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우크라이나 소녀의 미소, 광장을 뒤덮다

김미리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2-03-26 11:18

영화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사진가 리비우에서 즉석 퍼포먼스하고 기부
프랑스 예술가 JR이 우크라이나 소녀 발레리아의 사진을 45m 대형 천에 프린트해 리비우에서 시민들과 함께 펼친 퍼포먼스. /예술가 JR 인스타그램(@jr)
프랑스 예술가 JR이 우크라이나 소녀 발레리아의 사진을 45m 대형 천에 프린트해 리비우에서 시민들과 함께 펼친 퍼포먼스. /예술가 JR 인스타그램(@jr)

다섯 살 우크라이나 소녀의 환한 미소가 광장을 뒤덮었다. 프랑스 설치예술가이자 사진가인 JR(39)이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인들을 돕기 위해 지난 14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오페라하우스 앞 광장에서 벌인 퍼포먼스였다. JR은 프랑스의 누벨 바그 거장 아녜스 바르다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2017)에 출연해 대중에게도 익숙한 예술가다. 인스타그램에 수백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으로 31일 상영될 다큐멘터리 영화‘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다큐멘터리 영화‘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에 출연한 프랑스 예술가 JR(왼쪽).

파리에 사는 그는 소셜미디어와 뉴스로 전쟁 소식을 접하다가 현지에서 직접 연대의 목소리를 내기로 마음먹는다. 우크라이나에 있는 지인 사진가에게 국경 지대로 피란 온 아이들의 사진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그중 다섯 살 소녀 발레리아의 티 없이 맑은 미소가 눈에 띄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고향인 크리비리흐에서 온 발레리아는 아빠, 오빠와 생이별하고 엄마와 집을 떠났다.

예술가 jr이 NFT로 만든 우크라이나 퍼포먼스 영상 '‘valeriia unfurling’

JR은 소녀의 사진을 45m 대형 천에 프린트한 다음 돌돌 말아 차에 싣고 국경을 넘어 지난 14일 리비우에 도착했다. 현지 예술가들의 도움을 받아 리비우 오페라하우스 앞 광장에서 즉석으로 시민 100여 명과 함께 대형 천을 펼쳐보이고 거리를 행진했다. ‘게릴라 퍼포먼스’엔 부모 손을 잡고 나온 아이부터 군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했다. 발레리아의 환한 미소가 잠시나마 총성을 잊게 했다. 이날 행사를 드론으로 찍은 사진이 ‘우크라이나의 회복력(Resilience of Ukraine)’이라는 제목으로 발간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3월 28일 발행) 커버를 장식했다.

JR이 펼친 퍼포먼스 사진이 커버로 실린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
JR이 펼친 퍼포먼스 사진이 커버로 실린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

JR은 인스타그램에 퍼포먼스 과정을 영상으로 올리면서 “말 그대로 차를 몰고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에서 일어난 전쟁은 처음”이라며 “이 어린 소녀는 미래이며 이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이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지 상기하게 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엔 “분쟁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국경의 긴 줄이 피란 온 여성과 어린이들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깨달았다”며 이들을 돕기 위해 퍼포먼스 영상과 사진을 NFT(대체불가능토큰)로 발행했다.

오는 28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하며 수익금은 전액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 난민을 지원하는 데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R은 참여를 호소하며 사람들에게 물었다. “예술이 전쟁을 바꿀 수 있을까(Can art change the war?)”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다음 팬데믹은 더 전염성이 강하고 치명적일 수 있다며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26일(현지 시각)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다음...
19억원에 낙찰된 와그너 야구카드. /로버트 에드워드 옥션 홈페이지세 면이 잘려 나가고 중앙에는 꼬깃꼬깃 접힌 주름이 두 줄 나 있는 카드 한 장. 대단해 보일 것 없는 낡은 물건이 거액...
트위터 이사회, 25일 만장일치로 매각 합의
머스크, 트위터 검열 폐기 등 대개혁 예고
▲@NVIDIA Corporation/Flickr 굴지의 소셜미디어 트위터가 25일(현지시각)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인수 제안을 수락, 세기의 인수합병이 성사됐다. “세계 최고 부자와 가장...
중국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상하이의 한 아파트 입구에 푸른색 철제 펜스를 설치하고 있다./트위터중국 상하이 봉쇄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소셜미디어에서는 방역당국에서 나온...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23일(현지 시각)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남부 공군사령부는 러시아군이 쏜 미사일 두 기가 오데사 지역 군사시설과 민간 주거 건물을 타격했다....
홋카이도 관광선 사고 발생지를 보도하는 NHK 뉴스/NHK 홈페이지 캡처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지정된 일본 홋카이도 북동쪽 끝의 시레토코 반도 앞바다 일대에서 관광객들이 탑승한 관광선이 침수돼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당국은 “4명을 구조했다”고...
[사이언스카페]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러시아군 공격에 목숨 잃은 과학자들 소개
우크라이나 키이우 국립대의 율리아 즈다노브스카. 유럽 여학생 수학올림피아드에서 은메달을 탔던 유망한 수학자였지만 고향인 히르키우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돕다가 러시아군의 공격에 희생됐다. MIT 수학과 학생들은 그를 기려 우크라이나 학생들을 위한...
/트위터중국에서 야생 원숭이 한 마리가 3살 아이의 머리채를 잡고 끌고가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됐다. 이 원숭이는 수차례 마을 노인들을 공격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21일(현지 시각)...
/TVBS 홈페이지 캡처대만의 한 방송사가 한국의 코로나 소식을 전하며 태극기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합성해 논란이 되고 있다.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대만 TVBS의 방송프로그램 ‘글로벌 뉴스’가 재조명됐다.지난달 16일 해당 방송은 한국의 코로나 상황을...
경찰에 항의하면 체포... 무릎꿇고 애원하기도
15일(현지시각) BBC 등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에서 코로나 격리 시설로 전환돼 집에서 쫓겨나게 된 주민과 경찰의 충돌이 빚어졌다. /BBC중국 상하이의 도시 봉쇄가 20일을 넘기면서 시민들의...
러시아군이 철수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지역에서 민간인 시신 900구 이상이 발견됐다.15일(현지 시각)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안드리이 네비토우 키이우 주 경찰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이 철수한 지역에서 900구가 넘는 민간인 시신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길어지면서 우크라이나 군사와 민간인뿐 아니라 러시아군의 인명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일부 러시아인들 사이에서도 반전(反戰)을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9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텔레그래프는...
수십년 전 베트남전쟁에 참전했던 올해 73세의 미국인이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의용군에 합류한 사연이 알려졌다.지난 7일(현지시각)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 출신의 스티븐 스트라우브는 지난달 중순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에 참여했다. 올해 73세인...
중국 내 코로나 확산으로 상하이 등 주요 도시들이 봉쇄된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이 “코로나 방역은 중국이 금메달”이라고 말했다.8일(현지시각)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최된 2022...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니히우의 한 아파트가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인해 불길에 휩싸여 있다. /우크라이나 국가비상대응청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눈앞에서 남편과 딸을 잃은 여성의 사연이...
유엔 총회, 인권이사회서 러 자격정지안 가결
러시아군의 부차 학살-은폐에 응징 메시지
2011년 리비아 인권이사국 퇴출 이후 처음
러, 표결 전 약소국에 “반대표 안 던지면 복수”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 러시아가 유엔(UN) 핵심 기구 중 하나인 인권이사회에서 퇴출됐다. 부차 등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러시아군이 자행한 참혹한 대량 학살에 분노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창업자의 딸 멍완저우(孟晚舟·50)가 화웨이 순회 회장직에 올랐다. 최근 미·중 갈등의 상징으로 떠올라 자국에서 영웅으로 추앙받는 인물이자, 4억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사랑 고백 영상 속 주인공이다.3일 화웨이 홈페이지 경영진...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도시 부차에서 러시아군의 민간인 대량 학살 증거가 발견되자, 미국 정부가 추가 대러 제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워싱턴포스트(WP)는 3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부차 지역에서 집단 매장된 민간인 시신이 잇따라 발견되자...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코미디언 크리스 록을 폭행한 윌 스미스가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 자격을 자진 반납했다.1일(현지 시각) AP·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미스는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아카데미 회원직에서 물러나려고 하며, 이사회가 적절하다고...
지난달 29일 뇌우를 동반한 폭풍이 캔자스주 남동부에 위치한 도시 위치타를 덮친 가운데 땅에서 하늘로 치는 번개가 한 네티즌의 카메라에 잡혔다. /트위터게임 속 버그(소프트웨어 오류)가 발생한 것처럼 보이는 자연 현상이 미국에서 관찰됐다. 하늘에서 땅으로...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