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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동부의 숨은 보석, 천섬

박준형 기자 ju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6-19 17:16

세인트로렌스강을 따라 아기자기한 매력 속으로
온타리오호 북동쪽에서 시작하는 세인트로렌스(Saint Lawrence)강은 캐나다 동부의 젖줄이다. 온타리오주와 퀘벡주 시민들에게 식수를 공급하고, 수운 교통의 길목으로 각종 물자를 실어나른다. 그리고 또 하나, 세상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운 풍광을 선물한다.

세인트로렌스강이 유독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천섬(Thousand island) 때문이다. 잔잔하고 맑은 강 위에 유유히 떠있는 1000여개의 섬들은 그림같은 풍경을 자랑한다. 토론토와 몬트리올, 오타와 등 대도시 사이에 숨어있는 천섬은 푸른 강물 위에서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을 낸다.


<▲슬픈 사랑의 섬, 볼트성>

◆유람선을 타고 만나는 1864개의 보석들

미국과 캐나다 국경을 가로지르는 세인트로렌스강에는 천섬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총 1864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떠있다. 일부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일부는 미국 뉴욕주에 속한다. 각 섬마다 걸려있는 국기를 보고 어느 나라 영토인지 분간할 수 있다.

약 80km에 걸쳐 늘어서있는 천섬은 한 프랑스 탐험가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이후 세계 부호들의 휴양지가 된 이곳은 1870년대 화려하고 독특한 별장들이 일반인들에게 공개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천섬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유람선을 타는 것이다. 유람선은 천섬의 도시라고 할 수 있는 킹스턴(Kingston)과 가나노크(Gananoque), 락포트(Rockport) 등에서 탈 수 있다. 1시간짜리 유람선부터 3시간까지 유람선까지 입맛대로 골라 선택하면 된다. 아름다운 석양 아래서 저녁식사를 즐길 수 있는 유람선은 연인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유람선을 타고 천섬 구석구석을 돌아보면 빼어난 경치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파란 하늘 아래 푸른 강물과 초록빛 나무가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엽서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별장들까지 자연스런 조화를 이루면서 아기자기한 매력을 쏟아낸다.

1000여개의 섬들은 저마다 특색있는 개성을 뽐낸다. 끝이 보이지 않는 커다란 섬부터 나무 2~3그루만 심어져있는 아주 조그만 섬까지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다. 백만장자들의 휴양지답게 섬 위에 지어진 별장과 요트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볼트성이 있는 하트섬은 1000여개의 섬들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이다. 20세기 유명한 호텔 재벌 볼트(Boldt)는 하트 모양의 섬 위에 아내를 위한 성을 짓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내가 병으로 사망하자 볼트는 공사를 중단했고 다시는 이 섬을 찾지 않았다. 이후 73년간 방치됐던 성은 한 회사가 소유권을 얻으면서 공사가 재개됐고, 결국 120여개의 방을 가진 멋진 성이 완성됐다.

짧은 다리가 놓여져있는 2개의 작은 섬도 눈길을 끈다. 2개의 섬에는 미국 국기와 캐나다 국기가 각각 걸려있다. 한 쪽은 미국 영토, 다른 쪽은 캐나다 영토다. 한 발자국만 걸으면 별도의 입국절차 없이 국경을 넘을 수 있는 것이다.

섬마다 뽐내는 아름다움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섬마다 지니고 있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유람선이 항해를 마칠 시간이다. 아쉬움에 유람선에서 내려오는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천섬의 호화별장>

◆소박하고 낭만적인 천섬의 도시, 킹스턴

천섬의 도시들 중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가 킹스턴이다. 온타리오호의 동쪽 끝이자 세인트로렌스강이 시작되는 지점에 위치한 킹스턴은 천섬의 전초기지라 할 수 있다.

토론토에서 3시간 30분, 오타와에서는 1시간 3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킹스턴은 과거 캐나다의 수도였다. 1841년 당시 프랑스 식민지와 영국 식민지가 연합되면서 연합캐나다가 성립됐다. 이 때 수도의 역할을 했던 곳이 바로 킹스턴이다.

과거의 영광을 대변하듯 킹스턴에는 구경해야 할 명소가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천섬 관광을 위해 아무 생각 없이 방문한 여행객들은 이 작은 도시가 주는 의외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킹스턴 다운타운은 작고 소박하다. 높은 건물이 거의 없고 사람도 많지 않아 한가하고 여유로운 느낌을 준다. 도심에는 아기자기한 간판을 내건 상점들이 오밀조밀 늘어서있다. 깔끔한 강변 산책로는 시민들에게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한다. 강변에 자리를 잡고 세인트로렌스강에 떠있는 요트를 바라보며 즐기는 망중한이 여행의 피로를 잊게 해준다.

다운타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은 시청이다. 킹스턴 시청은 캐나다 시청 중에서 가장 오래됐다. 이 지역에서 나는 돌로 지은 시청은 화려하진 않지만 오랜 역사의 기품이 느껴진다. 회색빛 석조건물이 이색적인 킹스턴 시청은 캐나다 전역에서도 손에 꼽히는 멋진 건축물이다. 깔끔한 외관의 시청은 주말이나 겨울이면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주말 재래시장이 시청 앞 광장에 문을 열고 겨울에는 야외 스케이트장이 개장한다.

킹스턴에 왔다면 퀸스대학교(Queen's University)도 반드시 가봐야 한다. 퀸스대학은 학부 중심의 명문대학이다. 한국 유학생들에게는 인지도가 낮은 편이지만 캐나다에서는 학생들이 가고 싶어하는 명문 학교로 손꼽힌다. 퀸스대학은 아름다운 캠퍼스로도 유명하다. 밴쿠버나 토론토의 유명 대학과는 달리 작지만 아기자기하다. 멋들어진 석조건물들의 향연은 캠퍼스를 더욱 깔끔하고 예쁘게 빛내준다.

여름방학기간 킹스턴을 방문할 경우 퀸스대학 기숙사에 잠자리를 정할 것을 추천한다. 이 기간 학교 기숙사는 여행자들을 위한 숙소로 개방된다. 넓은 방을 2명이서 나눠 쓸 수 있다. 깔끔하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인기가 좋다. 무엇보다도 잠시나마 낭만적인 캠퍼스의 분위기를 직접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운타운에서 동쪽을 바라보면 언덕에 자리잡은 요새, 포트 헨리(Port Henry)가 보인다. 포트 헨리는 미국과의 전쟁에서 온타리오호와 세인트로렌스강을 방어하는 전략적 요충지였다. 포트 헨리에는 로열 밀리터리 칼리지(Royal Military College)가 있다. 캐나다의 사관학교와 같은 곳으로 130년 전통을 자랑한다. 캐나다 군 장교를 배출하는 명망높은 학교로, 수업료와 의료혜택이 무료로 지원된다.

요새를 한바퀴 돌고 언덕 꼭대기에 올라가면 도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반짝이는 세인트로렌스강도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멋진 배경이 돼준다. 혹자는 킹스턴을 심심한 도시라고 말한다. 하지만 킹스턴의 매력을 느낀 여행객들이라면 이 말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여행을 마칠 때쯤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이 은은히 마음 속을 적시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박준형기자 jun@vanchosun.com


<▲킹스턴 시청>

<▲퀸스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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