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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 투병 중인 19세 한인 청년 폴 정

경영오 기자 kyo@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7-11-10 16:53

정병국·전민옥 부부 “솔리리스 투약하면 일상 생활 가능하다는데…”

희귀병 aHUS(비정형용혈성요독증후군) 투병 중인 폴 정(19세) 씨의 사연이 전해진(본보 11월 4일자 기사) 후 한인사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9월, 100만 명 중 한 명이 발병하는 희귀병 aHUS 진단을 받은 폴 정 씨는 현재 일주일에 세 번 투석 처치로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희귀병 aHUS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솔리리스(Soliris) 주사제가 유일한 치료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폴 정 씨는 현재 솔리리스 투약을 받을 수가 없다. 이유는 BC주의 경우 솔리리스 주사제가 비보험이기 때문에 엄청난 비용을 개인이 부담해야하기 때문이다. 솔리리스는 한 번 투약에 미화 2만4천달러의 비용이 든다. 이처럼 엄청난 고가의 주사제를 폴 정 씨와 같은 경우 2주일에 한 번 꼴로 투약해야 한다.

폴 정 씨의 아버지 정병국 씨는 희귀병과 싸우고 있는 아들을 위해 1만 명 청원서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는 아들과 같은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BC주정부가 치료제인 솔리리스를 보험 적용’하는 법안을 요청하기 위해서다. 현재 캐나다의 온타리오주, 퀘백주 그리고 PEI주의 경우 솔리리스 투약이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지난 6일 저녁, 정병국 씨 부부는 본사를 방문해 아들 폴의 상태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아버지 정병국 씨는 “aHUS는 몸속의 적혈구와 혈청의 작용으로 혈전(피떡)이 생겨 모세혈관이 막히는 병이다. 현재 혈전을 만들어내는 세포가 신장을 공격했기 때문에 아들은 급성신부전증으로 투석 치료 중이다. 만약 이 세포가 아들의 뇌를 공격한다면 뇌 기능이 치명적 손상을 입을 것이고 심장을 공격한다면 심 정지가 올 수도 있다. 때문에 다른 장기로 전이되기 전에 하루빨리 솔리리스를 투약해야하는데 엄청난 비용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머니 전민옥 씨는 “우리 가족은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다른 장기로 전이되기 전에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믿는다. 아들이 병원에 입원 중일 때 한국인 의사 한 분과 대화 나누는 것을 옆에서 지켜본 적이 있다. 아들은 “이 병이 왜 생겼나? 인스턴트 음식 안 먹고 운동 열심히 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 나을 수 있나?”라고 질문했다. 그리고 “내게 닥칠 가장 나쁜 경우는 어떤 것인지?”라고 물었다. 이에 의사는 “평생 신장 투석과 핏물 갈아주는 치료(플라즈마 처치)를 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라고 전한 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SFU에서 범죄학 전공인 폴 정 “세심하고 사려깊은 아들”

폴 정 씨가 100만 명 중 한 명이 발병한다는 희귀병 진단을 받은 지 2개월이 지났다. “첫 발병 당시 아들의 신장은 20~30% 정도 손상된 상태였다. 그런데 현재는 70% 정도가 손상된 듯하다. 일주일에 세 번 신장 투석 중인 아들은 병원에 다녀온 후에는 내내 침대에 누워만 있다”고 아버지 정병국 씨는 전했다.

aHUS가 발병하기 전, 폴 정 씨는 썸머잡을 하며 야구를 즐길만큼 건강했다. SFU 재학 중으로 법학, 범죄 심리학 등에 관심이 많았고 미래의 진로에 대해 어머니와 자주 상의하는 세심하고 사려깊은 아들이었다. 그런 아들이 감기인 줄 알고 병원을 찾았다가 희귀병 진단을 받고 몸져 눕자 부모의 마음은 새까맣게 타들어 간다.

“솔리리스 주사를 맞으면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할 만큼 좋아진다고 한다. 주사를 맞으면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학교도 갈 수 있다고 하는데…. 문제는 이 주사를 지속적으로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2주일에 한번씩 주사를 맞아 호전된 상태에서 신장이식을 하고 그후 한 달정도 더 솔리리스 투약을 한 후 새로 교체한 신장이 재기능을 하게 되면 아들은 더 이상 주사없이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솔리리스 투약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라는 것이 정병국 씨의 설명이다.

또한 현재는 폴 정의 상태가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았기때문에 솔리리스 투약으로 신장 기능만 살려내면 앞으로의 삶을 정상적으로 살 수 있게 된다는 것. 하지만 만약 전이가 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때문에 정병국 씨 부부에게 지금의 시간은 일분일초가 아쉬운 상황이다.

아버지 정병국 씨에 따르면 현재 BC주에서 폴 정과 같은 aHUS를 앓고 있는 환자는 모두 10명 정도라고. 이 중 1명은 회사에서 지원하는 직장보험의 적용을 받고 있으며 다른 1명은 개인 비용으로 솔리리스를 투약하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1년에 솔리리스 투약 비용은 70~80만 달러(캐나다화)에 달한다.

현재 폴 정의 안타까운 상황은 BC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몇몇의 정치인들에게 전달되었다. 정병국 씨 부부는 성당, 교회 등 한인 단체들의 도움으로 모아진 청원서를 100장 단위로 묶어 BC주정부와 캐나다연방정부에서 활동하는 정치인들에게 전달했고 앞으로도 전달할 예정이다.

정병국 씨는 “이 청원서는 BC주정부의 입법 촉구를 위해 전달하고 있다”며 “아들과 같은 희귀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해 BC주정부가 하루빨리 공적자금을 동원해 치료제인 솔리리스를 제공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경영오 기자 kyo@vanchosun.com

 


<▲ 다운타운에 위치한 세인트 폴 병원에서 폴 정 씨가 신장 투석 중인 모습. 사진 제공=정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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