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시인이여, 시인이여!

강숙려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08-01 15:41

한국문인협회 캐나다 밴쿠버 지부 회원작/시
바람들 모아

향기들 모아

그리움이라 이름하고

가슴자락에 매달리는 애달픈 것들

휘저어 맑히는 너는

이 땅의 시인이다

 

이파리 끝에 잠시 머문 이슬의 찰나에,

출렁이는 일몰의 타는 어지러움에,

백억 광연에서 울려오는 미세한 한 조각 소리를 붙들어

노오란 빛으로 조각하는 너는 시인이다.


 

은바늘 하나로 지구의 자전을 멈추게 하고

황홀히 서서 출렁이는 바다를 건너고

어둠의 골짝에서 별들의 밀어를 줍는

너는 시인이다.

 

어지러운 세상에 서서

뜨겁고 무거운 역사의 조각들을 교차(較差)하고

전설 같은 애잔한 사랑을 노래하는

이 땅의 아픈 시인들이여!

 

더 무엇이 되어 우리는 세상의 희망인가

흙으로 아담을 빚으신 손으로 작파(斫破)하고픈 이 땅의 슬픔들

부디 용서하시길 기도하는 타는 가슴으로

추하고 버려진 것들 모아모아 거듭남의 향기로 피워볼까

쓰리고 아픈 편린(片鱗)들 모아

영롱한 한 알의 진주로 엮어나 볼까

 

시인은 자지 않는다

시인은 눈을 뜨고도 시가 되는 꿈을 꾸고

시와 더불어 시 속에서 영원을 비단실로 엮으며

하얀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오른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장미의 유월 2021.07.05 (월)
강숙려 / 사)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  장미의 향기가 아름다운 것은자기만의 색을 가진 그 까닭이다.사람에게 향기를 입히고 싶은 그 까닭이다. 피어나는 장미의 유월사람들은 모두 장미가 되어 활짝 피어나고먼데 그곳에도 장미가 피고 있을지마냥 궁금한 유월은 달큰한 향기를 보낸다. 장미에 가시가 있는 까닭은하나쯤 지키고 싶은 이유에 대하여 말하고 있는 까닭이다.바라볼 수 있는 눈을 주신 신에게 감사하지 못하고내 손에 쥐고...
강숙려
강숙려 /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사람이 한평생 살아가는 동안 많은 친구들을 사귀게 되고, 또는 흘러가며 더러는 잊혀지고 더러는 오래오래 더불어 우정을 나누며 살게 된다. 그중에서도 가슴을 맞대고 흉금을 털어놓을 수 있고, 정당하게 충고할 수 있으며 때맞추어 도우며 함께 걸어갈 친구를 얻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봄비처럼 촉촉이 만물의 소생을 도우듯 가슴을 열어 맞을 수 있는 친구 한두 명 있다면, 인생은 풍성한...
강숙려
...
강숙려
가슴에 있는 친구 2020.12.21 (월)
강숙려 /  사)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장세상에는 세 종류의 벗이 있다고 했다.그대를 사랑하는 벗, 잊어버리는 벗, 미워하는 벗이라 했다.  다람쥐 형제가 놀다간 나뭇가지에 밤사이 눈이 와서 소복이 쌓여있다. 뜨거운 커피 한 잔을 놓고 새삼 유년 시절의 애틋한 그리움이 솟구치다 보니 이런저런 모습들이 떠오르는 아침이다. 벗이란 무엇으로 남는가! .  애틋이도 못 잊어 사랑으로 말하던 친구가 있었다. 우린 어린 시절...
강숙려
코비-19의 너무 길어진 시간이 이제 인간의 존엄성까지 잃어가게 하고 있다.곳곳에서 들려오는 비양심적이고 폭력적인 사건들은 이 시대가 주는 반항이 아니겠는가?이 시대를 살아가는 기성세대도 어렵지만 차세대들에게 닥칠 염려를 우리는 아니할 수가 없다.모든 문명이 발전의 과정으로 치솟고 옛것을 떠나 새것만 추구한다면 세상은 어디로 갈까? 남는것은 물질과 가꾸지 못하는 양심 쓰레기뿐이지 않을까 하는 맘이 든다. 세상에는 새로운...
강숙려
저만치서 2020.08.10 (월)
세월은 꼭 기나긴 기찻길 같지만때론 잠깐 스쳐 간 안개 같기도 하고또랑물 하나 첨벙 건너온 것 같기도 하니내게도 노랑 파랑 무지개 떴던 날도 있었던 일이제 고희에 앉아서 꽃동네 꿈 쯤은 꾸어도 되리누가와 말하면나는 꽃처녀라 향기라 사월의 푸른 잎새라 하리누가와 책責하면용서하라 나도 참 너 같았느니라 하리저만치서 앞서가는 노을에촘촘히 꽃 편지 띄운다.(202002)
강숙려
침묵의 언어 2020.03.09 (월)
  “세상에 눈보다 게으르고, 손보다 빠른 것은 없단다. 아이구 내 손이 내 딸이구나.” 젊은 엄마 목소리 귀에 쟁쟁한 한나절   한 소쿠리 깔 양파를 들여놓고 저걸 언제 다 까나 마음이 한 짐이더니 눈물을 한 종지 흘리고 서야 엄마 그리워 눈물인지 아픔인지 가슴 가득 아려온다   창밖만 응시하고 계신 아흔일곱의 내 엄마 아파야 가는 저승길 나풀나풀 댕기머리 시절 그리우신가 오래전 먼저 가신 아버지 그리우신가 말 없는...
강숙려
처음처럼,첫 마음으로 시작하고자 하는 순수다첫 사람을 만나고첫 경험을 나눌 때 빛났던 태양흠하나 없이 하얀 날은 순수의 첫 날이었다 영원을 꿈꾸던 순수는 말간 물거품으로 날아갔다 해도그늘을 두지 말거라 그늘이 없는 하늘은 어지럽다봄날은 늘 그러했듯이 바람 부는 곳으로 가고가고 보면 오는 것이 쓰다 할지라도그리하지 아니할지니사람은 원래 외로운 것이다 별은 왜 눈물을 흘릴까첫눈 내리는 강변에서 피리를 불자 순수를...
추정강숙려