는 자만이 생존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 글을 인용한 것은 과거엔 이민을 운명, 팔자, 역마라 치부했다면 현재는 용기 있고 강한 자의 결단과 도전이라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민의 방법은 초기엔 간호사나 재봉사 등의 기술이민이 주였다면 지금은 독립이민, 기술이민. 투자이민, 초대 이민 등 다양한 통로가 있다. 초기엔 전문직이 일반적이지 않았는데 이민의...
이명희
나물 캐는 아낙의 시선 피하여길섶 풀숲 속숨어 핀 샛노란 민들레해를 사랑하여환한 꽃 피우고임 온기 느끼며 길가에 서 있다가흰 나비 애무하고 떠나간 뒤날개 단 홀씨 한 다발 들고초원 지나갈 바람 기다린다오! 바람이여저 멀리 하늘 끝에 계신 내 임에게로Please! send seeds beyond the cloudsto the end of the sky
김철훈
강물을 보네깊어지며 흐르는 거역 없는 몸짓을 보네하루를 다 날아온 고단한 태양을 눕히고어느 산기슭 떠나온 나뭇등걸도 함께 눕히고강물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나를 보네팔랑이는 잔물결들 사이로 얼핏 설핏 보네정(精) 때 묻은 부모 형제 다 두고태평양 큰물 건너오던 반세기 전 그날비단결 검은 머리 스물여섯 살 새아씨여!세월을 보네꿈, 좌절, 인내들이 들락거린 한 세월을 보네일곱 번 넘어지면 여덟 번째 일어서면서고향 떠나 멀리 또...
안봉자
세 번의 외과수술 2024.06.03 (월)
우리는 지금 100세 시대를 살고 있다. 과학이 발달하여 새롭게 나날이 달라지는 세상을 산다고 했더니 어느 날 주위를 살펴보니 100세 이상 사시는 노인들을 흔하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60세 환갑잔치를 요란하게 치르던 때도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슬그머니 환갑잔치가 사라졌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100세 잔치를 성대하게 치르는 것도 아니다. 수명이 늘어난 것은 의료과학이 눈부시게 발달한 덕분이다. 이런저런 수술로 죽을 사람이 죽지 않고...
심현섭
감자 꽃 향기 2024.06.03 (월)
“할무니, 왜 이쁜 감자 꽃을 다 따분당께라우?” “꽃을 따내 줘야 밑이 쑥쑥 든다고 안 그러냐?” 초등학교 4학년 때쯤이었을까. 할머니를 따라 밭에 나갔다. 할머니는 밭을 한 바퀴 휘 둘러보시더니 감자 밭으로 가 감자 꽃을 따기 시작했다. 꽃은 꽃이고 밑은 밑일 텐데 어린 나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니 어미가 감자 꽃을 참 이뻐했느니라.” 하시더니 눈물을 훔치셨다. 엄마가? 순간 흐린 기억으로 어머니가 감자 꽃을 바라보고...
최원현
오 월 찬가 2024.06.03 (월)
상큼한 산들바람 손등 스치고 지나가면나무를 건너뛰던 다람쥐 나도 보아 달라하고 작은 무도회를 연캐나다 구스 공연 햇살도 왜 나는 안 봐주냐며무릎에 앉았다 눈으로 보아도 들리는 님의 소리처럼
전재민
엄마의 빨랫줄 2024.05.27 (월)
그 시절 엄마는아침 설거지 마치고이불 홑청 빨래를 하곤 했다커다란 솥단지에 폭폭 삶아돌판 위에 얹어 놓고탕탕 방망이질을 해댔다고된 시집살이에마음의 얼룩 지워지라고부아난 심정 풀어보려고눈물 대신 그렇게 두드렸을까구정물 맑아진 빨래를마당 이편에서 저편으로말뚝 박은 빨랫줄에 널어놓으면철부지는 그 사이로 신나서 나풀댔다부끄러운 옷까지 대롱대롱 매달린울 엄마 늘어진 빨랫줄은 마음의 쉼터옹이 지고 구겨진 마음이훈풍에...
임현숙
지난 주에 이어 계속 집도의는 캐나다에서도 이름 있는 Doctor라 했다. 수술실에 들어가니 남자가 7사람 여자 두 사람이 있다. 수술은 집도의와 보조의가 하겠지만 의대생들이 견학하는 걸 허락했던 것이다.수술은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 된듯하다. 수술을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방광에 호스를 꽂아 소변을 받아내고 양팔 혈관에 주사바늘을 고정시켜 줄이 달려있다코로 호수를 따라 식사대용 영양제가 들어간다. 또 수술한 부위에도 호스를 넣어...
박병준
 ▶지난 주에 이어 계속 암이 자리 잡은 곳, 그 위치가 어디인가. 그게 중요하다.폐라면 힘 든다. 췌장이라면 수술이 어렵다. 급성으로 여러 군데 전이가 되었다면 걷잡을 수 없이 위험하다.내게 온 곳은 목이다. 후두암이라고도 한다. 그 자리는 어떤 곳인가?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부분이다. 거기는 기도(Air way)와 식도가 만나는 곳인데 코와 입을 통해서 공기가 들어오고 또 입에서 식도로 넘어오는 음식이 지난다.또 허파에서 나오는 공기가...
늘산 박병준
늘산 본인이 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하고 퇴원을 하면서 그간에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고 싶습니다. 이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암에서 예방될 수 있는 일에 다소나마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서 이 글을 시작합니다.암의 발견은 우연적일 수도 있고 필연적일 수도 있다.나는 우연적이라 생각하며 그나마 일찍 발견하였다는데 다행이라 생각한다.산에서 사람을...
늘산 박병준
다음페이지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